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라 아룬 서버에 또 한 번 긴장감이 돌고 있다. 그동안 아룬서버를 들썩이게 했던 '디시전쟁'이 새로운 국면을 맞이했다. 이른바 디시인사이드(디시) 길드의 역습으로 시작된 '2차 디시전쟁'이 벌어진 것이다. 지난 2월, 아룬서버 벌어진 1차 디시전쟁이 반디시연합의 승리로 끝난 후, 길드간 크고 작은 마찰이 계속되어 왔다.

단순한 이권다툼에서 시작해 감정대립으로 이어지면서 전쟁은 더욱 치열해 지고 있다. 전쟁에 패해 해체 위기에 몰렸던 디시길드가 다시 역습을 시작하면서 전쟁은 새로운 국면을 맞이하게 됐다. 전쟁의 시작은 이렇다.

<아룬서버, 반대파와의 전쟁에서 패해 몰락했던 디시인사이드 길드가 다시 역습에 나섰다!>

▲ 1차 디시전쟁, 그 후! 

아룬 서버는 이용자가 많은 서버 중 하나다. 그만큼 게임의 인기를 가늠하는 대표적인 서버다. 지난 1월, 서버가 오픈되자 강력한 세력을 내세운 디시 길드가 패권을 잡았다. 온라인 커뮤니티사이트 디시인사이드의 테라 갤러리에서 시작 된 디시길드는 아룬 서버에 정착하자 마자 패권자로 등극하고 폭정을 일삼았다.

디시길드는 사냥터 통제, 무한 PK 등 비매너 행위로 아룬서버 유저들의 공분을 샀다. 디시의 전횡을 참다 못한 길드들은 반디시연합을 결성하고 일제히 봉기했다. 에이스 길드를 중심으로 '킹', '럭셔리' 등 거대 길드가 동맹을 맺고 디시길드를 상대로 전쟁을 선포했다. 1차 디시전쟁의 시작이다.  

전쟁이 시작되자 조직력에서 앞선 반디시연합이 승기를 잡았다. 패전한 디시길드의 운명은 비참했다. 길드는 해체되고, 남은 길드원은 점조직으로 흩어지면서 전쟁은 일단락됐다. 패배한 디시길드에게 남은건 가혹한 탄압뿐이다. 

서버의 패권을 잡은 반디시연합은 디시길드의 뿌리를 뽑기 위해 지독한 탄압정책을 펼쳤다. 이와 중에 디시가 아닌 유저도 피해를 당하는 일이 빈번해 지면서 반디시연합의 명분도 퇴색됐다. 적대길드에 대한 무리한 탄압으로 때문에 대부분 유저들이 이들에게 등을 돌리게 됐다. 

▲ 2차 디시전쟁, 무너지는 반디시연합 
한편, 길드 해체 후 숨어 지냈던 디시 계열의 길드들이 다시 고개를 들기 시작한 것은 2월 말부터다. '파라독스', '사이코패스', 'ALL'  등 디시의 계보를 잇는 길드들이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했다. 이들은 반디시연합의 탄압을 견디며 조용히 힘을 비축했다. 힘만 믿고 조직력이 부족했던 디시시절과는 달리 소수정예의 게릴라전을 무기로 강력한 전투력을 확보했다. 이들은 반디시연합에 불만을 품은 유저들을 받아들이면서 차근차근 세력을 키웠다. 

한편 디시길드의 해체를 이끌어냈던 ‘반디시연합’에도 균열이 가기 시작했다. 강력한 라이벌이 사라진 후 견고했던 연합의 조직력도 느슨해졌다. 여기에 디시파 길드의 산발적인 도발로 크고 작은 피해가 속출했다. 3월, 디시파의 대대적인 역습이 시작된다는 소문이 돌면서 아룬서버는 또 한 번 술렁거렸다. 암중모색 중이었던 디시계열 길드들이 일제히 칼을 뽑아들 것이란 위기감이 서버내에 팽배해졌다. 

<디시의 부활을 내세운 '파라독스', '사이코패스', 'ALL' 길드가 반디시파 세력인 '킹', '럭셔리' 길드를 공격하면서 2차 디시전쟁이 시작됐다> 

이런 상황에서 전쟁의 판도를 뒤바꾸는 사건이 터졌다. 반디시연합이 디시계열 길드들에게 습격당한 것이다. '파라독스', '사이코패스', 'ALL' 등 디시파 3대 길드는 반디시연합의 주축세력인 ‘킹’, ‘럭셔리’ 길드를 공격했다.

이날 전투에서 반디시연합 두개 길드는 힘도 써보지 못하고 무차별 학살을 당했다. 반면 디시파 길드는 승리여세를 몰아 반디시연합을 몰아부쳤다. 디시길드 해체 후 잠시동안 찾아왔던 평화는 이날 사건으로 깨졌다. 사냥터는 길드간의 참혹한 전쟁터로 변했으며 여기저기서 PK와 필드전이 이어졌다. 물론 전쟁에 상관없는 일반 유저도 전쟁의 희생양이 되어야 했다.

아룬서버의 패권은 디시파 길드들에게 넘어가는 분위기다. 승기를 잡은 디시파 길드들은 곧바로 사냥터를 통제를 시작하는 등 이전 보다 더 지독한 방법으로 견제를 시작했다. 일부 디시파 길드는 희귀 아이템을 노리고 무차별적인 사냥터 PK(일명 ‘막피’)를 감행해 일반 유저의 원성을 샀다.

희귀 아이템이 떨어지는 고렙 사냥터 통제는 물론이고, 심지어 저렙 사냥터 입구를 모닥불로 막고 입장료를 내지 않으면 바로 PK에 들어가는 ‘리니지식 통제’도 벌이고 있다. 실제로 ‘테라’ 아룬서버 게시판에는 디시파 계열 길드원에게 ‘막피’를 당했다는 유저들의 글이 넘처나고 있다. 

유저들은 디시의 횡포가 극에 달했던 두 달 전 악몽을 떠올리며 또 한번 치를 떨어야 했다. 디시 계열 길드들은 ‘막피’에 대해 하나 같이 ‘우리가 길드원 개개인을 통제할 수는 없는 것 아니냐’, ‘이것도 게임을 즐기는 방법이다’고 주장하고 있다.

▲ 침묵하는 에이스 길드, 전면전 양상으로... 
디시파 길드가 역습에 성공했지만 아직 전쟁은 끝난게 아니다. 상황을 뒤집을 변수가 많다. 서로 노선이 다른 디시파 길드들의 단합여부도 변수다. 비교적 온건한 파라독스 길드는 막피나 사냥터통제 제처럼 유저들의 반감을 사는 행동을 반대하는 입장이다. 그러나 다른 강경파 길드들은 여전히 과거 디시가 그러하듯, 가혹한 전횡을 일삼고 있다. 

후퇴한 반디시연합도 전열정비에 고민이다. 문제는 반디시연합의 맹주였던 에이스 길드의 행보다.  에이스는 한 달 전 1차 디시전쟁을 승리로 이끄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 길드다. 디시 몰락 후 서버의 패권을 잡은 듯 했으나, 조용히 근신하며 특별한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다. 게다가 디시파 길드원으로 추정되는 몇몇 세력이 '에이스' 길드명을 사칭해 횡포를 부리면서, 원치 않은 오해까지 사게 됐다.

여러가지로 수세에 몰려 있는 상황인데도 이렇다 할 움직임이 없어, 에이스 길드의 거취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부활에 성공한 디시가 전보다 더한 횡포를 부리고 있는 시점에서, 디시파 길드와 반디시연합의 전면전은 피할 수 없는 수순으로 보인다. 게시판의 한 유저는 "아룬서버가 축서버가 되느냐, 저주서버가 되느냐 하는 중요한 기로에 섰다"며 유저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요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