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회사로 출근하면 냉풍기의 아이스팩 꺼내다가 냉동실에 올려놓는 게 내 루틴임 

퇴근 시간 다 되가면 알아서 딱 넣어두고 ㅇㅇ;

뭐 효도를 하겠다는 거창한 마음씨는 아니구

29살 모솔아다백수아들이란 새끼는 부모님 돈으로 설치한 에어컨 바람 쐬는 반면, 열심히 일하고 온 엄마 아빠가 더위에 잠밤을 설친다?

양심 존나 찔리지 ㅇㅇ; 그러니 부디 시원하게 주무셨으면 하는 마음에 하는 행동이었음

암튼 딱 오늘도 그 루틴을 지키려는데 물이 존나게 더러운 거임

녹물인가 싶어서 냄새 맡아보니 걍 냉풍기 송풍구 부근에서 떨어지는 물이 ㄹㅇ 물떼로 범벅된 꾸정물이었음

아 이건 다 뜯어서 닦아야 겠다싶어서 전차 정비병이었던 시절의 실력을 살려 뚜따했는데

시발ㅠㅠㅠ 이리 쓸리고 저리 쓸리고 뾰족한 부분에 긁히고 살갗 찢어지고 난리가 남

내가 정상적인 청년이었으면 그냥 월급 받은 걸로 부모님께 에어컨을 사드렸겠지만 

상술했듯 난 백수임...

내 처지가 존나 불쌍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