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키에 대해서도 얘기해주지. 난 초등생때 키 진짜 작은건 아니고 딱 정상이였는데 그땐 키진짜 크고 싶었고 학교짱같은 애들 염색하고 다니는 애들 보면 다 키가 엄청컷었어

다리가 길은 애들은 일반 초딩들 사이에선 공포 그자체 굽신대야 했지 나도 마찬가지였고 선생님들도 분위기상으로 약간 좀 겁먹는게 있었어 난 그게 진짜 부러웠어 어딜가든 무시받지 않으니까. 그리고 애들을 이끌고 주도권 쥐고 대장노릇 하니까 멋있더라. 근데 내가 중학교 2학년 되고 어느날 보니깐 10cm쯤 더 커졌더라. 갑작스런 혹독한 생활패턴과 잠을 많이 자고 잘 먹는게 원인이라고들 봤었지.

이유야 어찌됐든 막상 키가 175cm 되니깐 뭔가 좀 이상하더라 자꾸 주목받고 애들 사이에서 숨어 있을래도 그냥 눈에 제일 먼저 띄고 일진들이 어디학교 출신이냐고 싸움 잘하게 생겼다고 맞짱 뜰때가 많았고 키 작은 대학생들이 감히 형들보다 크다니 건방지다고 막 후려 때리기도 했었고.. 어딜가든 야임마 니가 키 제일크니까 실망감 가지면 안돼잖아 멀때같이 키만 크냐 키가 크면 다 짊어져야지! 이러고 리더십 강요받기도 했었고 부담스러운 상황 되게 많이 경험했었어.

근데 내가 고딩이 되면서 어떤 선배를 보면서 내가 친구들한테 와.. 저 형은 키가 완전 크고 괴물같다.. 이러고 깔깔 웃었는데 고등학교 입학한지 4달즘 지나고 보니깐 그 형이랑 키가 똑같아졌는데 그때 느낌이 그 형때문에 키가 갑자기 이렇게 큰건가 생각도 들었어. 애들이 나보고 야 너도 저 형이랑 키가 똑같다 이러니깐 키가 키지 뭐 넌 땅따리잖아! 라고 했어. 걘 그거 상처받은듯. 난 반대로 그런말하니깐 지난 기억 생각나니깐 상처받고. 그랬었지..
근데 고등생은 어른이니까 키 안클꺼라고 안심하고 있었는데 솔직히 좀 무서웠는데 이대로 185cm까지 크는거아닌가 하고 매일 스트레스 쌓고 열등감 갖어야 했어. 결국 180cm됐지 175cm가 딱 무난한 키인데 계속 크니까 무섭고 이거 완전 괴물같이 되가는 느낌도 들었고 기분 불쾌하고 자꾸 예민해지더라. 딱 적당히만 크자 제발 항상 그랬었지.

180cm넘긴 이유 그 선배 때문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잠기게 됐음. 왜냐면 내가 중딩때 얼굴좀 노안인편이라서 대학생 평균 느낌이고 귀여운거랑은 거리가 있는 편이였는데. 근데 고딩학교 들어오고 애들이 초딩스러운 얼굴이 많았는데 타지역이라 그런지 그렇더라. 같이 어울리게 되면서 외모유형이 맞춰지는 느낌이 들더라고 내가 동안이 되어가고 귀여운 애들은 노안 외모가 되어가고 그렇던데.

그리고 가만보면 키가 큰 사람이 있되 내가 머릿속으로 저 사람이 있네? 하면 그 사람하고 키가 비슷해지는 상황이 많았었어 알게되면 그 사람하고 비슷해지더라. 중딩때도 처음보는 남학생 학교짱이 키가 175cm였었다. 근데 나도 딱 마침 그정도 되었었고 고등학교때도 175cm인데 180cm인 형을 보고 몇달 이내로 똑같이 키가 맞춰지고 친구들은 키 안컷는데 또 나만 키가 커지잖아

21살 되고는 이쯤되면 키 안크겠지 설마 키가 크겠나 싶었지. 근데 1년에 1cm씩 크더라 24살까지 키가 컷음. 184까지 자랐지. 사회 나오니까 키가 큰게 어떤식으로 작용하냐면.. 야! 너 키가 크잖아! 이것좀 더 일해봐! 이러고 다른 키 작은애들은 힘든거 좀 덜 시키는데 키가 크니까 그렇단건 덩치가 크단건데 안해도 될 일도 더 시키고 초년생때 진짜 힘들었어

27살 되보니깐 키가 큰거에 대해서 어떻게 보냐면 요즘 인식이 많이 개선된거같기도 하고 리더십 요구하니까 지금은 오히려 그런게 좋고 키가 좀더 컷으면 좋았다는 생각도 들어.

고딩때 180cm에서 어떻게든 키 안클려고 아침밥은 사이다를 먹고 저녁밥은 담배 맨솔 피고 잠도 하루에 4시간 밖에 안자고 학교에서 맨날 노가다 봉사활동 물건운반 힘쓰고 그랬었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다 쓸데 없던거 같더라 그냥 더 클껄 그랬고 키 안크겠다고 눈에 띄는거 너무 싫다고 누가 내게 기대하고 리더십 요구하는거 너무너무 싫고 너무 씹프피스러웠던걸 오히려 후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