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 친구가 아직 어려서 뭘 많이 모르는거 같은데 답해줄게.

1. 등산이나 산악 관련 구보, 행군 등은 나이하고 상관도 없고 육상에서의 체력 (뭐 1.5km 몇 초 뛰네, 벤치를 몇개 하네 등)하고 상관이 없고 경험이 좌우하긴 하지만 때때로 경험자들도 낙오하기도 하고 그때그때 상황에 따라 천차만별이야. 그니까 20대의 패기네 하는 소리가 어불성설이란 말이지. 당장 군대에서도 27사단에 화악산 있는거 아냐? 거기가 체대생 출신들도 낙오한다는 데거든? 그런가하면 나이 40-50먹은 주임원사도 날아간다는 생각이 들만큼 잘 탈 수 있는게 또 산이야.

2. 그리고 세상에서 제일 멍청한 자랑중에 하나가 체력자랑 (쉽게 말해 힘자랑) 뭐 한라산을 몇시간 만에 올라갔다 왔네, 배낭 30kg를 지고 갔다왔네, 사낭(모래주머니)를 차고 갔다왔네. 등산이나 달리기의 궁극적 목적이 건강이고 심폐력, 근력, 지구력, 폐활량, 관절건강 등인데 거기에 무리해서 몇 키로 메고 갔다왔다 이게 자랑이 아니야.

3. 그리고 히말라야 14좌 (요즘엔 16좌라고도함) 물론 8,000미터급이니까 국내 산들하고는 클래스가 다르겠지. 근데 또 어리석은 오류중의 하나가 산을 높이(해발) 갖고 난이도를 평가하는거. 그리고 에베레스트던 K2던 칸첸중가던 정상을 정복하면 그만큼 성취감은 크겠지만 그것도 해발 한 5,000미터 대 베이스캠프에서부터 조금씩 조금씩 시작하는거고 뜻하지 않은 기상악화나 상황을 만나면 눈앞에서 포기해야 하는거고 그 중에 죽기도 하고 별의별 일 다 있는건데 (물론 한국의 대부분 고산준령도 마찬가지긴 한데 그만큼 개발이 잘돼있고 인적도 있고 기후, 기상이 양호해서 그런거지 똑같은 상황이면 얄짤없음). 산이라는게 무궁무진한 변수를 갖고 있는거라 딱히 일반화할 수 있는게 아니야.

4. 그리고 관악산... 어떻게 보면 그냥 서울에서 과천에 걸쳐있는 629.1미터 짜리 별볼일 없는 동네 뒷산이야. 근데 관악산도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서 종주코스의 예행연습이 될 수도, 좋은 훈련장이 될 수도 있는 산이라는거.

5. 그리고 넌 일단 기본적으로 겸손이란걸 모르는거 같다. 어지간히 이런 커뮤니티 사이트에서 선배들이 지적을 해줬으면 한번쯤 되새겨서 생각해 볼만도 하건만, 끝까지 너 잘났다고 우기는거 보니. 보통 체대 다니는 애들은 인내심과 겸손은 기본으로 어느 정도 갖고 있는데 넌 왜그러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