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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이 모른다는 표현을 쓰지 않는 이유앱에서 작성

ㅇㅇ(223.33) 2024.10.05 10:31:24
조회 65 추천 0 댓글 1
														

미국에 와서 받은 문화충격 두가지 중에 하나는 인사문화였고 또 다른 하나는 모르는 것을 모른다고 해도 된다는 것이었습니다. 한국에서는 윗사람이 뭘 물어보거나 회의시간 중에 질문을 받았을 때 "모른다"는 식으로 직설적으로 말하면 욕먹습니다. 미국에서는 I don't know나 I have no idea라는 표현을 직설적으로 말해도 아무런 문제가 없더군요. 이게 좀 웃기는 일이지만 모르는 것을 모른다고 하지 그럼 뭐라고 해야 하는 것인지 모르겠네요.


한국인들은 대화를 할 때 대화 속에 감정이 실리는 경우가 많습니다. 말투, 억양, 말꼬리, 표정, 제스처과 같은 비언어적 요소가 대화하는데 중요한 요소로 작용하며, 정보의 전달 이상으로 감정적인 요소가 중요한 비중을 차지 합니다. 특히 대화할 때 표정이나 제스처가 과도한 사람, 혹은 남의 눈치를 보면서 괜시리 웃으며 기분 맞춰 주는 대화를 하는 사람의 경우 감정적 요소에 영향을 많이 받는 사람입니다. 한국인의 질문에는 모르는 것에 대해 알려달라는 정보에 대한 요구와 함께, 나 좀 답답해요라는 감정적인 요소도 함께 있습니다. 따라서, 답을 하는 사람은 정보의 전달 + 감정의 충족이라는 두가지를 충족시키는 것이 좋습니다. 그런데, 한국인의 질문에 대해 "모른다"라고 답을 하게 되면 상대방에게 정보를 주지 못할 뿐만 아니라 무책임, 무성의하게 느껴지기 때문에 감정적인 충족도 시키지 못합니다.



특히 회의나 직장상사와의 대화 같은 자리에서 모른다는 표현은 절대 금물입니다. 아는데 까지 설명하거나 애쓰는 모습 정도는 보이는 것이 좋습니다. 설령 완전히 모르는 것이라 하더라고 알아보겠다거나 더 조사하겠다는 태도를 보여야 합니다. 그냥 모른다고 해버리면 무성의한 사람으로 찍힙니다. 무엇보다도 중요한 사실은 한국에서 회의를 하거나 상사와 대화하는 자리는 정보를 주고 받으며 토론하는 자리가 아니라 상사를 만족시키는 자리라는 사실입니다. 모든 정보를 달달 외어서 언제든 척척 답을 할 수 있도록 준비해야 하며, 상사가 좋아하는 프로그램을 사용해야 하며, 상사가 좋아하는 그래프, 표의 포멧을 사용해야 하는 등, 상사를 만족시키기 위해 최선을 다해야 합니다. 회의와 대화의 주도권은 모두 최고 상사에게 있습니다. 질문, 지적, 조언, 건의 모두 상사를 중심으로 진행되며 다른 사람들은 들러리 입니다. 상사의 피드백 역시 철저히 메모해야 합니다. 지적 사항을 받아 적고 더 연구하고 조사해야 할 부분을 계획해야 합니다. 진짜 토론과 정보 전달은 회의 시간 이 전이나 이 후에 동료 혹은 가까운 상급자와 쑥덕쑥덕 하는 것이 좋습니다. 사실 진정한 의미의 토론은 회의가 끝나고 가까운 선임이나 동료와 커피를 마시거나 담배를 피우면서 이루워 지는 것이 태반입니다.










모른다는 표현은 절대 금물인 한편, 모호한 표현 역시 최소화 해야 합니다. "추측하건데, 예상하기로, 제 생각에는"과 같이 주관적인 의견이나 불확실한 표현은 하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특히, 분위기가 험악한 회의라면 이런 표현은 발표자를 곤궁에 빠트릴 수 있습니다. 한국 사회는 불확실성회피가 높아서 확실하지 않은 것에 대해 관망하는 관용적 태도가 부족하거든요. "대략, 약간, 어느 정도, 아주, 월등히"와 같이 수치에 대한 모호한 표현도 별로 좋지 않습니다. 특히, 확실한 데이타를 확보하지 않은 상황에서 이런 표현을 쓰는 것은 위험할 수 있습니다. 회의 시간에 이런 표현이 자주 나오면 "증가 했다는게 도대체 얼마나 증가했다는 거야!"라는 역정을 들을 수도 있습니다. 가급적이면 두배 증가했다거나 1.5배 증가했다는 식으로(그 수치가 정확하지 않아도 일단 그렇게 말하는 것이 좋습니다.) 표현하는 것이 좋습니다.







한국인은 미쳤다라는 책을 쓴 프랑스인 에리크도 그의 책에서 이런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높은 사람이 오면 수치와 도표는 물론이고 모든 것이 완벽해야 했다. 그래서 도로는 아니더라도 마당과 사무실은 깨끗이 치웠다. 방문자가 절대 들어갈 일이 없는 공간도 예외는 아니었다. 의전이 그랬다. 누가 온다는 소식만 들어도 긴장하는 법인장은 내게 똑같은 말을 되풀이했다. "모든 게 완벽해야 합니다. 알겠습니까? 완벽해야 해요.""







이런 류의 꼼꼼함이 당장에는 그럴싸하게 느껴질지 모르지만 회의가 끝나고 실전에 들어가 보면 허탈할 정도로 무의미한 경우가 허다합니다. 회의 시간에 꼼꼼하게 따지고 A 플랜, B 플랜, C 플랜까지 완벽하게 새워도 현실은 계획데로 돌아가는 것이 아니니까요. A와 B가 아닌 것 같아서 C를 선택하고 C-1, C-2, C-3을 계획하고 C-1을 하다가 C-1-1에서 막혀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 A, B, C를 검토해야 하는 경우가 허다합니다. 이런 개삽질을 하자고 그토록 회의를 준비하고 따지고, 역정을 내었던가라는 회의감이 들 정도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인들은 완벽하게 계획하는 것을 좋아합니다. 본인이 완벽하게 준비하면 세상도 완벽하게 화답할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 같습니다. 무슨 결정에 도달하건 간에 한가지 확실한 것은 사람을 지치게 한다는 것이죠.



한국 뿐만 아니라 일본, 그리스, 포르투갈, 러시아 같은 불확실성회피가 높은 국가들도 약간 이런 분위기를 가지고 있습니다. 미드웨이 해전에서 미군이 일본군보다 함정과 전투기에 있어서 열세였음에도 불구하고 이길 수 있었던 이유 중의 하나가 낮은 불확실성회피입니다. 일본군은 완벽하게 짜인 명령체계와 작전계획을 가지고 전투에 임하였지만, 미군은 상황에 따라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는 체계를 가지고 있었죠. 미드웨이 해전은 근대전에서 유일한 해군과 공군을 동원한 해상 항모 전투입니다. 전투 교범에도 없는 새로운 전투를 치르는데에 있어서 완벽함 보다는 유연함이 더 우세했습니다. 일본군은 갑자기 닥친 변수에 계획이 와르르 무너지자 패닉에 빠져 우왕좌왕 했던 반면에 미군은 상황에 따라 새로운 명령을 내릴 수가 있었습니다. 군인들이 하는 전쟁이 이럴진데 기업 경영이나 과학자들의 연구는 더 말할 나위가 없습니다.



미국에 와서 가장 편하게 느껴졌던 것이 직설적인 표현을 해도 된다는 것이었습니다. 또, 내가 직설적으로 표현하는 만큼 상대방이 그렇게 해도 받아들인다는 것도 좋았습니다. 대화 상에 우회적 표현이나 은근한 강요, 밀당 같은 것이 없고 있는 그대로를 받아들일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그 중에서 모르는 것을 모른다고 말해도 된다는 것이 가장 편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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