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에서 서울까지 그 먼길 바이크 하나 사겠다고 올라왔을 때, 서울 경기권 바갤럼들 잠수교에 삼삼오오 모였었지.

대열이고 뭐고 로드 따고 간다고 말 많았던 그 날이었지-_-a

바갤에서 대충 어떤 테크트리 탄 줄은 알고 있었다. 전엔 원동기 타고 다녔다는 이야기도 들었고, 사기를 당했다고 했을 땐 깝깝하기도 했고, 돈 천만원 모아서 듀크 산다고 했을 때 그래도 이제 갓 스물하나 된 어린애가 그 정도 돈 모아서 자기가 하고 싶은 거 하는 게 기특하기도 했다.

그래도 마음 속으로 불안한 건 있었다. 2소 면허는 없는데 미들급 바이크 산다고 했을 때 뭔가 아니다 싶은 건 있었다.

내가 웃으면서 나 무보험 차랑 사고난 거 이야기 한 거 괜히 한 거 아니었다. 아무 보상도 못 받고 돈 300만원 날렸다는 이야기 네 앞에서 아무렇지도 않게 한 거 아니다. 돌려 말하면 알아들을 줄 알았다.

근데 아니더라.

어린 놈이 타는데 급급해서 면허고 등록이고 뭐고 아무 것도 안하고 타더라.

그 마음 이해는 간다. 내 수중에 존나 잘 나가는 Made in Ostria(를 빙자한 카레-_-)가 있는데 면허가 눈에 들어오겠냐, 등록이 눈에 들어오겠냐?

근데 분명히 이야기 했다. 무등록 무보험은 널 위해서가 아니라 사고 났을 때 상대방을 위해서 있는 거라고. 내가, 바갤럼들이 그렇게 이야기 했던 건 널 배려해서 했던 충고였다. 근데 넌 그걸 존나 하찮게 생각하고 변명하기 급급했지.

넌 상대에 대한 배려심이 없는 존나 이기적인 새끼다.

형이 너 서울 왔을 때 햄버거 하나 못 사줘서 미안한데, 적어도 널 위한 배려의 말은 했었다고 생각한다. 생면부지 타인한테 배려를 해준다는 건 단지 바이크를 좋아한다는 공통사항 하나 때문이었고, 난 그렇게 지금까지 8년 동안 바갤에서 굴러먹었다.

그러니까 앞으로는 부산이건 서울이건 마주치지 마라. 바갤럼들한테도 눈에 띄지 마라. 넌 우리의 배려를 무시한 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