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 글쓴이는 얼마전까지만해도 바알못이었다.

물론 그렇다고 지금은 아니냐고 하면 여전히 바알못이지만

그래도 길거리에서 시동꺼뜨려먹진 않고 타고다니는데 지장이 있을 정도는 아님 ㅇㅇ

 내가 바이크를 산 지는 지금 한 3개월 좀 안됀 것 같은데

 사실상 친구스쿠터는 좀 뺏어타본적은 있어도 메뉴얼바이크는 이 로동기가 처음이었음.

 맨날 바이크 사고싶다고 앓기만 하고 가족들 반대랑 금전적인 문제에 가로막혀서 못사고 낑낑댔는데

 이번에 취직하게 됀 곳이 자전거타고 가기에는 멀고 차타고 가기에는 애매한 거리라 사기로 결심함. 

 인터넷에서 매물을 찾다가, 부산에서 누가 적당한 가격에 내놓은 것 같아서 "제가 거기까지 가지러 갈게여 깎아주세영"

 하니까 판매자가 "ㅇㅋ 10만원 깎아드림" 하고 쿨하게 응했기 때문에 걍 가서, 내가 운전할줄은 모르니까 판매하는 형아뒤에 타고 시승해봄. 

 근데 뭐 내가 아는 게 있나, 일단 흠집 몇 개 있는건 가격대 생각하면 괜찮아보이고 성능도 말짱해보였다. 외관도 빤딱빤딱해서 걍 괜찮아보여서 

 걍 통장에서 바로 돈 꺼내드림.  

 그리고 판매자 형아는 출근해야한다고 가버리고 

 난 최대의 난관에 봉착함. 

 나 이거 어떻게 타는지 모름. 

 ㅋㅋㅋㅋ

 ...하; 용달불러야 하나? 아 돈아까운데; 라고 생각하다가, 어차피 이걸 배워서 타고다녀야 하는 건 마찬가지다 싶음.

 그래서 무작정 조금 공간있는 공터로 헥헥거리면서 끌고가서 핸드폰으로 인터넷을 뒤짐. 

 시동켜고... 클러치 잡고.... 기어를 밟고... 클러치를 떼면서 스로틀을... 아히히혴 우꿍

 끄응차 일으켜세우고 다시시도. 으흐흐흐헤켕ㅋㅋㅋㅎ케켘 좌꿍

 제자리꿍 두번에 왼쪽 백미러 하나가 부러짐 ㅋ 그래도 제자리꿍 두번 하니까 출발은 할 수 있게 됌. 

 근처 자리에서 한 2~3단으로 감 익히고 슬슬 거리로 나서봄. 

 자전거를 오래타서 그런지 길거리에 나서도 운전에 별 문제는 없었는데, 

 기어조작이 안익숙하니까 2단에서 멈춰서서 1단으로 내려가지질 않아서 시동 꺼뜨려먹고; 뒤에 차들 막 빵빵거려서 내려서 헼헼거리면서 길가로 끌고가고; 

 나중엔 2단에서 멈췄을 때 1단으로 내리는 걸 익힌 게 아니라 2단에서도 출발하는 방법을 익혀버림 ㄷㄷ 

 뭐 물론 지금은 2단에서 1단으로 내리고 출발하는 법을 익힘... 2단 출발하면 바이크한테 안좋다면서요...

 근데 그렇게 헤메다 보니 어느정도 굴리는 방법은 알았는데, 집에 가는 길을 모름;

 일단 핸드폰네비로 이륜차우선으로 검색했는데 거치대가 없어서; 쭈우우욱 달려가다가 길가에 멈춰서서 네비한번보고 달려가다가 네비한번 보고 그러면서 감. 

 줜나 헤메면서 어디론가 가는데 뭐가 이상함

 길이 무지 넓어지면서 차들 속도가 심상찮게 변함. 시내에서 7~80으로 달리던 양반들이 100km도 넘게 달림.

 어 시발 혹시; 설마; 하면서 가고 있는데 저 앞에 보이는 톨게이트. 

 ㅋ 시발. 

 오른쪽 구석에서 슬며시 톨게이트 옆쪽으로 빠져서 히힣 어떡하지 역주행으로 돌아가야 하나 하고 좌절하고 있는데

 경찰차가 저 멀리서 다가옴

 ㅋ 좆됌. 

 무지 성난 표정의 경찰아찌들이 내리더니 "뭡니까! 고속도로에 오도바이 끌고오면 불법인거 몰라요?!" 

 "엉엉 아즈씨 제가 길을 잃어쪄요 한번만 바주세여"

 "원래 인터체인지 안에 바이크가 굴러다니면 무조건 벌금 40이예요!"

 "죄성해여ㅠㅠㅠㅠㅠㅠㅠㅠㅠ"

 "허 참 바이크 처음 타요??" 

 "네 오늘 사서 돌아가느데 길을 잃어버려써요 ㅠㅠㅠㅠㅠㅠ"

 "허 참..." 

 어이없다는 듯이 피식 웃더니 인터체인지 옆길 열어주심. 웬 길이 하나 더 있던데 그쪽으로 쭉 올라가면 국도 나오니까 글로 가라고 함. 

 "엉엉 아즈씨 감사합니다 ㅠㅠㅠㅠㅠㅠ" 

 하고 빠져나옴. 

 그러고도 자동차전용도로 들어갈 뻔 해서 뒷걸음질로 빠져나온 일 두어번

 네비따라 못쫓아가서 되돌아갔던 일이 세번. 

 아무리 생각해도 길이 이상한 것 같아서 네비게이션을다시 찍어서 김해까지 갔다가 

 돌아돌아 창원으로 돌아옴. 

 부산에서 집까지 도착하는 데 8시간 반정도 걸림. 

 여름이라서 팔이며 얼굴이며 죄다 타고 지쳐서 집에오자마자 쓰러져 잠. 바이크 걍 팔아버리고싶더라.

 요즘은 핸드폰거치대 걸고 여유롭게 오다님.

 아마 바갤아즈씨들이 길거리에서 날 봤다면 시발 저 또라이 미친새기;; 하면서 욕을 한바가지 했겠지.

 그래도 지금은 헬멧도 잘쓰고 교통법 준수하면서 잘 타고다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