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적 이유 및 기타 이유로 일베를하면
일베충이라고 욕을 먹는데 뭐 저도 베충이라고
욕을 하신다면 거기에 대고 제가 왜 커뮤니티 때문에
벌레취급받는 욕을 들어야하냐며 장황한 반박을 펼쳐야
하겠지만 지금 얘기하고 싶은 건 그게 아니라
그냥 넘어가렵니다.


디시는 아헤헿 거리며 하오체 쓸 당시부터 즐겼습니다.
다양한 취미가 있다보니 각종 갤러리가 있고
거기서 정보를 공유하며 잡담을 나누는 재미가
그야말로 꿀잼이였습니다.

웹서핑이라고는 네이버와 다음밖에 할 만한 곳이 없다가
별다른 제약없이 유쾌하게 정보를 나눌 수 있는 이 곳이
매우 재밌었습니다.

그러다가 디시가 몇 번 공중파를 타면서
유입인구가 급격하게 늘어난 시기가 있었고
거기에 싱하같이 그냥 어그로를 끌었슴에도 불구하고
하나의 개그 아이콘이 되는 존재가 유명해지다보니
각종 갤에서 눈쌀을 찌푸리게 하는 애들이 급증했습니다.

다만 당시만해도 다수의 고정닉들의 테러로
자체정화되는듯 했지만 수적으로 폭등한 유입들의
병신짓을 막아내기에는 역부족이였습니다.
게다가 그 병신짓들 중에는 꽤나 웃긴 짓들도 있었습니다.

그렇게 디시는 제가 생각하는 제1차 격동기를 맞았습니다.
대세는 이제 \'병신이여도 재미있는 병신이면 괜찮다\' 라는
분위기로 흐르기 시작했고 다들 재밌는 병신이 되기위해
뻘글 ,똥글들을 싸지르기 시작했습니다.

갤러리마다 해당 장르에 대한 각종 유익한 정보와
재치있는 댓글들을 보는게 디시질의 재미였던 저는
여기서 1차적으로 디시질이 싫어지기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어차피 달리 갈 곳도 없어서 계속 눈팅을 하다보니
그 재미있는 병신들의 병신짓에 낄낄거리는 저를 발견
했습니다. 그래서 저도 십선비의 갓을 벗어 제끼고 같이
낄낄거리며 놀던 적도 있었습니다.

그러다가 제가 생각하는 제2의 격동기가 찾아옵니다.
유입이 많아지다보니 당연히 그 중엔 여갤러들도 있기
마련입니다. 그리고 이들은 당당히 여갤러임을 밝히기도
했구요. 일베에서는 이걸 보밍아웃이라고 부르죠.

여성갤러가 많아진 것을 감지한 김유식씨는 빠르게
여성전용 갤러리를 나잇대별로 만들기도 했었습니다.
디시를 매우 오랫만에 하는 저로서는 아직도 그 갤들이
살아있는 지는 확인 못했습니다.

문제는 여갤러의 유입으로 친목이 대폭 활성화됐고
그로인해 정모가 활발히 이뤄졌으며 많은 갤들이 그렇게
친목갤이 되가고 있었습니다.

적당한 친목질이야 유입갤러로 하여금
아~ 나도 저기에 껴서 같이 놀고싶다, 는 생각이 들게하여
갤을 더 활기차고 유쾌하게 만들 수 있겠지만
저는 그보다는 지나친 친목질로 인해
갤이 노잼, 노답이 되버리는 걸 더 많이 봤습니다.


첫번째 이유로는 너무 그들만의 리그가 되버리는 거죠.

예를들어 바갤이면 바이크 관련 이야기가 주가 아닌

\'후샏 나 오늘 직장상사랑 싸웠졍\' 라는 글이 올라오고
거기에 고정닉들끼리만 댓글놀이를 합니다.

글 리젠률이 저런 글과 바이크 관련글이 적절히
섞여있으면 괜찮은데 심할경우 두세 페이지가 넘어가도
갤러리 주제에 관련된 내용없이 친목, 일상글들로만
넘칩니다. 친목하는 사람들끼리는 꿀잼일 수 있지만
그렇지않은 사람이나 유입들에게는 씹노잼 일 수 밖에
없죠. 바이크 관련 정보 얻으려고 했는데 말이죠.

그렇게 갤러리를 그들만의 놀이터로 사용하다가
더 이상의 유입도 없고 그들에게도 노잼이라 느껴지면
갤을 떠납니다. 그리고 김유식씨 판단에 트래픽 낭비하는
갤러리라 생각되면 없애버리구요.

해당 갤러리에 관해 다양한 정보를 공유하려는 갤러들에겐
이만한 피해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두번째 이유는 텃세입니다.

가장 흔한 예로는 여갤러가 무개념 짓을 해서
유입이나 뉴비가 일침이나 지적을하면
그 여갤러 보빨하기에 두눈이 시뻘건 고정닉들이
떼거지로 몰려와서 다굴을 놓죠.

내용을 빼고 모양새만 보자면 누가봐도
지적을 한 유입이나 뉴비가 무개념으로 보일 겁니다.

그런 꼴이 드럽고 꼴같잖아서 탈갤하면
지들끼리 정신승리하며 낄낄 거리고 놉니다.

저의 예를 들자면 어렸을 때 부터 개를 키워와서
길가다 개만 지나가면 그냥 지나가질 못하고 앉아서
쓰다듬어 주고 갈 정도로 개를 좋아합니다.

근데 당시에는 형편이 좋지않아 개를 키울 수 없어
멍갤에 올라오는 개사진을 보며 위안을 삼곤 했습니다.

그러던 중 한 여갤러가 털이 긴 대형견을
해수욕장에 풀어넣고 같이 물놀이하는 사진을
올렸더랬습니다.

댓글은 개가 이쁘네 사진 올린 여갤러가 이쁘네 등으로
칭찬일색이였습니다.

거기에 제가 아무리 개를 좋아해도 공공장소에서는
분명 개를 싫어하는 사람도 많을텐데 저렇게
다른 사람들도 다 들어가는 물속에 소형견도 아닌
털이 긴 대형견을 데리고 들어가는 건 옳지 못한
행동이다라고 댓글을 달았더니 그야말로 개떼같이
달려들어와서 저를 물어뜯더군요.

사진 올린 여갤러는
\'아몰랑 저 사람때문에 기분 나빠졌어\'
이러고 앉아 있구요. ㅋㅋ

저는 웨이트 트레이닝도 좋아해서 헬갤에도
고닉으로 꾸준히 활동 했었습니다.

당시 헬갤의 고정닉들 다수는 벌크업이 많이 된 몸,
요즘 말로 근돼라 불리는 몸을 지향했습니다.

그리고 적당한 크기에 데피 위주로 운동하는 사람들을
무시하는 경향이 심했습니다.

물론, 거기에는 열폭 멸치들이 고정닉들 돼지라 놀리고
이소룡 실전 근육 드립치면서 하도 어그로를 끈 것에
대한 반작용이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저는 지금은 아니지만 당시에는 벌크보다는
데피위주로 몸을 가꾸고 싶었습니다.
사람마다 운동을 하는 목적이 다 똑같지는 않을 터인데
고정닉들과 목적이 다르다는 이유로 배척을 많이 당했죠.
저는 실전근육 드립치면서 어그로를 끈 적도 없는데...

더구나 헬갤은 정모가 꽤 활발하게 이뤄지는 곳입니다.
정모에 여갤러가 빠질 수 없구요.
저는 당시 정모는 참석을 안했지만 그 자리에서
한 여갤러가 정모에 참속한 한 파오후에게 무시하는
발언을 했었나봅니다.

그 여갤러는 근돼 고정닉이랑 많이 친하니까
소심한 파오후는 앞에서 얘기하기엔 겂이났는지
정모후기에 올렸고 그로 인해서 또 한동안 시끌시끌
했습니다.

여기오니까 반가운 닉인 브라이언 횽아 보이던데
그 횽아도 당시 헬갤 활동 활발히 하시던 분이니
기억하고 계실 겁니다.


애초에 디시가 각종 분야의 고수님들과
지식과 정보를 얻어가며 친해지면 댓글로 농담따먹기하고
그런 재미로 들렸었는데 이런 모습들에 환멸을 느낀
저는 탈갤이 아니라 아예 탈디시를 해버렸습니다.

제가 탈 디시 할 당시에는 이미 어느 갤러리를 가도
정보공유 하기에는 어려운 상황이였고
급작스런 광고증가로 인해 사이트도 많이 느려졌습니다.
이런저런 이유가 합쳐져 탈디시를 했고
그때쯤 디시똥 주워먹던 일베가 생겨서 거기서 놀았습니다.

병신컨셉 확실히 잡고 시작한 일베지만
초기엔 나름 재미있었고 팩트팩트 거리며
토론하는 거 지켜보는 맛도 있었습니다.

다만 일베도 이제는 유입이 워낙 많아지고
지금은 노잼 병신들로 넘쳐나서 그닥 드나들질
않습니다. 그러다 2년전부터 바이크를 타기 시작하여
참으로 오랫만에 디시로 돌아와서 바갤 들락거리는
중이구요.

일베는 이제 노잼이 되긴했지만 운영자가
참 초기 컨셉을 잘 잡았다고 생각하는게 있는데
제가 위에 언급한 이유들로 디시가 노잼화
됐다는걸 일베 운영자도 느꼈는지
네임드화와 보밍아웃을 철저히 금지시켰습니다.

어떻게보면 디시보다도 규제가 없는 곳이 일베인데
네임드와 보밍은 철저히 차단시켰습니다.
그래서 제가 디시하면서 봐왔던 꼴값들을 일베에서는
볼 수 없었습니다.  

다만 일베는 컨텐추가 너무 제한돼있고
요즘은 웃자는 분위기보다는 까고 물어뜯자 분위기가
너무 심해서 잘 안가게 됩니다.


그냥 이 글은 누군가를 저격하는 글이 아니고
바갤러들은 이랬으면 좋겠다, 라고 의견제시하는 것도
아닙니다. 오늘 두 가지의 떡밥을 지켜보고
그저 옛생각이 나서 회서에서 몰래몰래 폰 두들겨봅니다.

예전 디시질 할 때만 해도 젊었어서
참 그깟게 뭐라고 커뮤니티에 소속감 갖구
눈에 불을 켜며 싸우곤 했었는데
이젠 그런 것도 없구
그저 식당에 앉아서 밥 나오기 전까지
스포츠 신문 뒤적거리는 느낌으로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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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이 흐를 수록 로배갈로 마음이 기울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