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1 때 존나 띠꺼운 여자애가 있었음.
필리핀 혼혈 튀기년이었는데.

대놓고 틱틱대고 싸가지 없어서
여자애들 사이에서도 민심 안 좋았음.

그래도 다른 학교 잘나가는 애들 시녀질 해서 그런가
딱히 터치는 없었음.

근데 언젠가부터 반에 물건이 하나둘씩 사라지는 거임.

처음엔 가볍게 볼팬, 샤프, 지우개처럼 문구류였는데
어느 순간 체육복 바지, 현금처럼 선을 넘는 거.

사실 애들은 문구류 없어질 때부터 눈치챘음.
우리 반에서 물건 훔칠만한 애가 위에 있는 년밖에 없었거든.

다른 반에도 도벽있다고 소문난 남자애 있긴 했는데
걔가 우리반까지 원정 뛸만한 배짱은 없는 새끼라
위에 튀기년이 범인이라고 기정사실화됨.


남자애들 뿐만 아니라 여자애들도 화장품 몇 개 당한게 있었는지. 평소엔 어울리지도 않다가 이때는 하나로 똘똘 뭉쳤음.

그렇게 함정수사가 시작됨.


우리 중학교에선 상장 주면 부상으로 문상도 줬거든?

그거 받은 애가 자진해서 희생하기로 함.

문상 받은 거 여자애 없을 때 사진 찍어서 일련번호 알아두고, 방과후 때 우리 반에선 아무것도 안 하는 거 이용해서

대놓고 책상 서랍 안에 두고 훔쳐가게 만들었음.

그런데 아니나 다를까 훔쳐가더라.

그렇게 하교 시간이 되고 나랑 몇몇 남자애들만 남아서
걔 사물함 까봤는데 문상 있었음.

문상 뿐만 아니라 체육복 바지도 몇벌 있더라.

그래서 다음날 조회시간 전에 여자애들이 걔한테 이니쉬 검.

은근히 살살 긁음.

그랬더니 싸울려는 분위기 형성돼서 문상 얘기 꺼내고
사물함 깜. 사물함엔 당연히 문상있음.

걔는 일단 문상 지 꺼라고 우김.
우리가 일련번호 찍은 거 보여줌. 바로 즙 짜버림.

쌤한테 일름보함. 쌤 당황했는지 횡설수설하다가 아침조회 끝나고 몇몇 애들 데려가서 물어봄.

근데 쌤년 평소엔 좆지랄하면서 옳은 소리만 하던 년이었거든? 대충 방관자도 가해자다. 고로 학교 폭력 일어나면, 아무것도 안 한 너희도 가해자나 다를 거 없다. ㅇㅈㄹ하는 년이었음.

그런데 그때는 누가봐도 일 만들고 싶지 않은 기색이었음. 씨발련.

하교 시간에 우리반만 남아서 걔에 대한 감성팔이 시작하더니. 결국 대국민 사과하고 끝남 ㅋㅋ...

이때 선생들 중에 병신 많다는 걸 처음 알게됨. 초딩 땐 선생님들 다 참선생이셨거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