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왕경(仁王經)〉은 대장경에 편입돼 동아시아 각 나라마다 중요하게 떠받던 경전이었으며 우리 역사에 등장하는 신라의 ‘인왕백고좌법회(仁王百高坐法會)’는 바로 이 경전에 근거하여 시설해 온 것이다.

특히 신라는 인왕법회를 위해 진흥왕 27년(서기 566)에 호국사찰 황룡사를 창건하고 574년에는 5m가 넘는 삼존불상을 조성, 진평왕 6년(서기 584)에 금당을 지어 안치하게 된다. 선덕여왕 12년(서기 643)에는 당나라 유학에서 돌아온 자장(慈藏)율사의 권유로 외적을 물리치기 위한 방편으로 이른바 황룡사 9층 목탑을 645년에 완공한다. 황룡사는 93년간 호국일념의 국가사업으로 조성하였다. 비록 불타 없어져 안타깝지만 ‘신라의 땅이 곧 부처가 사는 땅’이라는 신라인 특유의 불교관이 깃든 유서 깊은 곳이다. 

 행복은 어디에서 오는 것인가. 그냥 주어지는 것인가? 아니다. 정녕 지키고 보호해야 한다. 이렇듯 모든 사람들의 행복은 스스로 나라를 보호하고 자신의 생명을 지키는 것에서 비롯된다. 즉 호국이야말로 우리들의 행복이자 진정한 복지이며, 우리의 현존 그 처음과 끝이 아닐 수 없다. 오래된 현재진행형이리라.

붓다께서 16명의 국왕에게 말씀하셨다. 

“만약 전국토가 적들에 의해 불타고 파괴되어 불안과 공포와 혼란이 극에 달할 때에는 국왕과 왕자와 모든 고위관리들이 오직 자신의 권력과 위력만 믿고 종교지도자들 또한 바른 법을 쇠퇴시켜 국민의 바른 행동이 없어 탐욕과 투쟁이 난무하여 붓다의 가르침이 땅에 떨어질 때이다.” 

“무릇 임금이나 모든 지도자들은 국민들을 지배와 통치의 대상이나 수단으로 보지 말며, 불보살과 같이 받들어 모시는 대자대비의 마음을 행하라.”

이제 눈 밝은 국민들은 누가 국민의 뜻, 법과 원칙에 따라 행업을 실천 또는 감당하고 있는지, 또 앞으로 올 이 시대의 지도자인지, ‘현명한 정치지도자가 나라를 보호하고 지키는 지혜의 완성’인 〈인왕반야경〉을 가늠자로, 언제 올지 모르는 천지재앙을 극복하는 원력과 그 의지처가 되길 소원한다. 

출처 : 현대불교신문(http://www.hyunbul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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