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 내 이름은 패트리샤. 19살 평범한 사우닐 소녀랍니다. 다른 사우닐 친구들과 다른 점이 있다면 인간의 집에서 하녀로 봉사하고 있다는 것일까요?

트리나 봉화대 앞의 치열한 전장을 피해 근처 숲에서 야생 들풀을 캐다가 잘못 날아온 공성 무기에 맞아 죽어가던 것을 인간 모험가인 주인님이 살려주셨답니다!

그래서 저는 은혜를 갚고자 주인님의 저택에서 일을 하고 있습니다.

예전에 사우닐 부락에 살 때 촌장님은 인간들은 모두 이기적이고 돈만 밝히는 것들이라고 하셨었지만, 제 주인님은 정말로 친절하신 분이랍니다!

하지만 제가 덤벙대거나 실수하거나 하면 엄하게 화를 내십니다...

"패트리샤! 당장 내 방으로 오지 못해?"

...지금처럼요. 제가 또 무언가 실수를 한 모양이에요.

"내가 공성전에 나가야 하니 무기고의 대포들을 정비해 놓으라 하지 않았던가?"

주인님은 많이 화가 나신 것 같았어요!

"하지만 주인님! 이 패트리샤는 분명히 대포들을 모두 깨끗하게 해 두었는걸요!"

"너희 사우닐들은 말이 많아! 여긴 칼페온이야. 까라면 까는 곳이지. 내가 무기고를 살펴보니 미처 정비되지 않은 대포가 한 대 보이더구나!"

이런! 이 어리고 멍청한 사우닐 메이드가 또 무언가 실수를 한 것일까요?

"어리석은 사우닐 메이드의 실수를 용서해주십시오 주인님! 제가 잊어버린 대포가 어디에 있는지 알려 주실 수 있나요? 린치 대포인가요? 트리나 대포인가요?"

"부드러운 꼬리와 윤기나는 비늘을 가진 나의 사우닐 메이드야. 네가 잊어버린 대포는 그 대포들보다 더 엄청난 공성 무기이지!"

말을 마친 주인님은 혁대를 풀기 시작하셨어요. 그리고 거기에는... 정말로 어떤 성이라도 함락시킬, 제가 잊어버린 대포 일 문이 남아있었답니다!

"어머나!"

저는 그만 놀라서 황급히 얼굴을 가리고 말았어요.

"어서 대포를 정비하지 않고 뭘 하는 것이냐?"

"하지만 주인님! 이런 대포는 처음 봅니다! 어떻게 정비하는 것이지요?"

주인님은 제게 빙긋 미소 지어 보였어요.

"이 대포는 충분히 예열되지 않으면 발포할 수 없단다. 귀여운 암도마뱀아, 이제 너의 그 매끄러운 작은 손으로 해야 할 일을 알겠지?"

저는 정말 부끄럽지만 주인님의 대포를 정비하기 시작했답니다.

대포는 점점 뜨거워져서 금방이라도 발포될것만 같았아요!

"이런 대포에 피격당하면 어떻게 될까요..."

저도 모르게 혼잣말이 새어나와버리고 말았어요! 주인님은 제 무례함을 꾸짖지 않고 대답해 주셨답니다.

"내가 말했지 않느냐? 어떤 성이라도 무너져 버린다고 말이다."

"그렇다면 주인님... 이 미천한 사우닐 메이드는 벌써 함락될 준비가 되어버린 것 같아요!"

제 깊은 해자에 물이 가득 차오르는 것을 본 주인님은 참지 못하고 그만...



다음 화에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