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딩때 기숙사 살앗는데 공부 좀 하는 친구 A가 잇엇음

기숙사 살면 다 같은 교실에서 야자하니까 대충 누가 열심히 하는지 다 아는데 걔가 영어 공부를 과장없이 진짜 단 하나도 안하는거임

우리는 토요일 오후에 기숙사 나가서 일요일 저녁에 들어오니까 밖에서 할 시간도 없고 수업시간에 했다고 하더라도 같은 반 친구들이 보잖음?

아무리봐도 영어공부 하나도 안하는데 물어보면 자기는 이미 다 했대

그렇게 영어시험 전날에 나랑 내 친한 친구 B랑 방에서 본문 외우다가 걔가 갑자기 A한테 영어 답지가 있는거 같다고 함

근데 나는 놀라지 않았음 왜냐하면 나도 같은 생각을 하고 있었거든

발단은 공부 잘하고 열심히 하는 애가 특정 과목을 아예 안하는게 존나 이상하잖음?

근데 이거만으로는 당연히 답지 있다고 생각할 수가 없지 중요한건 걔가 영어선생님이랑 진짜 존나존나 친밀한 사이라는거임

우리는 지역이 작아서 같은 중학교에서 같은 고등학교로 진학하는 비율이 5할이 넘음 심지어 재단도 같아서 선생님들도 중학교 갔다가 고등학교 왔다가 그럼

그 영어선생님도 중학교에서 올라왔는데 중학교 때 A라는 친구의 담임도 했었고 많은 학생들 중에서도 특히 친한 사이였음 쨌든 일반적인 사제관계는 아니라는거

이어서 말해보자면 B가 A 자는 사이에 핸드폰 보자고 함

당연히 그러면 안되지만 어쨌든 우리는 4퍼센트 1등급 두고 경쟁하는 사이에 부정이 있는건 너무 불리하다고 생각을 했고 지문으로 풀어서 가져옴

갤러리 봤는데 아무것도 없음 그래서 아 아닌가보다 하려다 최근 삭제한 사진 들어가봤는데 실제로 답지가 있더라

답지 있는거같은데? 라고 생각은 했는데 실제로 답지가 있으니까 너무 당황스럽고 좀 무섭기까지했음 일이 너무 커질까봐

그래도 알릴건 알려야지.. 다음날 아침에 학교가서 부장선생님한테 말씀드리고 영어시험은 미뤄짐

걔는 0점처리되고 영어선생님은 중학교로 내려감

나도 수시로 대학 왔고 덕분에 정시였으면 꿈도 못꿀 정도 명문대 진학했는데 그거랑 별개로 이 제도 자체는 너무너무 허술하다고 느꼈음

인생의 당락을 결정지을 수도 있는게 시험 한번한번인데 일개 교사들한테 좌지우지 될 수 있다는게 좀 그렇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