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홈쇼핑 비자금 조성 및 로비 의혹과 관련해 검찰이 강현구 대표이사 사장(56·사진)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법원이 영장을 발부할 경우 강 사장은 롯데그룹 계열사 사장 가운데 처음으로 구속 수사를 받게 된다.

서울중앙지검 첨단범죄수사1부는 강 사장에 대한 사전구속영장을 청구했다고 14일 밝혔다. 구속 여부는 오는 18일 밤늦게 결정된다.

/연합뉴스


강 사장은 지난해 4월 롯데홈쇼핑이 케이블 채널 사업권 재승인 심사를 받을 때 일부 허위사실이 기재된 사업계획서를 미래창조과학부에 제출해 재승인 허가를 받아낸 혐의(방송법 위반)를 받고 있다.

이 과정에서 미래부 등 유관기관에 로비할 목적으로 비자금을 조성한 혐의(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도 추가됐다. 검찰은 강 사장이 회삿돈으로 상품권을 구입해 현금으로 바꾸는 ‘상품권깡’을 하거나 임직원 급여를 과다 지급한 후 일부를 되돌려 받는 방식으로 9억원대 비자금을 만든 것으로 보고 조사를 진행해 왔다.

강 사장은 롯데홈쇼핑과 그룹의 다른 계열사들 간 부당한 내부거래로 롯데홈쇼핑 측에 80억원대 손해를 입힌 혐의(특경가법상 배임)도 받고 있다. 아울러 지난달 10일 롯데홈쇼핑 압수수색에 대비해 직원들에게 컴퓨터 하드디스크 삭제와 회계장부 위치 변경 등을 지시한 혐의(증거인멸 교사)도 적용됐다.

검찰은 지난 12일 강 사장을 피의자 신분으로 전환한 후 이틀 연속 소환해 강도 높게 조사해 왔다. 검찰은 강 사장을 상대로 롯데홈쇼핑 비자금 조성 목적과 사용처 등을 집중적으로 캐물었다. 또 롯데홈표핑 방송 인허가 재승인을 청탁할 목적으로 특정 미디어 연구기관과 용역계약을 맺었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조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롯데홈쇼핑 관계자를 잇따라 불러 조사하는 과정에서 로비 자금이 조성된 정황과 미래부 직원을 상대로 금품 로비를 벌인 정황을 포착해 수사를 벌여 왔다.
<최미랑 기자 rang@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