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래저래 멀리 가는 산행이 불발되면

가까운 뒷산 가는게 만만하고 참 좋지요.

몇해전 약수동 살 때는

계획없는 쉬는날은 무조건 북한산으로 갔고

최근 성남에 3년정도 살 때는 남한산성을 자주 갔지요.

북한산이야 자주 갈 때나 지금처럼 어저다 한번 갈때나 늘 풍경이 좋았고

남한산성은 길도 많고 주변 산들을 연계해서 가는 길도 많았어요.

성남시계 산행로도 다니고 광주로 이어지는 길도 다니고

하남이나 마천쪽으로도 다니고...

근데 지금 이곳의 뒷산은 작고 아담하여

이제 삼개월 남짓 지나니

웬만한 길은 다 다닌거 같네요.

그 때문에 좀 아쉽기는 하지만 최근의 뒷산은 멋진 조망을 보여주며

아쉬운 마음을 달래 주네요.

지난주에는 좀 늦은 오후에 올랐는데

밤에 오를 때 유심히 보지 않았던

비석들을 곰꼼하게 읽어 보며 올랐습니다.

근처에 삶의  귀감이 될만한 선생들이 쉬고 있네요.

산길을 가려다  서울 둘레길 표지 따라 가봅니다.

이 포장된 길은 망우리공원묘지의 순환도로입니다.

순환도로를 돌다 서울둘레길을 따라

용마산쪽으로 갑니다.

용마산 조금전 깔딱고개인근에 다가가니 안산 인왕산 북한산 도봉산이 한줄로 쭉 서있네요.

시원한 풍경이었는데 바람도 참 차가운 날이었습니다.

그 반대편으로는 좌측으로 예봉산, 적갑산 갑산을 이어 백봉산, 천마산으로 가는 능선과 검단산에서

용마산 그리고 자주 가던 남한산성의 능선들도 보이구요.

남산 뒤로 해가 지는군요.

생각해보니 이 시간대에 이곳을 오른건 처음이었어요. 주로 야간에만 올라서...

용마산 정상 직전에 아차산으로 넘어갔습니다.

낙타고개에서

고구려대장간마을~ 우미내로 하산했는데 조용하고 좋았네요.

내려오면서 전망대도 있고 큰바위 얼굴이니 뭐니 있었는데

이미 밤이 어두워 구경을 못했네요.

다음에 낮에 한번 와봐야겠습니다.

금주에는 오늘이나 내일 쯤 강원도에 갈 계획이었는데

갑자기 일이 생겨 도 못가게 됐네요.

이럴때는 뒷산 가야죠.

점심 때 쯤 가려고 했는데 앞이 안보이게

눈이 오길래 점심먹고 조금 기다리다 올라갔습니다.

평일이지만 동엔 어르신들이 간혹간혹 보입니다.

이렇게 눈이 오면 평범했던 뒷산의 풍경도 특별해지네요.

날씨가 참 불규칙했어요.

한쪽은 파랗고 한쪽은 먹구름에 바람불고 눈이 오다 말다 하고...

데세랄로 찍어보려는데

이번에도 밧데리를 빼놓고왔네요.

이거 참  답이 없네....

나무마다 눈꽃이 피니 여기가 설악이나 지리거나 한라산이거나

뭐 다를것도 없어 보입니다.

기분좋게 천천히 길을 다닙니다.

어제 만난 등갤러의 결혼 소식에 기분이 좋아 과음을 좀 했는지 속은 별로였지만

좀 걷다보니 금방 좋아지더군요.

구름사이로 해가 들었다 나왔다...

용마산으로~

이쪽은 봉우리마다 보루들이 참 많습니다.

이런 풍경을 만날때는 사진기가 아쉽더군요.

한강이 하얀색이 됐네요.

깔딱고개에 다시 왔습니다.

불암산 쪽은 파란 하늘~

이 봉우리에 설치된 계단이 570개라네요.

뭐 청계산 이런데 생각하면 양호한편~

요즘 많이 쓰는 표현으로 계단 극혐

용마산 직전에서 까마귀떼 구경~

바람도 많이 불고 구름은 카오스~

용마산 정상 찍는데

만나기로한 후배와 통화가 되어 하산~

해 질때까지 있고 싶었는데 좀 아쉬웠네요.

정상에서 생각해보니

용마폭포공원(옛날 채석장) 쪽으로 안 가본거 같아 사가정역쪽으로 향합니다.

짧고 가파른 화끈한 길이었네요.

내려가는 내내 조망이 열리던...

시시각각 하늘이 변하던 재미나는 짧은 산행이었네요.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