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집중 수도권 집중이 과도하다고 지역에서는 불만이 많음.

한국도 독일처럼 다극체제 국가가 되기를 원함.

문제의 해결법을 찾으려면 한국이 지금처럼 1극체제가 될 수 밖에 없었던 과정과

다른 나라와의 차이점에 대해서 생각해 봐야함.

국가에서 수도권 몰빵 정책을 펴서 수도권 1극체제가 되었다고 하는데

국가정책이 영향을 준것도 맞지만 온전히 국가 정책만으로 1극체제가 되었다고 볼수도 없음.

부산인구는 1955년 인구 50만에서 1995년 390만까지 8배 성장했고

서울인구는 1955년 인구 157만에서 1995년 1060만으로 6.7배 성장하였음.

서울이나 부산이나 1995년까지도 도시화에 따른 인구 증가율은 비슷했다는 거임.

오히려 한국은 70년대말 부터는 중화학 산업 위주 성장을 이루면서

중화학산업이 주로 위치한 영남권의 경제 성장이 두드러진 시기이기도 했음.

국가가 작정하고 수도권만 키웠다면 이런게 어케 가능함?

본격적인 수도권 1극체제가 시작된 시기는 1990년대 후반부터 라고 봐야함.

그럼 저때 한국이 대체 무슨일이 있었는지 봐야함.

한국은 제조업국가이지만 과거에는 조악한 품질의 물건을 싸게 만들어서 많이 파는 국가였다면

1990년 후반부터 2000년대까지가 본격적으로 고부가가치 제조업/IT분야로 진출하게 된 시기임.

TV시장은 CRT에서 LCD로의 교체시기와 맞물려 삼성/LG가 세계시장에서 점유율을 크게 높힐 수 있었고

휴대폰시장에서는 스마트폰 시장 개화기에 삼성이 빠르게 대응해서 세계적인 휴대폰 제조기업이 되었음

메모리 반도체 시장에서 일본을 몰락시키고 삼성이 점유율을 키운 시기도 저 때임.

그리고 네이버, 넥슨 같은 IT기업들도 저 시기에 태동해서 지금같은 대기업이 되었음.

과거에는 기업의 실적이 생산력에 결정되었다면 이제는 R&D역량 훨씬 중요한 시대가 되었음.

생산공장이야 고졸이상 학력자 뽑아서 1~3개월만 교육시켜도 되지만

R&D분야는 최소 대졸에서 석사 박사까지 공부한 사람 뽑아 놓고도 1~2년을 교육시켜야 할 정도로 필요로 하는 인력의 수준이 높아져 버림.

그만큼 능력을 갖춘 핵심인력을 확보하는게 중요해졌고

기업의 입장에서는 사람을 구하기 쉬운 수도권으로 몰린거고.

사람이 많아지니 정치인들은 교통대책, 주거대책 마련해야 하고

이게 지속되어서 지금의 수도권이 된거임.

원인과 결과를 바로 봐야함.

정치인들 작정하고 1950년대부터 지방은 망하게 하고 수도권을 키워줄려고

지방에 있는 기업들 다 수도권으로 강제 이전시켜서 수도권 공화국이 된게 아니다.

산업의 흐름이 변하고, 사람이 귀한 시대가 도래하면서 수도권 집중이 가속화 됐고,

임기 4~5년 정치인들은 그때 그때에 필요한 정책을 펼치다 보니 지금이 된거임.

그럼 이런 반론을 제기할 수도 있다.

해외에 독일, 스위스, 네덜란드 같은 국가들의 도시는

한국처럼 과밀하지 않은데도 고부가가치 산업 잘만 키우는데 한국은 왜 수도권에만 몰려 있냐?

미국의 빅테크 기업들이 다수 위치한 샌프란시스코 베이 에어리어 광역권 인구도 860만 밖에 안되거든.

미국이나 유럽의 도시들이 상대적으로 적은 인구에서 고부가가치 산업을 키울 수 있는 이유는 간단해.

단순히 그 국가, 그 지역에서만 인재를 수급하지 않으니까 이게 가능함.

저 지역들은 전 세계인을 대상으로 인터뷰를 진행해서 사람을 뽑음.

굳이 광역권 인구에 의존할 필요가 없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작은 인구로도 고부가 산업이 발달할 수 있는 거임.

이게 가능한 이유는 영어가 세계어이고 유럽이나 미국이나 라틴문화권이라 영어를 배우기도 매우 쉬움.

저 지역에서는 전세계에서 모인 고급인력들이 일 할 때는 사실상 영어를 공용어로 사용하기 때문에 언어적 장벽이 낮음.

그리고 저 지역들에 위치한 글로벌 기업들은 한국에서는 상상하기 어려운 수준의 보상을 해주기 때문에 전세계에 우수한 인력들이 저 곳으로 모여듬.

아쉽게도 한국은 위의 두가지 이점을 가기지 못한 국가임.

요즘 영어 잘하는 사람 많아졌지만 영어를 잘 한다는게 같은 라틴 문화권인 유럽인보다 한국인이 훨씬 어려운게 사실이고

그렇다고 한국의 기업들이 직원들에게 막대한 보상을 해주는 기업도 없잖아. ㅋㅋ

이러다 보니 한국의 기업들은 큰 돈주고 스카웃한 극소수의 세계구급 인재와 다수의 한국인 인재들이 똘똘 뭉쳐서 지금까지의 신산업을 이룩해 왔던거임.

지금같이 수도권에 인구 집중시켜도 간신히 이정도 하고 있는데

다극체제로 가자? 이건 배부른 소리인거다.

다극체제로 가기 위해서는 위에서 언급한 두가지 선결과제가 해결 되어서 전세계에서 인력을 수급할 수 있는 구조가 되어야만 한다.

안그러면 나라 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