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만갤에 살지 아니한다.

나는, 만갤에 살지 아니한다.앱에서 작성

아련

2024.06.14 03:48:10

조회 74 추천 0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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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만갤에 살지 아니한다.

만갤은 꿈의 나라로 가는 길에 잠시 들르는 정류장일 뿐이다.

나는 그 정류장에 서 있다.

저 멀리에선 사람들이 해를 등지고 걸어오는 모습이 보인다.

주변은 어두운 반면, 등 뒤의 후광만큼은 은은하게 비추니,

얼핏 보면 거지꼴의 부랑자들이 구세주처럼 보이곤 하는 것이었다.

비록 이것은 허무맹랑한 신기루에 불과할 뿐이겠지만,

단순 무의미한 것만은 아닌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거리의 가로등이 파하고 더 이상 사람들의 발길이 닿지 않게 되었을 무렵,

세상에 담겨있는 내가 담겨있는 만갤에 담겨있는 나에게, 누군가 소리친다.

만붕아 웃어라! 만붕아 울어라!

가증스러운 웃음과! 증오와! 우울을 보여라!

그렇지만 만붕이는 반응이 없다.

부랑자는 악의를 지니고 선의를 표방하며,

나에게 다가와 마음속 깊은 곳에 비수를 꽂는다.

그렇지만 만붕이는 반응이 없다.

나는 여행을 떠난 몸이기에,

밀려오는 풍파를 두려워하지 않는 나이기에,

어느 무엇으로도 나의 정결한 영혼을 상처입힐 수 없다.

부랑자는 소리친다.

"이런 척박한 곳이야말로 우리가 가장 외롭지 않은 곳이야!"

나는 부랑자의 뺨을 때리고 나지막하게 읊조린다.

"이걸로 네가 나에게 감사할 거라곤 생각하지 않아."

"단지, 내가 너에게 감사할 일을 만든 거야."

부랑자들은 어느새 사라진 상태였다.

고단한 인생을 사는 지금의 삶이 사실 꿈이고,

진짜 자신은 모든 걸 이룬 채 꿈을 꾸고 있을 뿐이라면,

나는 그런 현실을 받아들이겠다.

나는 두렵지 않다.

... 허나, 그런 나에게도 두려운 것이 있느냐 묻는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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