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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곳에 앉은 오리들앱에서 작성

Ajar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4.05.06 23:56:04
조회 86 추천 2 댓글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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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nada!

캐나다의 작가 케이트 비턴이 그린 2005년의 회고만화로, 2022년에 출간돼 아이스너상을 비롯한 각종 만화상을 수상하고 언론과 평단의 찬사를 받았다.

문송하게도 4년제 대학에서 인류학을 전공해버린 작가는 넉넉치 못한 가정 형편에서 학자금 대출을 갚기 위해 그녀의 전공과 원했던 직군으로부터 가장 멀리 떨어져 있을 곳, 기름 광산, 노가다의 일선으로 떠나게 된다.

목표는 한 가지, 대출금을 최대한 빨리 갚고 전공을 살려 원하는 곳에서 일하기 위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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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를 보지 않더라도 북미대륙의 오지, 척박한 노가다 현장에서 4, 50대 남성들 수백명 사이에 떨어진 20대 초반 대졸 여성이 겪게 될 고충과 눈살 찌푸려지는 당혹스러움은 요즘 젊은 세대라면 얼추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최근 9시 뉴스에도 공공연하게 전파를 탄, 모 기자회견에서 터져나온 '개저씨'라는 단어에 있어 모두가 그 맥락을 각자 경험하지 않았던가?)

자기파괴적 술과 마약, 공업단지 지역주의와 성비 50대1의 마초이즘의 온상, 외면받는 노동자의 목숨과 환경 파괴의 최전선인 그곳에서 2년을 보내며 작가는 돈을 벌고, 대가를 치러야 했다. 이 만화는 이십대 초반이었던 그녀가 겪었던 2년의 경험을 밀도 높게 회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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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만화가 전직 미국대통령이 올해의 책으로 추천되고 각종 언론과 만화상에서 그토록 높은 주목과 찬사를 받았던 것에는 분명 시대정신을 관통하는 주제들인 환경, 노동, 젠더를 둘러싼 고독과 폭력의 시의성이 분명 적지 않은 역할을 했을 것이다.

그러나 이 만화가 담고 있는 작은 성취와 큰 성취는 분명 그런 종류의 가산점만으로 절대 후려칠 수 없는 것이다.

사람들이 함께 살아감이 얼마나 복잡하고 다층적인 상호작용인지, 내 옆에 있는 사람 하나하나의 삶은 또 어떠한 것일지 고민하게 해준다. 본인이 겪었던 비합리적이고 암울한 경험에도 불구하고 작가는 사람을 편하게 악마화하고 재단하지 않는다.

평범함과 정상성을 가진 착한 이들이 그곳 오일샌들에서 지내기 때문에, 지내야했기 때문에 생겨나는 창발과도 같은 폭력성. 자각 없는 잘못과 다르게 기록되는 기억들. 작가는 선악의 이분법으로 집단을 재판하지 않는다. 그럼에도 잘못과 피해자는 분명하게 남는 법이며, 이것에 대한 대다수 독자의 판단만은 당연한 것이지만...

작가는 그녀에게 아무런 해도 가하지 않았던 수백명의 좋은 동료들을 거듭해 언급한다. 작가의 말에서 암으로 세상을 떠난 그녀의 동료가 암에 걸리자 가장 먼저 모금을 했던 오일샌드 탄광의 동료들을 언급한다. 오일샌드의 시간이 한 인간을 재사회화하여 '오일샌드 안의 인간'으로 만들더라도, 변하지 않는 것은 있는 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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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리 얘기하면 당시 2005년에는 이만치 주목받을 수 없었던(주목받아야 했던), 인간의 존엄과 모순, 그리고 더 나은 공동체와 존중에 관한 호소가 20년 가까이 지난 지금 우리 곁에 시의적절하게 찾아왔다고 볼 수 있겠다.

(누구의 의지와도 상관없이)무거워지는 화두와 이야기에 비해 그림은 매우 단순하지만, 일상 에세이를 옮기기에는 퍽 충분하며 다른 건 몰라도 표정 묘사만큼은 상당해서 간단한 선으로 이루어진 주변 캐릭터가 그 표정을 지었던 한 사람임을 상기시켜준다.


이 만화는 SNS도 스마트폰도 발달하지 않았던 2005년, 환경과 노동권의 목소리가 점차 높아지던 시기, 북미지역 제2페미니즘 물결이 미약하게 지나간 캐나다 서부의 탄광단지에서 4년제 대학을 졸업한 여성 작가가 2년간 겪은 광산 노가다라는, 굉장히 특정한 맥락성을 가지고 있지만

외부와의 연락이 단절되고 한쪽 성비가 압도적이며 육체노동이 주가 되는, 특수한 위계와 규칙이 있는 격오지에서 무례함, 야만과 부대끼며 약 2년을 보낸 경험이 있는 대한민국의 특정층이라면 분명 공감할 수 있는 맥락이 있지 않을지?

물론 일상적인 자신만의 오일샌드를 겪고 있는 많은 이들에게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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