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화란은 권총을 앙가슴으로 집어넣고는 뒤돌아섰다. 간부들의 시선을 상큼하게 무시하고 회의장을 가로지르는 동안 그녀의 머리칼 반쪽이 다시금 하얗게 탈색되기 시작했다. 마침내 그녀의 특징인 반백반흑의 머리로 되돌아오고 눈동자가 회색으로 물드는 순간 충각단주가 눈을 빛내며 움직였다.

"엽."

"흐아아아아!"

충각단주는 유령같은 움직임으로 포화란의 등에 달라붙은 후 옷 양 옆으로 손을 넣어 그녀의 가슴을 조물딱거리기 시작했다. 상상을 초월한 기행에 포화란도 간부도 놀라서 아무것도 하지 못했다. 그 사이에 충각단주는 포화란의 자그마한 가슴을 마음껏 유린했다. 간만에 느끼는 좋은 감촉에 충각단주는 숨을 헐떡이며 포화란의 귓가에 속삭였다.

"아무리 봐도 신기하단 말이야. 이 앙증맞은 가슴 어디에 총을 넣고 다니는거야? 어디, 여기있나?"

"히이익!"


포화란의 상체가 확 하고 튀었다. 아무래도 충각단주의 음탕한 손길이 민감한 곳을 건드린 모양이다. 그녀가 눈물을 글썽거리며 천천히 뒤를 돌아보았다. 포화란의 고개가 돌아가는 속도에 맞춰 다시금 눈동자와 머리칼이 검게 물들기 시작했다. 포화란의 가슴에 흠뻑 빠진 충각단주를 제외한 모두가 그 광경을 보며 등골에 소름을 피워올렸다.

"죽어어어어!!"

대회의장 안에서 콩볶는 듯한 소리가 울려퍼졌다. 여러가지 비명소리가 터져나오는 가운데에서도 만족과 희열에 가득 찬 신음소리 한 줄기가 섞여 울려퍼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