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가까운 계룡산을 갔다. 버스에 앉아 같이(?) 산행하게될 탑승하는 처자들을 감상하는 와중에 근교산행중에 전형적으로 보이는 백형 스타일

남자가 보였다. 간편한 일상복. 평소에 쓸듯한 백팩. 300미리는 될듯한 운동화.  딱하나 간지나는 고글과 그리고 어울리는 얼굴

뒤따로오는 백딸. 전형적인 백딸은 아니더라. 모가 한국인인듯. 빈자리 하나가 있어서 바로 앉아서 얼굴은 못 봤지만 당연히 이쁘겟지. 동서양의 조화인데.. 초딩 3~4학년정도로 보였다.

가다가 노인이 옆에오니 당연히 백형이 일어나서 자리를 양보한다.. 그리곤 별거없이 산에 도착.

각자 갈길 간다. 그리고 별거없고... 별거없고... 별거없이 계속 간다.

능선에서 마주쳤다. 백형과 딸은 정코스로 돌았고 나는 역코스로 돌았지.

마주친 지형이 좁은 너덜길이라 지나가게 기다리느라 보고만 있었다.

백딸이 아무래도 동네에서 친구들과 놀다가 끌려온듯. 그리 험한 길도 아닌데 계속 미끄러진다. 그냥 운동화인데 그마저도 바닥이 꽤 닳은듯..

다행이 오르막이라 계속 미끄러져도 넘어지지는 않더라.

바로 쑈킹하더라고..

바로 뒤에 백형은 전혀 도움의 손길을 내밀지 않는다. 그냥 바로뒤에 딱 서서 백딸이 네발로 기어오르다 계속 미끄러지는것만 바라보고있더라.

우리랑은 정서가 완전히 다르지.

쪼매난게 고생하는거 같아 보다못해 내가 위에서 모서리 밟아라 어쩌라 하다 내 손 잡아라~

백딸 간단히 쌩까고 그렇게 올라가고 백형도 묵묵히 뒤따라가고..

사자 새끼들 가르킨다는 그런 방식인거냐. 정글가서 살것도 아닌데 심하게 산 태우네.. 하며 다음엔 이쪽 코스로 가라며 김치종특 남일에 참견하기로 마무리하고 빠이짜이젠 각자 갈길 갔지만  백형새끼들은 왜 그런거냐

새끼들이 산타다 보면 등산화 신은 새끼가 없어. 옷이야 여름이니 편하게 입었다쳐도... 바로 얼마전에 인적드문 곳에서 마주칠땐 인사 한마디씩 하잖냐. 백형이 김치걸 델고 올라오길래 난 내려가는 길이라 하이~ 했더니 이새끼가 바로 안녕하세요~ 웃으며 밝은 톤으로 답례를 하는게 아니겠냐. 난이도 좀 있는 지형이라 우리 같음 힘들어서 무덤덤하게 답례로 끝나는건데 순간 움찔했다.  뒤에 김치걸은 전형적인 우리 스타일이지. 반은 정신나간..

쓸데없이 길어졌다만.. 백형과 백딸을 보며 생각을 하게 하는 하루였다. 하긴 김치들이 그런 시츄에이션이었으면 지나가는 김치들이 다 한마디씩 할테지. 백딸 좀 보살펴라.등산화는 신겨라. 어느 길로 가는게 낫다.

ㅅㅂ 졸라 멋진 백형새끼. 백딸년 때문에 지금 생각해보니 도리어 내가 쓸데없이 남 일에 참견하는 오지랖 김치맨 된거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