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린다는 것은, 좋다. - 만화 갤러리

달린다는 것은, 좋다.앱에서 작성

아련

2024.07.31 02:39:08

조회 130 추천 3 댓글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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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력으로 질주하는 10초 남짓의 시간을 즐긴다.

주로 인터벌을 뛰다 보면 느낄 수 있는 것이 있는데,

이상하게도 천천히 페이스를 조절하는 시간 동안에는

온갖 잡념이 불현듯 떠올라 나를 괴롭히곤 하는 것이다.

지치고 고된 몸과 마음에 숨이 차오른다.

생명과 직결된 요소를 억제하며 스스로를 책망한다.

... 어쩌면 미련하게도 말이다.

그러다 탐탁지 않은 땀이 내 머리에서 내려오면,

아아,

나는 그제야 걸음을 멈추고 땀과 함께 가라앉는다.

하나 둘. 셋 넷. 다섯 여섯. 일곱. 숫자를 센다.

앞에는 장애물 하나 없는 일직선의 트랙이 보인다.

여덟 아홉. 열. 열하나 열둘. 천천히 숨을 가다듬는다.

다리에선 살얼음이 뜨겁게 녹는 듯한 느낌이 든다.

아슬하게만 느껴지는 떨림이 내 다리를 흔들지만,

나는 돌연 안심하고야 만다.

방금 전까지만 해도 번뇌에서 벗어나지 못하였으나,

떨쳐내고자 달아나는 순간에도 고통에 휩싸였으나,

도리어 멈추고 나니 그제야 자유로울 수 있었다.

열셋. 열넷.

마지막으로 잡념을 떠올렸던 순간이 언제지?

열다섯 열여섯. 열일곱.

모르겠다.

지금은 그저 달리고 싶다는 생각뿐이다.

계속 숫자를 센 것이 무색하게 나는 달려나갔다.

바람을 가르며 달린다. 바람의 소리는 잊혀진다.

지금 이 순간만큼은 무엇도 나를 옭아매지 않는다.

보고자, 듣고자 하지도 않았으나,

들리며, 보여지는 것들이 있었다.

허나 지금 이 순간만큼은 나를 따라오지 못한다.

나는 팔이 저리도록 격렬하게 흔들며 달려나간다.

양발이 땅에 닿기도 전에 날아버리는 나의 걸음은,

금방이라도 넘어질 것처럼 위태로우나,

여전히 땅을 박차며 달려나가는 나의 모습만이 있었다.

다시 숨을 쉰다고 느꼈을 무렵,

무의식적으로 계속, 끝없이 되뇌인다.

이정도면 족하다고, 충분히 열심히 했다고.

이제. 그만해도 된다고.

생각은 숨을 몇 번이고 들이쉬고 나서야 찾아왔다.

앞에는 더 이상 길이 없었고,

매미들만 괜스레 찌르르 울고 있었다.

마이쮸 갤러리 놀러 와~~

고정닉 2

원본 첨부파일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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