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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자 대학야구 소식(1) (동의대 feat.유태웅씨)
시작은 훈훈하게지난 7월 1일 제가 썼던 대학야구 소식지 동의대 유태웅씨 무안타친날 달린 댓글에어떤 한 몬붕이가 이래 댓글을 해주었고 바로 다음날 7월2일유태웅씨 인스스에는 네잎클로버가 달렸었답니다 (설마 이거 보는거 아니지? 보고있다면 지랄하지말고 스윙한번 더 돌려) 사실 제가 유태웅씨에게 '나에게 있어 아프다 못해 괴사한 손가락'이라 매번 표현을 하지만 다 이유가 있습니다수비는 유태웅 이란 슬로건을 달면서 (수비 재능은 확실히 있습니다) 매번 볼 때마다 느끼지만 진짜 내야 유틸이 된다는 표현은 얘를 두고 말하고 있는것 같습니다근데 도대체 어디가 문제가 많이 생겼나 방망이 능력이 매년 현저히 떨어지며 유격수 경쟁 때마다 임상우씨 문교원씨 에 비해 언급도 덜되는게 너무나 안타깝습니다 그렇다고 누가 너한테 지금 1라1번 쌉가능인 이 등빨 사나운 노안 고딩의 성적을 내라는것도 아니고 적어도 반만 따라가봐라고 제발(그래도 3할4푼6리네....)적어도 박진만 감독급은 아니어도 지석훈 코치급은 됐으면해서 아 물론 방망이가요에휴... 그럼 시작할게요전국야구선수권대회가 벌써 후반부에 들어섰습니다 8강이고요 오늘의 경기는 동의대 vs 호원대 입니다U-리그 왕중왕전으로 오타가 나있네요 전국대학야구 선수권대회 맞습니다혹시나 해서 말씀드리는건데 정현수 선수가 나왔던 모교 대학은 송원대 입니다 다들 아시잖아요? 아마추어인지 확인해본거에요그럼 오늘의 유태웅씨입니다평소엔 7번타자 유격수를 맡던 유태웅씨가 오늘은 8번타자 유격수를 맡았습니다 피곤할거라 생각했는지 타순하나 내려줘버리기~어제 직관경기 관련해서 고척까지가서 최강야구 촬영에 다시 보은와서 동의대 경기에 하루하루가 바쁜 유태웅씨 입니다 그래도 어째요 프로가봐 씹년아 주6일이니까그래도 가고는 싶잖아? 화이팅하자 그래도 개똥같은놈이지만 웃는짤이라 참 보기좋네요먼저 동의대의 1회초 공격입니다 오늘의 날씨는 '맑음'이란걸 확인해주는 테이블세터와 달리 클린업에서 연이은 장타가 튀어나오면서 선취점을 따가는 동의대입니다호원대 선발투수가 어찌나 견제구를 쳐 던지는지 동의대 주자들이 몸을 날려 귀루하는 모습을 많이 보였구요 주자 1,3루 상황 1루 주자의 런다운에 3루 주자가 잽싸게 홈으로 들어오려하지만 홈에 걸려 뒤지게 되며 1회초는 1:0으로 앞서갑니다1회말 호원대의 공격입니다호원대 야수는 군인들만 있나 삽 대신 방망이로 땅만 존나게 팠기 때문에 패스할게요2회초 동의대의 공격입니다 선두타자가 몸빵으로 출루를 했으나... 저 친구는 지타에 몸덩이가 푸짐한 친구인데 견제구를 어찌나 던져대던지..... 불쌍해보이기까지 했습니다뒤이은 7번타자가 내야플라이 유태웅씨는 몸쪽으로 위험하게 들어오는 위협구를 버텨내고 볼넷출루를 합니다 *하지만 그전에 유태웅씨 타석에 번트 사인이 들어온것 같았고 번트를 하며 주자를 진루시키며 2아웃 2루 상황을 만들려는 작전인것 같았으나 번트를 대지못했고 제구가 안좋아서 번트 웨이팅일수도 있지만 작전수행은 애매모호 했던걸로그렇게 도루를 시도한 6번타자는 도루를 하다 그만 뒤지게 됩니다 (몸집이 푸짐했거든요)너가 만약 김재박 감독님의 개구리 번트를 알고 있었다면 성공했을텐데 말이지 그때 안태어났으니 어쩔수없지자 그렇게 허무하게 이닝이 종료된채로 2회말을 맞이합니다ㅇㅋ3회초 동의대의 공격입니다선두타자의 안타 도루로 2루에 안착하지만 2번타자는 여전히 기상캐스터 잘하고 있고요 그래도 4번타자의 안타로 전력질주끝에 득점하며 2:1로 앞서가게 됩니다3회말 어휴 갑자기 화가났나요 호원대8번타자의 우측안타를 시작으로(빨간점1개) 몸맞볼1개 중플1개 삼진 1개 좌안 하나까지 맞으며 동의대 선발투수는 강판되게 됩니다만다음 교체된 투수가 더 난리났습니다 선발도 운이 없었습니다 타구 떨어진 곳이 수비하게 굉장히 애매한 지역이었고 좌안(빨간점2개) 저긴 진짜 애매했습니다 좌익수가 슬라이딩 캐치 하려했으나 실패했고 유태웅씨의 빠른 커버 아니었으면 더 큰실점 각이었습니다 그나마 타순이 한바퀴를 돌뻔한 위기에 3실점으로 피똥싸고 2:3으로 역전을 당하는 동의대 입니다4회초 유태웅씨 타순이 돌아왔습니다앞선 타석은 볼넷이었던 유태웅씨의 두번째 타석입니다시발놈들아 진짜 유태웅씨가 3유간을 뚫어내는 안타 하나 쳤잖아!!! 나머지는 도대체 뭐하는데.... 벌써 더워쳐먹었나 아니면 방망이 두고왔나아니 이놈은 심지어 몬스터즈내에서 안타도 없어서 짤도없어ㅠㅠ (다른 짤로 대체할게요) 그렇게 무득점으로 4회초 이닝을 마무리 합니다4회말은 최강야구식 편집입니다5회초가 되었습니다아니? 홈런이? 홈런의 주인공은 트라이아웃에서 패기넘치던 동의대 외야수 채태원 선수입니다 라이브로 봤는데 더운 날씨에 아주 시원했습니다 보기 좋아요그런데 뒤 타자들 봐보세요 상태가 좀 이상한데요? 그렇게 솔로홈런으로 3:3으로 맞춰가며 균형맞추는 동의대 입니다그런데 를 이어나가지 못한 동의대에서 아주 개헬파티가 납니다(죄송해요 꼴데팬들 이만한게 없었어요)ㅡㅡ 이상하다 태웅이는 어제 고척에 있었는데 경기끝나고 술은 투수가 대신 쳐마신거 같은데요? 이거 맞나요?연속 3안타 폭투 볼넷 송구실책 아주 지랄염병을하는 동의대 선수들입니다 태웅이 앞으로 타구가 가지않아 예술적인 수비를 보여주지 못한게 흠이네요그렇게 5회말 3실점을 하게 되며 3:6이 됩니다 6회초입니다 유태웅씨 타석이 돌아왔네요선두 타자부터 동의대의 대타로 나간 6번 타자가 3루타를 치며 아주 좋은 분위기로 시작합니다7번 타자가 어이없는 2땅을 치며 쉽게 아웃 카운트가 잡히나 했지만 1루수의 포구 실책으로 3루 주자는 홈으로 타자주자는 1루 세잎으로 분위기 아주 좋습니다4:6으로 동의대의 추격입니다그럼 다음 유태웅씨 입니다 유태웅씨 앞에서 투수 교체 감행해주는 호원대의 모습이구요유태웅씨는 좌익수가 낭낭하게 잡는 개똥같은 플라이를 치며 이번 타석은 쉬어갑니다 괜찮아요 앞선 타석 안타 하나 쳤으니까요 그래도 후발 주자들이 활약하지만 아쉽게... 끝이 나부렀습니다 기록지에는 1파플 1땅으로 적인 저 기록이 별거 아닌거 같지만 호원대 1루수의 엄청난 호수비가 나오면서 분위기를 대반전 시킵니다 진짜 멋졌어요...6회말 동의대는 볼넷 2개를 주며 위기 상황이 오지만 낭낭하게 점심쯤되서 날씨 한번쯤 다시 확인해주는 기상 캐스터들과 함께합니다 편안하게 이닝마무리닌 좋냐? 그따위로 쳐놓고?7회초 아오 드디어! 드디어! 기다리던 한건이 또 터집니다 진짜 !!! 시발 진짜 그래 이래야지 이게 야구지 호원대의 포수가 매우 바쁜 이닝입니다 그만큼 동의대 선수들의 화려한 주루 플레이가 돋보였던 이닝이고요시작은 볼넷으로 좋은 출루를 하고 후발 주자들이 다소 아쉽지만 그래도 불씨를 살려내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태웅이 앞타석에 오기까지 도루와 폭투를 연달아하며 홈까지 밟는데 성공한 동의대의 모습이고요(5:6) 2아웃 주자 1,3루 유태웅씨가 타석에 들어섰습니다 좌측에 안타 때려내며 동의대를 동점으로 이끄는 단타지만 멋진 한방 해냅니다 (개시발년이 이 짤을 이제야 쓸 수 있게 만드네 아 이제야 좀 살아나는구나 멋지다)그렇게 7회초 1타점 동점타! 를 해내며 6:6으로 따라가는 동의대 입니다 진짜 잘했다 시발놈7회말 최강야구식 편집입니다(삼자범퇴)8회초 동의대의 공격입니다 시작은 좋지않으나 오늘 홈런까지 치며 아주 좋은 컨디션을 자랑하는 채태원 선수는 기습번트 전력질주에 도루까지 하며 역전주자가 되었고 실책 고의사구 등으로베이스를 채우고 병살을 잡으려 하지만 5번타자의 엄청난 타구(담장앞에서 잡힘) 에 3루 주자가 태그업에 성공하며 7:6으로 역전 하는 모습입니다2아웃 만루까지 채웠으나 마지막 태웅이 앞타석에서 끝나버리고 말았네요그래도 경기 끝나고 복날에 식사 약속이 잡힌 것 같은 호원대는 삼자범퇴로 물러나게 되며 마지막 9회초 유태웅씨 타석부터 시작입니다2S 1B 에 몰린 유태웅씨도 점심 약속 잡혔는지 대차게 빠따 휘둘렀지만 낭낭하게 좌익수와 인사해주며 오늘 마지막 타석엔 좌플입니다 아니 근데 이게 무슨일이야 그냥 끝날줄 알았던 마지막 이닝에 동의대 타선이 폭발합니다 유태웅씨를 시작으로(빨간점2개) 실컷쳐내다가 마지막에 4득점을 더하고 11 : 6 까지 갔습니다좌플로 시작해서 마지막은 중플까지 한타석 도는동안 플라이만 존나게 쳐댄 유태웅씨고요아! 그리고 1번 타자의 사구 저거 손목쪽에 맞은것 같은데 큰 부상 아니길 바랍니다자 그럼 이제 9회말 동의대 마지막 수비 얼른 끝내고 삼계탕 쳐먹으러 가야지 않겠습니까?그쵸 삼계탕이 무슨 햄버거도 아니고 순식간에 나오겠어요 푹 삶아야 하니까 시간 좀 끌었나 봅니다 뒤 이어 2아웃 만루 꽉꽉 채우지만 어찌저찌 1실점하며 승리로 마무리 짓습니다그렇게 오늘 태웅이의 1% 활약에 승리를 얻어간 동의대 입니다 더 잘해도 1%니까 닥치고 스윙돌려라 아시잖아요 수비하면 유태웅씨인거 실책없습니다 깔끔했습니다 수비동작 뭐 말할것도 없었고요 근데 다음엔 좀 더 빠르고 정확하게 병살잡자잉? 아니면 2루수 갈구던가그렇게 오늘 유태웅씨의 성적입니다5타수 2안타 1타점(동점타) 1볼넷 좌플좌플중플 오늘 타율4할을 치며 노력의 결실을 맺은듯 보입니다조까 아직 멀었어내일자 예고입니다 연세대 VS 단국대 승자팀과 내일 한시에 맞붙습니다단국대가 이기면 임상우씨 vs 유태웅씨 유격수 배틀도 볼 수 있겠군요p.s 근데 오늘 이용헌씨 경기 리뷰 하는거 맞습니까...?*혹시나 피드백 해주실거 있으면 꼭 좀 부탁드릴게요*
작성자 : 몬붕이고정닉
《무민》이 은유한 전쟁의 참상
무민의 작가 "토베 얀손"은 1914년생으로, 무민 시리즈의 첫번째 작품인《무민 가족과 대홍수》가 출간된 건 1945년, 2차 세계대전이 막바지에 다다른 순간이었다. 그리고 1년 후인 1946년, 무민 시리즈 두번째 작품《무민, 혜성이 다가온다》가 출간되었는데, 작중에 이러한 구절이 나온다. "모두 동굴 가장 구석진 자리에서 서로를 꼭 부여잡은 채 동굴 지붕에 놓인 욕조 속으로 운석이 쏟아져 내리는 소리를 들었다. (중략) 온 바위산이 흔들렸고 온 땅이 진동했으며 혜성의 겁먹은 울부짖음이나 지구의 비명 같은 소리가 들려왔다. 모두 아주 오랫동안 서로를 꼭 부여잡은 채 가만히 있었다. 바깥에는 부서져 버린 산과 조각나 버린 들판의 메아리가 요동치고 있었다. 시간은 무시무시하게 천천히 흘렀고 모두 각자의 고독 속에 빠져 있었다." 《혜성이 다가온다》는 어느 날 지구로 혜성이 날아오기 시작하고 무민이 혜성을 막을 방법을 찾아 모험을 떠나는 내용이다. 하지만 모험의 과정에서 알아낸 거라곤 혜성이 지구와 충돌하는 정확한 시간 뿐. 혜성을 막을 방법은 존재하지 않았다. 결국 무민은 새로 사귄 친구들과 고향으로 돌아가고, 마침내 혜성이 충돌하길 기다리며 위의 묘사가 나온다. 혜성은 무시무시한 존재다. 혜성이 다가오자 무민이 사는 지구의 많은 것이 파괴되어갔다. 처음에 무민 마마의 정원, 그 다음엔 숲, 그리고 바다. (소멸된 바다의 밑바닥을 건너는 무민 일행) 사라진 숲과 바다 위에 남은 건 지독한 악취를 풍기는 오물뿐. 골짜기의 이웃들은 두려움에 기약 없는 피난을 떠나고 말았다. 무시무시한 혜성의 정체는 무엇일까? 혜성이 상징하는 것은 다름아닌 전쟁, 특히나 2차대전의 미사일이다. 동굴 속에 숨은 무민 가족은 방공호에 모인 민간인들이며, 파괴된 자연과 피난가는 이웃들도 전쟁의 참상에 대한 은유이다. 무민의 작가토베 얀손은 2차 세계대전의 기간 동안 이 모든 걸 겪었다. 전쟁 당시에 느꼈던 불안과 공포를 작품에 녹여낸 것이다. 토베 얀손의 전기를 다룬 책 <토베 얀손, 일과 사랑>을 읽으면 좀 더 많은 것이 보인다. 작중 전쟁 중의 춤과 노래에 대한 이런 구절이 있다. "슬픔과 음울함을 물리치기 위해 모든 이가 내일 지구가 멸망할 것처럼 열광적으로 먹고 마시며 노는 사교모임이 여기저기서 열렸다. 전쟁중임에도 사람들은 춤을 추고 싶어했고, 토베는 원래부터 춤추는 걸 좋아했다. (중략) 전쟁으로 피폐해진 마음은 종종 그야말로 아수라장으로 이어졌다. 모두 걸낌없이 마시고 미치광이처럼 춤을 췄고, 입씨름하며 웃어댔다. 전쟁이 가져온 불안감과 술기운이 뒤섞여 사람들이 고삐 풀린 채 감정을 터뜨리는 모습에서 토베는 절박함을 보았다." 이때의 경험 또한 반영된 장면이《혜성이 다가온다》에 나오는데, 바로 무민 일행이 춤을 추는 장면이다. 긴 여행과 혜성이 망쳐놓은 기후에 지친 무민 일행은 고향으로 돌아가던 중 무도장에서 파티를 벌였다. 요정, 작은 동물들, 바이올린 키는 귀뚜라미 등. 그들은 오로지 춤추고 노래하는 것에만 집중하며 즐거워한다. 혜성이 몰고 올 재앙은 애써 신경쓰지 않으며. 마치 토베 얀손과 친구들이 미사일의 공포를 잊고자 춤을 춘것처럼. 이때가 혜성이 오기 불과 사흘 전이었다. 하지만 외면한다고 해서 혜성이 사라지는 건 아니었다. 혜성이 가까워질수록 그 빛은 점점 강렬해져갔고, 그럴 수록 지구가 멸망한다, 막연했던 불안함은 고향 땅이 파괴될수록 강해졌다. 무민 일행이 한계에 다다른건 바닷가에 당도했을 때였다. 혜성 때문에 바다는 사라져 있었고 무민은 이제 그 불안이 현실화되었다는 것을 직시해야만 했다. 망연자실한 무민 일행에서 가장 절망한 건 다름아닌 "스너프킨"이었다. 하지만 스너프킨은 양손으로 머리를 감싸고 주저앉아 소리쳤다. "다 사라져 버렸어! 바다가 얼마나 아름다웠는데! 이제 배도 못 타고, 수영도 못 하고, 커다란 물고기도 못 봐! 집채만 한 폭풍도, 투명한 얼음덩이도 없어! 달빛 비치는 바다를 두 번 다시 볼 수 없다니! 바닷가도 바닷가라고 부를 수가 없어. 이젠 아무것도 아니야!" 스너프킨은 오열에 가깝게 소리치며 절망했다. 스너프킨. 무욕의 가치를 주장하며 언제나 걱정없이 살아가는 방랑자 소년. 《혜성이 다가온다》에서 처음 등장하여 무민의 친구가 된 스너프킨의 역할은 언제나 무민의 고민을 달래주는 것, 성급한 스니프를 진정시키는 것처럼 어른스러운 역할이었다. 하지만 그토록 침착하고 유유자적한 스너프킨이 주저앉아 절망하는 모습은 책을 읽는 독자들에게도 꽤나 충격을 줘서, 상황이 얼마나 절망적인지를 상기시킨다. 그리고 절망한 스너프킨을 달래준 건 다름아닌 무민이었다. "무민은 황량한 풍경을 물끄러미 바라보며 빛나는 불덩어리가 다가오는 광경을 지켜보고 있을 지구가 얼마나 두려워할지 생각했다. 또 무민은 자신이 세상 모두를, 숲과 바다와 비와 바람과 햇빛과 풀과 이끼를 얼마나 사랑하는지를 그리고 그 모든 것 없이는 한시도 살 수 없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사라져버린 바다의 밑바닥에서 야영하며 무민은 생각했다. 고향에서 보낸 일상들. 호수에서 낚시를 하고 바닷가에서 수영하고 숲을 돌아다니는 나날과, 사랑하는 부모님이 해주는 맛있는 식사와 즐거운 이야기. 아무 걱정 없이 잠들 수 있는 아늑한 침대, 언제나 내 곁에 있어줄 수 있는 소중한 친구. 파괴되어가는 자연과 피난 가는 이웃들을 바라보며 무민은 일상의 소중함을 상기했다. 너무나 일상적이어서 그 가치가 얼마나 대단한지 평소에 느끼지 못했던 것을 말이다. 일상의 붕괴, 혜성이 의미하는 본질적인 상징은 그것이다. 전쟁은 일상의 붕괴를 가져왔다. 그리고 이 모든 끔찍한 상황에 잠 못 이룬 무민은 엄마라면 어떻게든 해줄 거라며 막연한, 너무 막연해서 덧없기까지 한 희망을 품었다. 전쟁 속의 어린 아이가 가진 무력함을 떠오르게 하는 대목이다. (바다를 사랑해서 무민 이야기에 바다 얘기를 많이 넣은 토베 얀손. 그 바다가 사라졌다는 내용은 여러 생각을 들게 한다.) 《무민, 혜성이 다가온다》의 결말은 다음과 같다. 혜성은 지구에 충돌하기 직전 변덕을 부려 우주로 돌아가, 다시는 지구에 찾아오지 않았다. 혜성이 사라지자 그것이 몰고왔던 재앙은 순식간에 사그라들었다. 숲과 바다는 원래 모습을 되찾고, 피난 갔던 동물들도 골짜기로 돌아왔다. 이후에 나오는 무민의 이야기에서 혜성의 위협은 그런 게 있었냐는듯 다시는 언급되지 않았다.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못했다. 폭격당한 도시는 끔찍한 잔해로 변모했다. 전쟁에 나간 많은 이들이 돌아오지 못했다. 전쟁만 끝나면 모든 게 평화로웠던 전쟁 전으로 마법처럼 돌아가리라 모두가 믿었지만, 전쟁의 참상은 오래토록 그들의 삶을 따라다녔다. 전쟁의 참상 속에 살던 사람들은 모두 고향으로 돌아가길 바랬다. 위치적인 의미만의 고향이 아니라, 평화롭고 말끔한 기억 속의 그곳으로. 하지만 그들이 마주한 건 무너져버린 일상의 결과 뿐이었다. 무민에서 혜성이 사라지자 그로 인했던 재앙이 원상복구되는 결말은 토베 얀손이, 전쟁을 겪은 사람들이 간절히 바랬던 소망을 반영한 게 아니었을까. 혜성이 사라진 세상을 바라보며 기뻐하는 무민 가족.《무민, 혜성이 다가온다》는 다음과 같은 문장으로 마무리된다.
작성자 : 물레빌런고정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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