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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 JK하루 Autumn 1화

노무챠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4.06.28 21:19: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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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1

제0화 가을이 되고



나는 지금 엄청 화가 났다. 이것이 바로 이번 가을의 이야기다. 작년 여름부터였던가, 위지 씨 일행에게 숲으로 끌려가게 되었다. 


창부 일을 하면서 치바 살인 사건도 틈틈이 해결하고, 어째서인지 키요리의 능력까지 더욱 강해져서 함께 숲의 깊은 곳을 목표하게 되었다. 


솔직히 말해서 치트 같은 건 필요 없고 귀찮기만 하지만 그 치사한 힘을 나만을 위해 쓰는 것도 뭔가 치바스러워서, 협력할 수 있는 일이라면 하려고 한다.


p2

하지만 나는 다른 생각만 하고 있었다.


그는 나를 "이야기를 끝낼 자"라고 불렀다. 그의 이야기는 죽은 아내와 아이의 것이었고, 내가 끼어들 틈은 눈곱만큼도 없었다. 


비는 끊임없이 내린다. 그것이 그의 바람이었다. 


하지만 정말 그렇다면 끝내야겠다고 생각했다.

나와 새로운 이야기를 시작하기 위해서. 비가 그치는 모습을 같이 보자며 가볍게 그를 유혹했고, 한번 도박을 하여 마물 투성이인 성에서 그에게 안겼다. 


이 사실은 아무에게도 말하지 않았다. 말해도 찬성하지 않을 거라는 걸 알고 있었고, 리스크만 따랐으니까.


p3

하지만 창부의 사랑이란 원래 그런 법이다. 시쿠라소 씨가 그랬듯이 나도 내 마음을 믿는 수밖에 없었다.


그렇게 내 뱃속에 작은 생명이 깃들었다. 도박은 내 승리였고, 이제 새로운 이야기가 시작된다. 그럴 터였는데――



나는 지금, 2016년 가을의 도쿄에 있다.



신이시여, 나는 더 이상 당신을 용서하지 않겠어. 반드시 그쪽 세계로 돌아가 보이겠어.

이것이 가을의 이야기. 


곧 시작된다.





p1

제1화 2016년 가을



운명의 가을이 다가오고 있다.


도쿄의 평범한 여고생이었던 내가 이세계에서 창녀 일을 한다는 막장 인터넷 방송 같은 인생을 살고 있었는데 그 후로 여러 가지 일이 있어, 지금 나는 이세계에서 싱글맘이 되려고 하고 있다.


냉정하게 생각해 보면 제정신인가 싶기도 하다. 


“제대로 생각한 거야?”라는 질문을 받는다면, 글쎄… 생각 안 했다. 해야 할 일은 태산인데 뭘 어떻게 해야 할지도 모르겠다. 


p2

주변 사람들은 “축하해.”, “좋겠네.”라며 응원해 주지만, 사실 불안해서 잠 못 이루는 밤도 많았다.


“하루의 배 정말 예쁘게 둥글고 귀여워. 아기도 분명 예쁠 거야.”


“그렇지?”


솔직히, 뱃속의 아이를 칭찬받으니 기분 나쁘지는 않았다. 오히려 가장 큰 동기 부여는 “내 아이는 무조건 세상에서 제일 예쁠 거야!”라는 것. 그거 하나 믿고 버틸 각오였다.


오늘도 어김없이 스모부 식당 테라스에서 루페 일행과 즐겁게 차를 마시고 있다.


p3

출산 휴가 중이라 놀고 있는 건 아니지만, 산책도 휴식도 지금은 중요한 일이다.


“그래도 하루 씨, 무대에서 노래는 계속하고 있죠? 슬슬 그만둬야 한다고 생각하는데요.”


키요리가 내 배를 가만히 보며 말했다.


눈앞에서 이상한 빛이 휙 나타나더니, 이 세계의 엑스레이이자 초음파이자 만능 의료 기계 역할을 하는 것 같다.


이 녀석이 일단 나와 아기 담당 간호사라며 여러모로 신경 써 주고 있었다.


그나저나, 의사라는 사람은 아직까지 한 번도 만난 적이 없다. 진심 이세계의 의료 시스템은 도통 모르겠다.


p4

이런 곳에서 사람이 애를 낳는다고? 믿겨져?


“그래도 뭐, 일단 벌 수 있을 때 벌어둬야지. 병원비가 공짜도 아니고.”


“그건 걱정 마세요. 위지크래프트 님께서 병원 하나 지을 만큼 기부하셨어요. 하루 씨는 앞으로 50년은 애 낳고 싶은 대로 낳아도 돼요.”


그런 이상한 정기 구독 필요 없는데.


그 할아버지들한테는 비밀로 하려고 했는데, 키요리가 이고 씨에게 숨길 수 없다며 착실하게 일러바치는 바람에, 어쩔 수 없이 이야기가 전해진 모양이다.


위지 씨와는 그 후로 한 번도 만나지 못했다. 


p5

그런데도 뒤에서 여러모로 도와주고 있다. 나한테 할 말이 많을 텐데.


언젠가 제대로 이야기를 나눠야겠다. 마왕이라고 불리는 그 사람 이야기도, 뱃속 아이 이야기도.


“그래도 말이지, 내 노래를 기다리는 손님도 있다고.”


신입들도 아직 내 도움이 필요하다. 쉽게 쉴 수는 없는 노릇이다.


“하루.”


루페의 작은 손이 내 배에 닿았다.


“우리는 하루의 아기가 힘들까 봐 걱정하는 거야. 이 아이에게는 더 힘든 일이 기다리고 있으니까. 키요리 말대로 하자?”


p6

부드러운 손길에 나도 모르게 고개를 끄덕였다. 


사실 가장 불안한 건 아빠가 될 사람이 없다는 거다. 그 사람이 임산부를 서포트해 줄 만한 사람이 아니라는 건 알고 있었고, 애초에 “사람”이라는 범주에 속하는지도 아직 의문이다.


알면서 임신했으니까 괜찮을 줄 알았지만, 역시 힘들 때도 있고 외로울 때도 있다.


하지만, 함께 아기를 지켜주려는 사람들이 많아서 불안할 때면 다들 따뜻하게 대해주고, 옆에 있어 준다. 나는 이 세계에서 엄마가 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p7

“기다리셨습니다.”


스모부가 오늘도 신작 케이크를 만들어 주었다. 이 세계의 알록달록한 두유로 무스를 만들고, 젤리 같은 투명한 걸 덮어서 꽃 모양으로 만들었다. 주변에 흩뿌려진 식용 꽃과 견과류도 이 세계의 것이라 달콤하고 임산부에게도 좋다고 한다.


“시간이 지나면 무너지니까 빨리 드세요”


스모부 녀석, 요즘 진짜 파티시에가 되려나 보다. 겉모습도 맛도 완벽한 파리의 명품 디저트 같았다. 레벨업 너무 많이 했잖아.


여자 셋은 환호성을 질렀다. 스모부는 얼굴이 새빨개져서 부끄러워한다.


p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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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먹겠습니다!”


이렇게 멋진 접시 앞에서 이것저것 생각하는 건 디저트에 대한 예의가 아니다. 일단 먹자. 얼른 포크를 집어 들고 크게 입을 벌리는 순간―― 배가 아파왔다.


“어… 어라?”


포크가 바닥으로 떨어진다.


키요리가 발밑에 작은 결계를 만들어 떨어지기 직전에 받아내더니, 포크와 케이크를 입에 쑤셔 넣고 소리쳤다.


“누가 좀 도와줘요! 아기가 나올 것 같아요!”


케이크는 무조건 먹는구나… 라고 말하고 싶은데 너무 아파서 꼼짝도 할 수 없다. 


p9

몸을 웅크릴 수밖에 없었다.


익숙한 얼굴의 케이크 좋아하는 아저씨들이 모여서 나를 옮긴다. 키요리가 앞장서서 달리고, 루페가 옆에서 격려해 준다.


아니, 근데 너무 흔들잖아. 가마가 아니니까 좀 더 조심히 옮겨 줘. 임산부라고, 난!


“무리, 무리! 너무 아파! 이건 절대로 정상이 아니라고! 제발 제대로 좀 봐 줘, 키요리!”


“아뇨, 정상이에요. 잘 안 나오는 것도 정상이에요. 다들 첫째는 다 이렇게 힘들어하니까, 호흡을 제대로 해주세요.”


p10

소란을 피우며 병원에 실려 온 지 몇 시간 후, 아직 아기는 태어나지 않았다. 지옥 같은 고통은 계속되었다. 키요리는 그런 내 다리 사이를 아무렇지 않게 들여다보더니, 다시 책에 시선을 고정한다. 나와 비슷한 고통의 신음 소리가 옆 침대와 그 옆 침대에서도 들려왔다.


정말 어떻게 된 거야? 이런 게 분만실이라니, 이세계는 진짜! 의사 선생님 같은 사람은 끝끝내 한 번도 만나지 못했고, 죽어가는 나를 무시하고 담당인 키요리는 심심한지 책이나 읽고 있다. 것보다 옆 침대에서도 버젓이 출산 중이고.


p11

내 입으로 말하긴 좀 그렇지만, 우리 양계장 닭도 아니고? 이 세계의 인권 개념이 정말 싫다. 아기는 도쿄 병원에서 낳고 싶었다.


“첫째는 다들 고생하세요. 저도 그럴 줄 알고 책을 많이 가져왔으니까 천천히 하세요.”


“책 말고 친절함을 가져오라고! 네가 잘하는 거 있잖아. 치유 마법으로 이 고통 좀 없애 줘. 그럼 바로 낳을 수 있다고!”


“하루 씨.”


키요리는 아름다운 미소를 지었다. 


“이건 고통이 아니라 생명의 무게예요. 여자라면 견딜 수 있어야죠?”


p12

“너는 애 낳을 때 꼭 나 불러라. 똑같은 말, 똑같은 표정으로 해 줄 테니까!”


키요리는 “저는 그럴 예정이 없으니 걱정 마세요.”라며 더 환하게 웃었다.


이럴 때 보면 이 녀석, 진짜 무섭다니까.


“이름은 이미 정했나요?”


태어날 아이는 딸이라고 키요리가 마법으로 진단해 주었다. 그런 것도 할 수 있으면서 출산의 고통 정도는 어떻게 해 줄 수 있을 텐데.


“…생각하는 게 너무 즐거워서 못 정하겠어. 이 아이 얼굴 보고 정하려고.”


p13

“엔드레스 레인 씨는 가을(아키)에 태어나니까 ‘아키’로 정했다고 하던데요? 그 사람 왠지 자기랑 하루 씨 아이라고 생각하고 있더라고요.”


나는 이를 악물고 키요리에게 대답했다. 왜 갑자기 치바 이름을 꺼내?

요즘 일부러 피하고 있었는데. 태교에 안 좋으니까.


하지만 치바 생각을 하니 짜증도 나면서 동시에 이를 악물 힘이 솟아나는 것 같았다. 마음껏 화풀이할 대상이 있는 것도 나쁘지 않다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제이솔 브라더 씨가 계속 안절부절못하시길래, 출산 후에 맛있는 거 잔뜩 사 오라고 했어요”


p14

스모부의 맛있는 음식 맛이 입안에 퍼지는 것 같다. 나는 엄지를 치켜세우며 키요리를 칭찬했다. 이것만 끝나면 잔뜩 먹어야지. 나 자신도 칭찬해 줘야지.


“하루, 힘내”


방 밖에서 루페의 목소리가 들린다.

힘이 나는 것 같다. 루페에게 내 아이를 안겨 줘야지.

마담에게도, 신세 진 사람들에게도, 모두에게 내 아이를 소개해야지.


그래, 언젠가 그 숲에도 데려가야지. 


p15

나에게는 꼭 행복하게 해 주고 싶은 사람들이 있었다. 이제 곧 한 명 더 늘어난다.


이세계 따위 정말 싫어했는데, 좋아하는 사람들이 늘어날수록 보이는 풍경도 변하는 모양이다. 할 일이 너무 많아서 오히려 이제부터가 시작이다. 이렇게 언제까지고 다리 벌리고 있을 수는 없다.


“…하루 씨, 그 기세로 계속 힘주세요. 보이기 시작했어요. 조금만 더 힘내세요!”


키요리가 어느새 내 손을 잡고 있었다. 가늘고 부러질 듯한 예쁜 손가락에 엄청난 힘을 주어 꽉 잡아 주었다.


“하루 씨 아이니까 분명 예쁠 거예요. 멋지고 똑똑하고 강하고 똑 부러지는 미인이 될 거예요. 빨리 보고 싶어요!”


p16

부담 장난 아니야. 진짜 그만해… 애가 부끄러워서 안 나오면 어쩌려고.

하지만 나오려고 하는 게 느껴진다. 이렇게 말도 안 되는 기대를 받고 있는데 나보다 무대 체질인가. 스스로 나오려고 하고 있다.


그래. 나 혼자만 고생하는 게 아니다. 엄마가 될 거니까 누구보다 내가 제일 응원해야지. 세상에서 제일 따뜻한 포옹으로 맞이해 줄 거야.


“으아아아아아악!”


p17

수치심을 버리고 소리쳤다. 필사적으로 힘을 줄 수밖에 없었다. 내 모든 걸 쏟아부어도 좋으니까, 너는 무사히 태어나렴.


“하루 씨!”


키요리가 내 손을 놓았다. 갑자기 혼자가 된 것 같은 불안감. 베개를 잡는 나를 향해 키요리가 큰 소리로 말한다.


“조금만 더 힘내세요! 거의 다 왔어요!”


힘껏 내뱉은 외침과 함께 내 안에서 무언가가 빠져나갔다. 몸의 일부분이라기보다는, 전부… 힘까지 다 빠져나가고 눈앞이 핑핑 돈다.


“태어났어요! 여자아이예요, 건강해요! 하루 씨 아기, 건강하게 울고 있어요! 하루 씨이이이!”


p18

키요리가 왜 울고 있는 거야? 아기 울음소리가 안 들리잖아. 루페 목소리도 들린다. 다들 너무 운다. 그보다 내 아기는 어디 있어? 빨리 나한테 보여 줘.


너무 졸리고 힘들다. 소리가 점점 멀어지고 눈도 뜨기 힘들어진다. 아기 얼굴 보여 줘. 아니, 그보다 여기 어디야?


나 분만실에 있지 않았나? 눈이 안 떠지는 게 아니라 주변이 어두운 거였다. 소리마저 점점 멀어진다.


“하루 씨?"


p19

"어, 키요리? 하루는… 어디 있어?”


모든 게 떨어져 나가는 것처럼 힘이 들어가지 않는다. 둥둥 떠다니는 느낌. 키요리, 어디 있어? 루페. 제발 내 손 좀 잡아 줘.


“하루, 어디 간 거야? 하루!”


p20

루페의 목소리가 점점 멀어진다. 몸이 빙글빙글 돈다. 나는 어디론가 높이 높이 들어 올려지더니, 번개처럼 바닥에 내팽개쳐졌다.


“일어나, 하루!”


온몸에 전류가 흐르는 듯한 충격에 눈꺼풀이 번쩍 떠졌다. 흐릿하고 뿌연 시야 한가운데, 하얀 헬멧을 쓴 남자와 눈이 마주쳤다.

이 사람 누구지? 여긴 어디야?


사람들의 목소리가 너무 크게 들려서 누가 무슨 말을 하는지 알아들을 수 없다.


“들리세요? 제가 보이세요?”


“하루! 들려? 하루!”


보이긴 하는데, 내가 어디 있는지 모르겠다. 엄청나게 시끄러운 곳에 내가 누워 있다. 딱딱하고 등이 아픈 곳에.


p21

주위에 있는 여학생들 목소리도 왠지 익숙한데 기억나지 않는다. 귓가에 나지막하고 부드러운 목소리가 들린다.


“본인 이름 말할 수 있겠어요?”


블라우스가 벗겨져 있고, 그 자리에 패드 같은 것을 붙이고 있다. 여학생들이 주위를 둘러싼 건 나를 가려 주려는 것 같았다.


내 이름. 내 이름은…


“하루… 나는 하루.”


p22

하지만 다른 건 기억나지 않는다. 성도 생각나지 않는다. 왜 내가 여기서 이러고 있는지도 모르겠고, 머릿속이 엉망진창이다.


“다행이다! 남자들, 하루가 눈 떴어. 살아 있어! 살아 있다고!”


“그래? 다행이다… 치바는 글렀나 봐.”


여학생 하나가 주저앉았다. 다른 아이가 “아…” 하고 중얼거렸다. 조금씩 주변 소리가 귀에 들어오기 시작한다. 빨간 불빛이 빙글빙글 돌아간다.


트럭이 뒤집힌 곳에는 더 많은 사람이 모여 있었다. 스마트폰이 여기저기서 번쩍인다. 축제인가 싶었다.


p23

“하루 씨, 생년월일이 어떻게 되세요? 기억 안 나면 지금이 몇 년도인지 아시겠어요?”


전혀 기억나지 않았다.


그런데 뭔가 걸리는 말들이 있다. 정체 모를 의문이 목구멍까지 차오른다.


“지금 2016년이라고, 하루. 네 이름은 코야마 하루!”


“트럭이 들이받았어. 무사해서 진짜 다행이다!”


눈앞에는 노을이 지고 있다. 뾰족하게 솟아오른 빌딩 숲 사이로 전깃줄이 어지럽게 교차하고 있다. 자동차 경적 소리, 사람들 목소리, 셔터 소리가 끊임없이 이어진다. 하늘이 원래 이렇게 시끄러웠던가?


p24

“옮깁니다. 이 학생 가방도 챙겨 주세요. 짐은 이게 전부인가요?”


들것에 실릴 때, 머리카락 끝이 무언가에 걸려 툭 잡아당겨지는 느낌이 들었다. 나 머리 이렇게 길었었나? 그런 사소한 것조차 기억나지 않았다.


아니, 뭔가 이상하다. 이게 정말 내 머리카락이 맞나? 이런 교복을 입고 있었던가? 나, 고등학생이 맞는 거야?


구급차 안에서 손가락에 무언가를 끼운다. 아픈지, 힘든지 몇 번이고 확인한다. 모든 게 다정하고, 마치 공주님처럼 소중하게 대한다. 하지만…


p25

“자… 잠깐만, 아직 가지 마.”


심장이 미친 듯이 뛰고 숨쉬기 힘들다. 뭔가 이상해. 빨리 찾아내야 하는데, 뭘 찾아야 하는지 몰라서 불안하다. 이렇게 불안하고 초조한 건 처음이다. 이 기분을 제대로 설명할 수 없어서 답답하다.


“어디 아프세요? 검사받아 봐야 하니까, 아프면 말씀하세요.”


아프지 않다. 힘들지 않다. 나는 무사하다고 한다. 안심해도 된다고 한다. 그런데 뭔가 소중한 걸 통째로 빼앗긴 것처럼―― 충격적이고 너무 슬프다.


p26

“으아아아아!”


조금 울고 싶었을 뿐인데, 나도 모르게 큰 소리가 나왔다. 심박수가 빠르게 올라간다. 손가락에 끼워진 것을 빼내고 일어나려다 제지당한다.


“환자분, 착란 증세가 보입니다. 빨리 출발하세요!”


발버둥 치는 내 손은 필사적으로 무언가를 잡으려 하고 있었다. 중요한, 정말 중요한 무언가가 여기 있었다. 하지만 기억나지 않는다. 괴롭다. 슬프다. 무섭다.


2016년의 도쿄에서, 나는 왜인지 울고 있었고, 치바라는 녀석은 죽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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