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위에 오빠가 하나 있었는데 어릴때부터 난 그냥 스트레스푸는 샌드백이었음.

부모님이 옛날사람이라 첫째에다 아들이라 좀 심하게 오냐오냐 키웠어.

오빠가 잘생기고 키도 컸고(초급식 졸업할 때 175였다) 전교회장에 인기많고 공부도 잘했어.
우리집 엄청 극서민인데 배우고싶다는거 갖고싶다는거 다 해주고 나는 그냥 덕선이처럼 키움.

오빠는 밖에서는 완벽맨인데 집에만 오면 그 스트레스를 나한테 품. 못생겼다고 밖에서 아는척도 하지 말라하고
컴퓨터나 물건 건드리면 개패듯 패고 조금이라도 트집잡히면 존나 갈굼.
엄마아빠는 그러게 왜 니 오빠 성격 건드리냐고 나한테 뭐라하고 심지어 나 하루 이뻐해주는 조건으로 만원씩 주고 그랬음

나랑 3살차인데 중 1때까지 그랬던것같다.

그 뒤로 부모님 이혼하셔서 나는 엄마랑 살았는데 난 내가 존나 찐따고 맨날 따당했는데 그게 다 오빠때문이라고 생각함.
자신감 부족에 맨날 움츠려있고 그랬으니깐.
오빠 없으니깐 친구도 잘 사귀고 질안좋게 놀기도 함.

그러다 엄마 경제사정으로 아빠랑 살게됐는데
오빠는 공부 존나 못함. 초딩때나 잘했지.
그래서 추가모집하는 지잡대가고
나는 학원한번 못다니고 서울에 좀 좋은 대학감.
이때부터 좀 편해지겠지 했는데
아빠는 오빠한테 실망한걸 나한테 보상받으려하고
오빠는 지 스트레스 나한테 품.

나 원래 장난기도 많고 인사성도 바른 개초딩이었는데
다시 같이 살고나서부터는 집에서 세마디했다.
안녕히주무셨어요 다녀오겠습니다 안녕히주무세요
근데 외박도 안되고 용돈도 한달에 30만원 받고
오빠는 자취에 카드도 주고ㅋㅋㅋ
그나마 공부라도 잘했으니까 관심줬지
그마저도 못했으면 나 공장가서 집에 빨대꽂힐각이었음

그러다 너무 심적으로 외로워서 방학때 알바 2달해서
100만원들고 고시원들어감.
통학할시간에 알바하고 공부하니까 오히려 생활이 잘되더라
스트레스 받을 일도 없고 집안일 안해도 되고.
아빠랑 오빠는 나 찾을라고 학교뒤지고 별짓다했는데
내가 인연끊을 각오로 안들어간다했고 그 뒤로 집에 손벌린 일도 없어
좀 외롭긴했는데 집에 있었어도 느꼈을 외로움이야.

니가 잘못했던일도 많았다고 했지? 나도 그래.
오빠 성격 ㅈ같은거 알면서 오빠 물건 욕심냈던거.
딸이 되서 집안 분위기 살리진 못할망정 문제일으킨거.
나부터가 진심으로 내 식구라고 생각안하거가 제일 크고.

지금은 졸업하고 직장도 꽤 괜찮은 곳 잡았어.
(4년전 초봉 3200...ㅜㅜ)
회사가 강남이라 집값 앰출타해서..
지하철로 출퇴근하기 편한 곳에 모아둔 돈이랑 대출끼고 전세 잡음. 월세내느니 이자내는게 훨씬 싸다.

40만원짜리 고시원 살다가 500모아서 500에 40짜리 방 잡고
학식먹고 유흥끊고 취직전까지 총 생활비 방세까지 백만원으로 살았다.
그러다가 지금은 부족함없이 덕질하면서 잘산다.

당장 독립했을 땐 힘들겠지. 쪼들리고 춥고ㅜㅜ
근데 필요성을 느끼면 해보는것도 나쁘지않다.

보통은 경제적으로 힘들고 생활유지 안되서 허송세월보내고 집으로 다시 들어가지.
근데 그러면서 아 가족한테 잘해야겠다. 하나는 얻잖아.
집에서 스트레스받고 오히려 시간 뺏기고 할일 못하면 걍 나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