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살 되자마자 군대 온 애였음.
옆 중대였고.
덩치 존나 컸어.
얼굴은 순딩한데 떡대 ㄹㅇ 개지렸음.

아무튼 얘랑 체단실에서 자주 만나서
대화 꽤 했는데
애가 ㄹㅇ 순박했음.
좀 멍청한 것처럼 보일정도로 순박했음.
어휘력도 그렇고 말하는 꼬라지도 그렇고.

얘는 군대 오기 전에 고등학교 안 가고
공장 가서 일했대.
그래서 중졸인데 공익컷 바뀌어서 끌려왔댔음.

공장 3년 다니면서 6000 모았다는대
참 대단해보였음.
그 어린나이에 공장에서 일했다는 것도
3년동안 일한 것도.

그러던 어느날 내가 말출 전 휴가 다녀왔는데
옆 중대가 뒤집어져 있었음.

거기 고참 중 한 명이
토토를 했는데 그냥 지 돈만 꼬라박은게 아니고
사채를 쓴데다가 후임 돈도 빌렸다는 거.

그 중 한 명이 위에 말한 애였는데
나도 다른 중대라 잘모르지만
상당한 액수를 빌려줬다는 거임.

그래서 전역할 때까지 체단실에서 못 봤는데
옆 중대 친한 사람 말로는
애가 얼굴 새파래져가지고
손을 벌벌 떨고 일상생활도
제대로 못하고 있다고 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