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갤러들, 나는 등산이 좋다.
등갤러들, 나는 등산이 좋다.
등갤러들, 나는 등산이 너무나도 사랑스럽다.
바위산이 좋다.
흙산이 좋다.
모래산이 좋다.
높은산이 좋다.
낮은산이 좋다.
이름없는 산이 좋다.
유명한 산이 좋다.
위험한 산이 좋다.
사람없는 산이 좋다.
언덕에서, 바위에서,
들판에서, 돌위에서,
눈밭에서,모래에서,
흙위에서,마사토에서
이 지상에서 벌어지는 모든 종류의 등산 행위를 너무도 사랑한다.
정상에서 다른 사람들이 힘든 구간을 올라오는것을 지켜보는것이 좋다.
올라가고 내려갈때 허벅지가 지끈거리고 찌릿하게 될 때면 가슴이 뛰지.
등린이들이 쓰는 싸구려 등산스틱을 어정쩡 하게 쓰며 위태위태 하는것이 좋다
정상에서 감탄을 하며 세상 다가진듯한 행복한 표정을 보면 가슴 속이 후련해질 정도야.
어정쩡한 등린이가 등산스틱과 일반 운동화를 신고 등산 고수인 상대의 관념을 유린하는 것이 좋다.
경치가 너무멋져 몇번이나 뒤를 돌아보며 경치를 감상하는 나와 상대의 모습엔 감동이 느껴지지
중간에 등산을 포기하는 사람들의 정말 안타까운 모습은 참을 수가 없다.
정체된 등산객들이 내 한걸음에 동시에, 등산스틱의 날카로운 금속성 소음과 함께 달그락 거리는 소리들도
최고였지.
가련하고 딱한 등산 1회차 등린이가 잡다한 장비를 들고 용감히 일어섰을 때,
내가 조언을 해준 등린이가 잘 따라오거나 잘 가고있는것을 볼때엔 절정을 느낄 수 있을 정도였다.
어려운 릿지(공룡)코스에 엉망진창으로 당하는 것이 좋다.
필사적으로 가고싶어 했던 도봉산 y계곡을 거치지 못한 모습은 정말로 슬프기 그지없는 일이었지.
등린이들이 대규모 등산 고수들의 물량 공세에 짓눌려 섬멸당하는 것도 좋았다.
별것 아닌 말벌에 쫓겨 다니며 나비처럼 도망다니는 것은 정말 굴욕의 극치였어.
등갤러들, 나는 등산을, 천국도 같은 등산을 원하고 있다.
등갤러들, 산을 따르며 산에 복종하는 등갤러들.
등갤러는 대체 무엇을 바라는가?
더욱 더 강렬한 등산을 바라나?
인정사정없이 무자비한 등산을 원하나?
허벅지와 종아리, 발바닥의 한계를 다하고
천국과도 같은 전등산을 원하는가?
(등갤러: 등산!! 등산!! 등산!!)
그래, 그것이야. 바로 등산이지!
지금 우리는 혼신의 힘을 담은, 그야말로 내려치기 직전의 발과도 같다.
하지만, 저 어두운 심연 밑바닥에서 반세기의 세월을 참고 견뎌온 우리에게,
'보통'의 등산 따위 성에 차지 않는 법이지!
대등산!!
오로지 대등산만이 있을 뿐이다!!
우리는 불과 1개 갤러리에 불과하다.
하지만 제군들은 일기당천! 최고의 고참 등산러 들이라 나는 믿고 있다.
따라서 우리들은 등갤러들로 이뤄진 갤집단 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우리를 망각의 저편으로 내몬 채 곤히 잠든 심장을 두들겨 깨우자.
허벅지를 움켜쥐고 자리에서 끌어내, 다리를 풀어주고 생각나게 해주는 거다.
코에게 산속의 향기를 다시 가르쳐주자.
귀에게 우리들의 스틱과 배낭소리를 다시금 들려주는 것이다.
걍해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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