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에서 난 모 집단의 대표였음. 시대는 현대인데, 대략 300명인 우리 집단은 그 1000배인 30만명의 대군과 싸워 이겨야만 했음.

우리는 각자 서너명씩 빈 아파트 각층을 점거하고 기다리는데, 당연히 너무 절망적인 상황이니까 자살하는 애들도 있고 도망치고 싶다는 애들도 있었음.(물론 도망친다고 무조건 사는것도 아니고 사실상 포위된 상태라 그나마 죽는게 확정인 전투보단 나은 편이었음)

나는 그 집단의 리더로서, 어차피 지는 싸움이라면 대표인 나만 죽는 편이 낫고 조금이라도 살아남는 편이 좋다고 생각해서 도주도 허락하고 장려했는데, 내심 결전, 즉 확정적 죽음이 다가올수록 공포가 몰려오기 시작했음.

도망치고 싶다, 싸우고 싶지 않다, 하지만 난 대장이기에 도망도 칠 수 없다, 죽을 수밖에 없다, 무섭다... 그런 마음이 커지고 커져서 한계에 다다른 그 순간, 나는 눈을 번쩍 뜨며 꿈에서 깼음

사실 여기까진 흔한 악몽인데, 그 다음에 나도 모르게 '뭐야, 도망칠 수 있었잖아' 하고 중얼거리면서 히죽거렸는데, 그 순간 몸에 소름이 쫙 돋음...

진짜 현실하고 구분 모호한 꿈이 제일 무서운듯... 그 비열한 감정과 안도감이 현실까지 그대로 찾아왔으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