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 누나 친구 동생들 하잉.

근 몇 년간 눈팅만 해오다가 일이 생겨서 넋두리 좀 해볼게.

크리스마스 이브에 여친이랑 영화나 보려고 했어.

근데 만나기 몇 시간 전에 여친에게 근무가 좀 많아져서 (여친이 일하는 데에서 막내라인이라 그런듯) 만나기 힘들것같다고 연락이 왔어.

그래서 아쉬운 대로 친구 몇 명 급모해서 술이나 마시기로 했지.

만나기로 약속한 장소는 집에서 직선거리가 1.5키로도 안되는 거리였는데 늦을 것 같아서 그냥 애마 몰고 갔어.

아파트랑 먹자골목 사이 편도 2차선 (왕복 4차선) 갓길에 딱 주차하고 애들이랑 술먹고 밥먹고 노래하고 집에 가려고 했어.

집이 그렇게 먼 거리는 아니라서 술도 좀 깰 겸 걸어가려고 했어.

또 그날 마침 좀 많이 마신 친구가 있어서 데려다 주고.

그곳에서 우리집까지 가다가 내가 스쿠터 주차해 놓은 도로를 지나가는데 스쿠터를 당연히 쳐다보면서 갔겠지 뭔가 이상한거임.

분명히 나는 인도 바라보는 방향으로 비스듬히 세워놨거든? 근데 차도 쪽으로 서있는 것임.

그리고 헬멧도 분명히 고정해서 거치시켜 놨는데 땅바닥에 내팽겨쳐져있었어.

그래서 난 갓길에 주차했던 다른 차량이 차 뺄라고 옮기다가 이지랄해놨나 생각했지.

근데 가까이 가서 자세히 살펴보니까 시바 카울이 깨져있네.

딱봐도 차 빼다가 건드려서 넘어트린 게 아니었어. 그러면 옆카울이 깨져야되잖아

프로레슬링 기술 스탬핑 알지 그걸로 내 뒷카울을 존나 타격한거야. 뒷카울이 크게 깨져있었고

백라이트쪽.. 기둥 부러져있고 눈알귀신마냥 전선에 방향지시등 대롱대롱 매달려있고.. 불은 켜지는데 시발 아..

옆카울도 좀 긇힌거 같고 번호판은 접히고 찌그러져서 차체 밑에 딱지처럼 나뒹굴고있더라.

수리하기 전에는 번호판 달지도 못해 그 부분을 완전히 조져놨거든

헬멧도 스크레치가고 분명히 고정한거 힘으로 떼서 땅바닥에 불꽃슛날린거같은데

테러.. 이런 나한테 테러가 일어날 줄은 몰랐다.

뉴스보면 모터사이클에 방화하고 이런 새끼들 보면서 왜 저러나 싶었는데말야.

직접 당하니까 1분간 스턴걸리더라고

지금 내가 타는게 뉴카빙125야. 싸구려 탄다고 무시해도 되는데 이거 살때 20대 초반 학생이었는데 노트북 사야되고 시계도 갖고 싶고 돈이 없어서

좀 가격대 낮은 것에 끌린 건 사실이야. 그래도 만족하면서 탔고 여기저기 다녔다. 정들어서 군대 가기 전에도 안팔고 갖고있던 녀석이야.

암튼 경찰에 신고해서 진술서 쓰고 접수시켰다.

아파트 근처라 CCTV가 있을 것 같은데 잡히겠지?

시발롬 잡히면 어떻게 조져야 되나

일단 카울은 무조건 갈아야 될 것 같고 거의 쌔빙수준으로 수리하고 헬멧도 최고급라인으로 사달라고 하면 되나

경찰님들 가고 카울 깨진 조각이랑 이것 저것 부서진 것들 스쿠터 트렁크에 주워담으면서 울화 치밀더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