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s://www.youtube.com/watch?v=e1EOMsniMww

영상이랑 같이봐!

그래요 인정할게요.
요즘 아이돌 래퍼들 꽤 잘해요.
가사도 자신이 쓰고, 플로우도 잘 타고, 펀치라인도 있고, 라임도 있어요.
어떤 아이돌래퍼는 언더그라운드부터 활동을 시작해서 꽤 본격적입니다.

하지만 그들 노래의 주제를 살펴보면 다 십대들을 노린 귀여운 사랑노래예요.
릴 웨인을 모방하는 듯이 뻔하게 하는 '스웩' 같은 걸 들으면 이런 생각이 들어요.
'그게 진짜 다야? 독창성은 어디갔지?'

이 래퍼들이 아무리 좋은 스킬을 가졌다해도 개인의 특성이 돋보이지 않으면 힙합

이라고 부르기 어렵죠.

하지만 그 중에 독보적인 한 래퍼가 있습니다. 전형적이고 오그라드는 사랑 노래와

는 거리가 멀죠. 그 래퍼는 바로 방탄소년단의 랩몬스터입니다.

랩몬스터, aka랩몬, aka김남준은 런치란다라는 이름으로 15세부터 그의 커리어를

시작합니다. 무슨 뜻인 줄은 모르겠지만, 독창적인 이름이긴 해요.

십대가 썼다기에는 놀랍게도 성숙했던 랩몬스터의 가사는 빅히트 엔터테인먼트 프

로듀서의 주목을 받습니다. 이후 랩몬스터가 아이돌로 데뷔하기에 이르렀죠.

데뷔 전부터 데뷔 후까지 랩몬스터의 음악에서 계속되는 주제는 그의 개인적 이야

기에서 비롯됩니다. 바로 이게 힙합이라 할 수 있는 점이죠.
데뷔 전 그의 곡인 Dreamin'에서 처럼 말이죠.

"잊을 수 없지 귀를 열어 준 Eminem 'Without Me'
Yeah you say, now I can never live without this
Oh, 공부가 단 줄 알던 내게
새 세상을 보여 준 많은 사람들 'Thanks, men'
이건 내 수줍은 고백
이제 겨우 발돋움 하는 애벌레 속의 작은 모태
갈고 닦는다면 누구라도 할 수 있어
결국 이뤄내고 말지 그 꿈이라는 기적"

초등학생 때부터 랩몬스터는 글쓰기, 특히 시를 쓰는 걸 좋아했다고 합니다. 그러다

에픽하이의 'Fly'와 에미넴의 'Without Me'를 듣고 난 후, 랩몬스터는 그의 이야기

를 할 수 있는 출구인 힙합 세계에 눈을 뜨게 됩니다.

그 때부터 랩몬스터는 아마추어 랩 커뮤니티에 소속하여, 홍대에서 길거리공연을

하기 시작합니다.
원래 그는 성적이 좋은 학생이었어요. 하지만 그는 공부가 다가 아니라는 것을 깨

닫게 됩니다. 힙합과 랩을 통해, 책을 읽고 시험 공부를 할 때 느낄 수 없었던 무언

가를 찾은 거죠.

Dreamin'을 들으면, 그의 생각과 이야기를 눈앞에 그릴 수 있을 정도입니다. 그리

고 이 현상은 그가 내는 곡마다 매번 계속되죠.

방탄소년단으로 데뷔한 후에도 랩몬스터의 음악은 성장을 멈추지 않습니다. 그의

개인적 이야기와 더불어 그의 이상에 대해서도 가사에 포함하기 시작했어요.

그의 믹스테이프 RM의 타이틀 Do you를 들으시면 이 말이 무슨 의미인지 아실겁

니다.

"난 세상에서 자기계발서가 제일 싫어
이렇게 저렇게 하란 개소리들
다 줏대는 없고 남 말은 잘 믿어
그러니까 그 개소리들이 베스트 셀러
걔네들이 너에 대해 무엇을 알지?
너의 꿈, 너의 취미, 이해를 하니?
눈치만 덜 봐도 바뀌는 건 참 많지
주인으로 태어나 왜 노예가 되려 하니
'아프니까 청춘이다'
그딴 위험한 정의가 제일 문제야
삶에서 장르는 덫, 마치 음악처럼
거기 얽매이는 순간 바보 되니까
Fuck that
you the only one ever
완벽하진 않아도 한정판 레고
어차피 누군간 널 탐내게 돼 있어
그니까 넌 그냥 너를 해줘"

이 곡에서 랩몬스터가 말하고자 하는 것은 '세상이 정한 기준에 얽매이고 휩쓸리지

말고, 네 자신답게 하는 것을 지켜라. 남과 다른 자신을 수용하라. 표준에서 벗어나

는 것을 두려워하지 말고 그냥 너를 해달라'는 것이죠.

저는 랩몬스터가 진실되고, 날 것인 그의 생각들을 견고하게 표현한 것에 대해 존

중합니다. 정말로 이 메세지는 한국과 전 세계의 젊은 세대가 들어야하는 것들이에

요. 그리고 그는 이 케이팝 플랫폼을 이런 메세지를 전파하는 데 영리하게 활용합

니다.

하지만 세상 모든 사람들이 그렇듯이, 랩몬스터 또한 완벽하지 않아요. 그는 표절문

제와 마주하게 됩니다.

'방탄소년단의 랩몬스터에게 표절이 제기되다'
'랩몬스터가 표절 놀란에 대한 잘못을 인정하고 그 책임을 질 것을 약속하다'
'방탄소년단의 랩몬스터가 표절 제기 후 책임을 지다'

랩몬스터는 팬들의 가혹한 질타를 받습니다. 심지어 표절몬스터라고 불리기까지

해요. 솔직히 저도 굉장히 실망했었습니다.

하지만 제가 랩몬스터를 다시 보게 된 이유는, 그가 이 상황을 해결하는 방식이었습니다.

인터넷에서 표절 사건이 터지자, 2015년 MAMA가 열린 홍콩에 있었음에도, 몇 시간 남짓한 시간 안에 사과문을 트위터에 올렸습니다.

어설픈 변명을 내놓거나 표절을 부인하거나 기획사 뒤에 숨는 대신, 랩몬스터는 신속하고 즉각적으로 사과를 했습니다.

누구나 이 상황에 놓인다면 이렇게 사과해야하는 건 말할 것도 없습니다. 하지만 사실 말로 하기엔 쉽죠.

직접적이고 솔직한 방식으로 사과를 한 점은 용기있고 훌륭하다고 봅니다.

제가 랩몬스터에게 최고의 아이돌 래퍼라는 타이틀을 붙인 이유는, 그의 가사 뿐 아니라 그의 행동이 그가 그저 아이돌래퍼가 아니라는 것을 증명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그를 존중하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