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심 먹고 그늘아래 몸을 식히다

다시 희운각을 향해 갑니다.

이번 산행의 주요 목적중에 하나가 희운각에서 자고 후배님을 만나 한잔 하는건데

이 추세라면 너무 일찍 희운각 도착이라 최대한 천천히 가봅니다.

이미 천천히 가고 있지만  좀 더 적극적으로최선을 다해  천천히 가봅니다.

구경도 하며  사진도 많이 찍어가며

이 구간은 너무 뜨거워서 좀 빨리 이동~

용아장성 보면  와호장룡이 왜 떠오를까?

영화의 마지막 장쯔이가 몸을 날리던 중국의 그 산이 떠올라요.

울산에서 금강산 가다 지각한 바위

가끔씩 함박나무꽃이 몇개 피어있네요.

좀 아까 넘어온 1275

겨울에 처음 왔을때 무슨 개미떼 처럼 저길 오르는 사람들 보고 받은 감정이 떠올랐습니다.

"헐"

이제 희운각까지 얼마 안남았네요.

구석구석 눈에 사진기에 가슴에 모두 담아봅니다.

언제 또 오게 될지 모르니...

사진 데이터야 한순간에 날아갈 수있겠지만

머리에 가슴에 담은 데이터는 죽을 때까지 가겠지요.

아니면 구글 포토에다 올려야 하나...

다시 용아장성을 보며  내일은 백담사로 가기로 ~~

마치 길 같아 보이지만 길이 아닌

외옹치나 중앙시장  혹은 수복탑의 회 한접시, 막국수나 물회가 떠올라

잠시 천불동으로 내려가는 유혹에 빠져 보기도 합니다.

지나온 길 다시보기

 중청 소청이 분리되어 보이면 다 온거죠.

다 내려와 땀흘리며 지도보는 외국 아저씨와 인사를 나눴는데

대충 어디서 올라왔니 어디로 가니 하고 물어보니 자기 코스타리카에서 왔다고...

뭐 이태원 영어라 말이 안 통하는 듯

최대한 천천히 왔는데도 오후 2시쯤이었네요.

저녁까지 멍 때리고 대피소에 있는 후배와 저녁먹고 취침~

가뭄이 심각하여 계곡은 바짝 말라있습니다.

다음날 아침 천불동계곡 하산의 유혹을 뿌리치고

소청을 향해 갑니다.

희운각 건물  왼쪽 끝에 손 흔드는 모습이 보이네요.

이 방향으로 내려온적은 많은데 오르는건 이번이 두번째인 듯

오늘은 너무 천천히 가면 안되지만 소청까지는 어쩔수 없이 천천히~

저 바위아래에서 기념사진 찍던 추억

신선대 넘어 바다를 땡겨봤는데 오늘도 어제에 이어 뿌연 여름 날씨입니다.

대청봉은  안갈 생각인데 아마도 가게되면  오색으로 하산하게 될 듯...

잠시 꽃구경도 해가며

가다보면 어느새 소청입니다.

이번 산행 마지막으로 보게될 바다 풍경을 다시 눈에 담고

중청 골프공도 한번 봐주고

(중청에 있는  통신사 중계기가 강한 바람에 쓰러져 희운각에엔 전화 인터넷 모두 안되네요. LTE 데이터만 됨)

백담사를 향해 갑니다.

새로 지은 소청산장은 처음입니다.

희운각도 곧 새로 만든다던데 아마 이런 분위기일까요?

깨끗하네요.

산장이 대피소가 되고 길도 조금씩 변하고 사람도 변해가겠지만

여기서 바라보는 이 풍경들은 앞으로도 변하지 않겠지요?

와호장룡...아니 용아장성

예전에 와서 용아를 바라보던

그 자세 그대로 한참을 내려봤습니다.

봉정암에서는 뭔 공사를 하는지

바위뚫는 기계음 소리가 내내 들려 재빨리 하산~

사자바위옆에서 잠시 아래구경

또 다시 만난 다람쥐 형님

얼마나 길을 막아서던지 한번은 밟을뻔했네요.

꼭대기쪽은 물이 말랐고 좀 내려오니 물이 보입네요.

여전히 맑고 깨끗한...

이번에 만난 다람쥐 형님은 너무 무섭게 따라붙길래 결국 땅콩 두개 조공

맛나게 잘 드시더니 쿨하게 보내주시네요.

아래로 내려올수록 물이 좀 많아지나 싶더니

가뭄이 심각하긴 한지  계곡물이 많이 없습니다.

깨끗한건 여전했지만...

이렇게 물이 별로 없는건 처음 봤어요.

수렴동대피소(누구에게는 펜션 혹은 주점)에서 마지막 남은 라면한개 끓이고

어제 해서 비닐에 담아놓은  밥을 먹고

저녁 때 서울에서 약속이 생겨 좀 급히 내려가 봅니다.

여기서 백담사까지의 길은 작은 언덕 두세개를 제외하고는

거의 평지에 가까운 걷기 좋은 길입니다.

길 구경하며 좀 서둘러 하산을 했는데

마추치거나 지나치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불자시네요.

불심의 힘은 참 대단합니다.

허리가 굽은 할머니도 봉정암가서 치성을 드리려고 한발 한발 오르시는거 보면...

잠시 계곡에 들어가 발을 담그고 싶은 욕망이 생겼지만

약속을 했으니 얼른 내려가야겠지요.

이런 저런 길을 지나

영신사도 지나고

다시 이런 저런길 지나면

 백담사

버스타고 내려와 용대리에서 3시 차타고 귀경했네요.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