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고2 때 만난 여자친구,

같은 동아리 1년 후배였는데 안양에서 산본까지 걸어 갔음.

한 2시간 걸었나? 걸으면서 이런 이야기 저런 이야기 많이 했고 나는 그 친구 집까지 데려다줬음.

집 앞에서 들어가라고 하는데 애가 머뭇머뭇거림.

뭐지? 하는데 갑자기 나를 확 끌어안음.

지금이야 바로 엉덩이 부여잡고 오늘밤 어때? 라고 외쳤겠지만 그때까지만 해도 손만 잡아도 500cc 단기통 엔진 꽂은 초이노리 마냥 부들부들 떨었던, 순수한 영혼이었던 시절이라 기절하는 줄 알았음.

그때부터 1일♡

그로부터 1년 후, 그 친구에게 안경 벗으라는 말을 들은 직후 교정장치 낀 좌측 안면부에 초강력 싸다구를 맞아 입 안이 다 터지는, 피비린내 나는 경험을 하게 됩니다.

2. 대학교 3학년 때 만난 여자친구

맛있는 거 먹자고 불러~ 단대호수 걷자고 꼬시던 그 학교에서 갓 입학한 신입생인 친구와 개강총회 때 만났음.

처음엔 응? 말 잘 듣는 후배네? 했는데 점점 만나는 둘이 만나는 횟수가 많아졌고, 그 친구가 지내는 기숙사까지 데려다주던, 벚꽃 흐드러지는 봄밤

이 친구가 나한테 마음이 있다는 걸 깨닫는 순간 나도 모르게 치솟는 도파민에 의해 사귀자고 과감히 고백함.

이 친구도 진지하게 하는 이야기인 걸 알고 받아들임. 기숙사에 데려다주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의 밤바람은 왜 이리도 달콤했던가.

결론만 말하자면 3주 만에 헤어지고 이후 미련을 버리지 못한 1년 반 동안 정신 못 차리고 반병신처럼 눈물과 침을 흘리며 지냈습니다.

3. 복학 후 만난 서양화과 여자친구

우리 과 수업을 듣던 나랑 동갑내기 서양화과 다니는 친구였음.

하루는 수업에 늦게 들어갔는데 앉을 자리가 없어서 맨 뒤에 앉아있던 그 친구 옆에 앉았음.

근데 이 친구는 여기서 내가 자기한테 관심이 있는 걸로 생각함.

좀 더 친해지고 난 후 갑자기 나한테 고백시전.

술 마시면서 이걸 어쩌지 어쩌지 하다가 에라 모르겠다. 한 번 만나보자 하고 만나기 시작.

헤어지고 난 후 이 친구의 스토킹으로 문자메시지만 2천통 넘게 받고 고소 들어갈 뻔 했습니다.

아 씨발 쓰고 나니까 눈물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