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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여로앱에서 작성

퍼다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4.06.20 00:4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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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목월 시인의 한 글을 읽어볼까나.


「「
안데르센 동화에 ‘늙은 가로등’이란 작품이 있다. 밤이면 가로등을 물끄러미 쳐다보는 이마가 넓은 청년의 이야기로 시작된 작품이다. 가로등은 그 고독한 청년의 허연 이마에 불빛의 쓸쓸한 키스와 쓸쓸한 축복을 부어주었다.

……나는 이 동화를 읽으면서 젊은 청년의 이마에 비쳐주는 가로등의 쓸쓸한 불빛의 키스를 내 이마 위에도 느꼈다. 다만 내게는 그것이 가로등의 쓸쓸한 불빛이기보다 오히려 신의 너그러운 축복이요, 내 삶이 내게 비쳐주는 빛과 같았다.

나는 길고 아득한 인생 여로의 대목마다 가로등이 켜 있기를 빌었다. 참으로 가로등을 멀리서 바라볼 때, 그것은 미래의 어느 지점에 은은히 비치는 별빛이다. 나는 그것을 목표로 어둔 길을 어느 지점에서 다른 지점까지 가게 된다.

가로등 가까이 이르게 되면 길이 환해지고, 때로는 목표한 가로등에 함박눈이 닝닝거리는 벌 떼처럼 설레이기도 하고, 가는 실비가 비단 베일을 씌우며 신비롭게 속삭이기도 하고, 혹은 어둠 속에 등불만 쫑긋이 켜 있기도 하였다. 그러나 막상 목표한 가로등을 지나면 나의 그림자가 발에 밟힌다. 그림자가 밟히는 사실을 나는 무어라 표현할까? 눈물겨운 추억의 한 자락이 발에 밟히는 것이라 할까? 나는 이 어둡고 고독한 밤길에 다만 가로등이 비쳐주는 그만큼의 ‘빛의 둘레’ 속에 나의 그림자와 더불어 호젓이 길을 걷는 한갓 영상(影像)으로 화하는 것이다. 이것이야말로 이 세상을 건너가는 나 자신의 모습 같은 생각이 들었다. 그 흐뭇한 고독감…….

그것은 나의 삶의 가장 밑바닥에 흐르는 서러움의 물길이다. 이 물길 위에 배를 띄우듯 어줍잖은 몇 편의 시…… 그것이 나의 숨 쉬는 시의 세계일 것이다.

가로등이 비쳐주는 이러한 빛의 둘레를 완전히 벗어날 때 앞이 아득한 암흑의 벽을 느끼며 어두운 앞길에 또 하나의 가로등을 찾아보는 것이다. 그러나 아무리 보아도 가로등이 없을 경우 아득한 어둠은 영원한 어둠이 아닐까 보냐. 이것은 나의 마지막이다.

나의 일생은 언제나 적당한 거리에 가로등이 켜 있는 길이었다. 그리고 돌이켜보면 지나온 길 위에 그것은 열을 지어서 스크린의 어느 한 장면처럼 끝없이 뻗쳐 있다. 또한 나의 미래도 설사 아무리 절망하기로니 늘 가로등이 대목마다 켜 있는 길일 것이다. 내가 마음속에 신을 잃지 않는 한, 혹은 시(詩)를 놓치지 않는 한, 그래서 나는 창백한 이마에 가로등의 그 쓸쓸한 불빛의 키스와 축복을 받으며 외롭게 흐뭇한 밤길을 가게 될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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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 보면 삶은 정말로 끝없는 어둠 속 여로를 걷는 것과 같아보여
우리는 어떻게든 이곳에서 빛나보기 위해 노력을 하지만, 기회는 항상 찾아오는 건 아니야. 대부분의 시간은 보이지 않는 곳에서 스스로와의 싸움을 해.

한번, 한번. 하나의 avenue 를 지날 때마다 놀라보게 달라져있다면, 그거야말로 사람이란 존재의 놀라움 아니겠어?

하지만, 나는 가끔씩 이렇게도 생각해.
사회와 연결만 되어있다면 개인은 조명을 받는 날이 무조건 오게 되어있어. 그건 정말 밝은 스포트라이트일지도 몰라.

만약 매번 실패를 거듭해고(실패작 소녀..), 좌절이 깊어지며,  절대자로부터의 은총이 닿지 못해 비춰질 때마다 정체돼있는 자신을 발견한다면 어떨까.
아무리 다사다난해도 한명의 예외도 없이 우린 인생의 흐름에 순응함과 동시에 피할 수 없는 운명을 헤쳐나가게 되어있어.
왜냐면 시간이라는 형이상학적 좌표계는 세상이 끝날 때까지 멈추지 않을테니까.
아, 한 가지 방법이 더 있구나. 세상의 규율을 받던 나 자신이 영원히 멈추게 되었을 때 대자연의 법칙은 무의미해지겠지..

우리는 계속 "걸어가야만" 하기에 끝이 보이지 않는 길을 걷다보면... 분명히 달라지겠지. 그 모습은 정말 개인의 마음가짐과 운명에 따라 달라질 것 같아

난 운명론자는 아니다만, 지금껏 여러 경험으로 미뤄보면 부정할 순 없을 것 같아

실체하지 않는 무언가를 실제로 행해나가는 과정이 쉬웠다면 얼마나 삶이 편안했을까.

무한의 굴레에 지친 이들은 마음의 병에 걸리거나 규율로부터 스스로 벗어나는 길을 택하기도 해.

어둠 속의 가로등은 조금만 다르기 생각해도 정말 무서운 존재가 되는 것 같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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