25살

20대의 중간

성인이 된지 벌써 5년

5년동안 아무것도 이룬게 없음

모은 돈도 배운 기술도 좋은 추억도 업적도 학력도 뭐도 아무것도 없음

분명 10대때는

놀고먹고 가끔 뭐좀하고 놀고먹고 하는데도

영재추천서도 받고 주전자닷컴 뜨는플래쉬도 가고 힛갤도 가고 뉴스도 나오고 

장학금도 이빠이 받고 모의고사 수능은 1등급2등급 범벅이었는데

수학이면 수학 음악이면 음악 작문이면 작문 관심 좀 가졌다하면 대회나가서 상타오고 했는데

많은 시간을 들이지도 않고 깊은 고민을 하지도 않고 싸지른 모든것들이

사람들의 인정과 찬사를 받는다는 것이 한편으론 불편하면서도 내심 기뻤는데

이제는 아무것도 할 수가 없구나

무언가를 할 동기도, 의지도 잃은 채

희미하게 떠오른 영감은 금방 흩어져 버리고

잘나가는 또래들을 보면 시기와 질투만을 할 뿐

그것이 반복되며 깎여나가는 자존감과 자신감은 더더욱 나를 붙잡아놓고

그저 무력하게 처음처럼 빨간뚜껑(가성비지림)을 콜라에 타마시며,

허황된 꿈임을 알면서도 이역만리 타국으로 떠나는 뱃길에 오르는 천민의 심정으로,

즉각적인 보상만을 좇아온 결과인지, 죄인지. 도파민형 인간들의 종착점으로,

최저시급풀잔업개좆소로, 내세에 강림한 지옥으로 출근할 태세를 갖추는것이었다

이렇게 어영부영 허덕이며 살다보면 금방 서른이겠지

어느덧 집, 차, 마누라가. 잃을 것, 책임질 것이 생기겠지

그렇게 또 어영부영 허덕이며 살다보면

그토록 원했던 영원한 안식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