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 형들.
날 기억할진 모르겠지만 23살 볼보트럭 정비공장에서 일한다던 바린이야.

잘 타던 CBR300R이 질려서 당근에 내다 팔고
쉬는날이나 연휴에 R6 R7 ZX4RR 등등 알차들을 렌트해보며 타다가
상위기종 매물을 찾던 중에,

내가 중학생일 무렵부터 너무 갖고싶었던 1세대 짝눈 S1000RR을
시세보다 싼 가격에 덜컥 탁송으로 구매해버리는 실수를 저질렀어.
탁송 매물을 전달받고 기대감에 부푼 나는
집 근처를 시운전하러 나갔지.

당기면 당기는대로 치고 나가주는 어마무시한 출력에 취해서인지
어쩐지 엔진에서 올라오는 쇳소리를 듣지 못한채로 1.2만 RPM까지 당겼고, 엔진은 흰 연기와 엔진오일을 모락모락 뿜으며 돌아올 수 없는 길을 건너고 말았어.

하지만 중학생부터의 꿈을 포기하기엔 너무 아쉽고, 엔진만 빼고는 전부 멀쩡하다는 진단을 받은지라 중고 엔진을 공수해서 다시 수리해 타기로 했어. 시간을 돌리고 싶을 뿐이야.

긴 글 읽어줘서 고맙고, 예측 안 되는 날씨에 다들 안라무복 기원할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