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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담. 소의 무덤앱에서 작성

데비건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4.05.07 00:1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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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다닌 고등학교는 몇년 전 개축을 통해 지금은 현대적으로 리모델링 됐지만, 내가 다닐 무렵만 해도 곳곳이 낡아빠진 오래된 학교였다.

역사만큼은 현 내에서도 손꼽히는 이 학교에는, 오래 전부터 남몰래 전해 내려오는 전설 같은 괴담이 있었다.

통칭 "소의 무덤" 이라는 이야기.


제목만 들으면 오컬트 판에서도 유명했던 "소의 목" 을 떠올리는 사람도 있겠지.

내가 오컬트 판에 들어오게 된 건 아주 최근의 일이지만, 우리 학교에 전해져 내려오는 소의 무덤 이야기는 일반적인 소의 목 이야기와 비슷한 부분이 있다.

너무 무서워서 아무도 말할 수 없는 스타일의 이야기라는 점에서 신기하게 일치했다.


하지만 어느 선배는 [안보 투쟁이 한창이던 시절, 학생운동과 관련된 이야기 같아.] 라고 말하고, 우리 학교를 나온 10살 많은 사촌형은 [타이쇼 후기에서 쇼와 초기 시절 이야기라던데.] 라고 말했다.

이야기의 제목도 소의 무덤(墓, はか / 하카) 이라는 설과 소의 바보(バカ / 바카) 라는 설이 있어서, 그야말로 정체불명의 괴담이라 할 수 있다.


[소의 무덤 전설을 자세히 조사해 보자.]


나에게 그런 말을 건넨 것은, 중학교 시절부터 친구인 A였다.

막 하복으로 갈아입을 무렵이었던 것 같다.

A는 나와 달리 우등생이라, 성적은 늘 상위권이었다.


하지만 중학교 시절부터 오칼트나 판타지 쪽에 상당히 심취해 있어서, 이 이야기도 원래는 A가 정년퇴직을 앞둔 노교사로부터 듣고 온 게 그 시작이었다.

그러나 소의 무덤 (혹은 바보?) 전설 에 대한 조사는 허무맹랑한 것은 아니었다.

A는 도서관에서 지역판 신문을 뒤지고, 졸업한 동문을 찾아가기도 하고 대학 도서관까지 들락거렸다.


그야말로 수많은 자료를 쉴 새 없이 조사했던 것이다.

나도 A의 조사에 몇번 동행한 적이 있는데, 그의 열의는 어딘가 이상하다고까지 느껴질 정도였다.

아니, 어쩌면 A는 그때 이미 무언가에 홀려있었는지도 모른다.


그리고 여름방학이 찾아왔다.

A는 학원에서 여름방학 특강을 들으면서도, 여전히 향토사를 찾아보는 등, 여전히 소의 무덤에 관해 지치지도 않고 조사를 이어가고 있었다,.

나는 A와는 다른 학원에 다니고 있었던 것도 있고, 여름방학 직전부터 같은 학원을 다니는 여자아이랑 친해지면서 불순한 목적이지만 학원에 신경을 더 쏟고 있었다.


8월 초순, 나와 A가 속해있던 동아리의 여름 합숙이 열렸다.

여름 합숙이라고는 해도 동아리 활동 끝나고 부원들끼리 학교에 있는 숙박실에서 하루 묵는 것 뿐이었지만.

그날 밤, 오랜만에 A를 만난 나는 그동안의 조사 상황에 대해 물었다.


[60년대에서 70년대 사이에 학생이 사망한 사건이 있던 건 진짜 같아. 하지만 그거랑은 별개로, 공개되지 않은 또다른 사건이 과거에 있었다는 얘기를 어느 나이 많은 졸업생한테 들었어. 아무래도 그 이야기야말로 소의 무덤 사건의 숨겨진 진실과 닿아 있는 것 같아.]

A는 분명히 사건이라고 말했다.

[그리고 그 진실을 알고 있는 사람을 지금 찾고 있어.]


그 후, 관례대로 한밤 중까지 동아리원들이 모여 이런저런 괴담을 늘어놓던 도중, 한 여자부원이 [콧쿠리상 할래?] 라는 제안을 했다.

A는 거기 찬성해서, 말을 꺼낸 여자아이와 함께 10엔 동전에 손가락을 올렸다.

나는 오컬트는 좋아하지만 쫄보였기에, 다른 부원들과 함께 그 모습을 바라보고 있었다.


잠시 후, 실내의 공기가 묘하게 축축하다고 할까, 끈적끈적하고 점기가 있는 것 같은 무거운 분위기로 변해가기 시작했다.

영감이 없는 나조차도 [아, 이건 좀 위험한 거 같은데.] 라고 느낀 순간, 콧쿠리상을 하고 있던 여자아이와 A의 손가락 밑에 있던 10엔 동전이, 불규칙하게 제멋대로 움직이기 시작했다.

[싫어... 뭐야, 이거...]


주변을 둘러싼 나와 다른 동아리 부원들의 안색도 나빴지만, 제멋대로 움직이며 멈추지 않는 10엔 동전 위에 손가락을 올려놓은 여자아이와 A의 안색은 파랗게 질리다 못해 창백할 지경이었다.

방 한구석에 누군지 모를 사람이 서 있는 것 같았지만, 몸이 벌벌 떨려서 그 쪽을 볼 용기도 없었다.

다른 여자아이가 울기 시작했다.


[너희들 뭐하는거야!]

갑자기 큰 소리가 나더니, 전 부장이자 작년 졸업생인 B 선배가 방으로 뛰어 들어왔다.

B 선배는 여자아이와 A의 뺨을 때리더니, 10엔 동전을 낚아채 모기장을 열고 밖으로 힘껏 던져버렸다.



그리고는 콧쿠리상 할 때 쓴 종이를 들고 합숙소 밖으로 나갔다.

나중에 물어보니, 종이를 구겨서 화장실 변기에 흘려보냈다고 한다.

[농반진반이래도 이런 건 하지 말라고, 너희들.]



B 선배는 꽤나 영감이 강해서, 자던 도중 기분이 울렁거리고 메스꺼워져서 깨어났다는 것이었다.

그렇다고는 해도 대단한 사람이다.

[이제 너희들 좀 얌전히 자라.]



A는 여전히 멍한 표정이었지만, 어물어물 일어나 남자 숙소로 가려고 했다.

[아, 그리고 말인데.]

그 뒷모습을 향해 B 선배는 말을 건넸다.



[나쁜 말은 안 할테니까, 적당히 해둬라.]

A는 아무 대답도 없이 나갔다.

결국 제대로 잠도 못 잔채 다음날 아침이 되었고, 우리는 해산해서 집으로 돌아갔다.



그로부터 2주 정도가 지나, 여름방학도 절반 정도 남은 어느날 밤, A에게서 전화가 걸려왔다.

[소의 무덤 사건 말인데.]

[너, 아직도 그거 조사하고 있었어? B 선배도 말했지만 적당히 해두라고.]



[거의 알 거 같아. 또 하나의 이야기의 진상을 알게된 여자한테만 저주가 걸린다는 이야기가 있다더라.]

[여자한테만?]

[그러니까 우리는 괜찮아. 그래서 학생운동 시절의 이야기를 자세히 안다는 사람을 내일 만나기로 했어. 모레 동아리 활동 때 다 들려줄테니까, 기대하라구.]



그렇게 전화는 끊어졌다.

하지만 동아리 활동 날, 결국 A는 학교에 나타나지 않았다.

궁금해서 밤에 A네 집으로 전화를 걸었지만, 몇번을 걸어도 아무도 받지 않았다.



A와 연락이 닿지 않은 채 여름방학이 끝나갈 무렵, 나는 A의 집으로 향했다.

하지만 A네 집은 창문이 모두 닫힌 채, 현관 신문꽂이에는 신문이 빼곡히 꽂혀 있었다.

물론 초인종을 눌러봐도 아무런 반응이 없었다.



점점 커지는 막연한 불안감만 안은 채, 그 여름방학이 막을 내렸다.

2학기가 되어도 A의 모습은 학교에서 찾을 수 없었다.

A한테는 1학년이던 여동생이 있었기에 1학년 후배에게 물어봤지만, 그 여동생도 학교에 오지 않았다고 한다.



그로부터 꽤 시간이 지난 후, 나는 한 후배 여자아이에게 소문을 듣게 되었다.

A의 여동생이 여름방학 때 갑자기 자살을 시도했다는 것이었다.

매우 밝고 활기찬데다, 친구들 중 누구도 그런 낌새는 느끼치 못했는데, 갑자기 자기 방에서 칼로 목을 그었다고 한다.



학교에는 집안 사정으로 전학을 가게 되었다는 연락이 와서 그대로 처리되었다는 걸 나중에 알게 되었다.

하지만 선생님은 전학의 이유에 대해서는 결코 말해주지 않았다.

그로부터 15년.



아직도 A의 이후 행방은 알 수 없는 채다.

결국 나는 A에게 "소의 무덤 사건" 의 진상을 듣지 못했다.

아무도 내용을 모르는 가장 무서운 괴담이라는 점에서도, "소의 목" 과는 희미한 공통점이 나타나지만...



다만 아직도 신경 쓰이는 것은, A가 "소의 무덤 사건" 에게 대해 조사하며 적은 노트를 2권 가량 가지고 있었다는 점이다.

그 조사 기록을 A의 여동생이 읽었을 가능성은 없을까.

그렇지 않다면 갑작스러운 그녀의 자살시도를 설명할 수 없는데...



나중에 B 선배와 이 이야기를 했을 때, B 선배는 이렇게 말했다.

[그 녀석, 그날 밤 콧쿠리상을 하기 전부터 뭔가 안 좋은 기운이 몸을 감싸고 있었어. 그림자가 진하다고 할까, 정체를 알 수 없는 무언가에게 혼을 빼앗긴 것은 예감이 들었지. 나는 그게 신경 쓰였던 거야. 아마 그건 원념이 아니었을까.]

A군, 아직 네가 그 조사 기록 노트를 가지고 있다면 하루빨리 불태워 버리기를 바랄 뿐이다.





출처: https://vkepitaph.tistory.com/1489 [괴담의 중심 - VK's Epitaph:티스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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