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생각해보면,
서장훈이나 김주성을 제외하면 우리나라에는 거대하거나
위력적인 포스트 자원이 부족했다는 것이 보통이다.

하지만 그것은 뒤집어 말하면,
1선의 가드들이나 외곽의 슈팅을 쏘는 3번 까지의 선수들은,
어느정도 혹은 가끔은 비등하게 해외의 어떤 선수들과 비슷한 위력을 가졌었다는 뜻이 된다.

단점을 극복하려는 것은 매우 좋은 시도이다.
그러나 잊어서는 안될 것은 장점을 잃어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오늘 존스컵을 보고, 프로농구를 보면서 느끼는 것은,
우리나라의 가드와 포워드들의 역량이 매우 약해졌다는 것이다.
우리의 장점이었던 양궁(동시에 독이 되기도 했던)의 사수들이,
되려 이제는 존재하지도 않게 되어버린 것이다.

3점슛 하면 아직도 우지원이나 문경은을 떠올리고,
방가는 난사만 해댄다고 까이고,
규섭이는 삽질한다고 까이고(규섭이도 프로 와서 슈터로 전향한 케이스 아닌가)
모두가 삼점을 쏠 수는 있지만,
스스로 만들어 먹을 줄 아는 녀석은 없는 이상한 삼점슈터들.
가끔 보면 스텝이 엉성해서 밸런스도 못잡고 슈팅하는 애들이 눈에 띈다.

이야기가 옆으로 샜다.
하여튼, 우리나라의 문제는 다른게 아니라,
가드진의 약화밖에는 없다.
원래 작은 키, 이제 조금씩 커진다고 하루아침에 해외만큼 커진다는 보장도 없고,
센터 파포 키 키워서 키농구 하려고 해봐야 좋은 가드가 없으면 답이 안나온다.
장신 가드고 단신가드고 일단은 양질의 가드가 팀을 조율해야
팀이 그만큼의 위력이 나오는 것이다.

가드의 장신화는 언젠가는 이루어야할 숙원이라 할 수 있다.
하킬같은 거대센터가 종종 등장하면, 효율적으로 엔트리 넣고 써먹기 위해 장신 가드는 필요하고.
또 하드웨어상 전체적으로 높이가 올라오는 만큼 단신 가드가 센스와 스피드 만으로 먹고 살 수 있는 수준은 이미 오래전에 넘어섰다고 본다.
그렇다고 해서 가드로써의 재능보다는 키만으로 로스터를 짜는 일은 없었으면 한다.

한줄결론 : 우리나라 외곽이 어느새 그저그런 나라로 전락함.


덧

존스컵이나 기타 대회에 대학생 꼬꼬마들 기용해서 써먹어 보자는 의견은 찬성이다.
다만 그것은 그들의 기량을 검증할 무대가 될 뿐이지,
그런데 써먹으면서 기량이 팍 늘어날거란건 좀 욕심이 아닐까.

세계의 벽을 느끼고 스스로 깨우치는게 있다면 모를까
우리나라처럼 상비군이고 뭐고 제대로 돌아가지도 않는 상황에서,
비시즌동안 올스타급 선배 몇명이랑 러닝좀 같이하고,
슛연습 같이하고, 시합 너댓개 뛴다고 레벨이 팍 뜰꺼라곤 생각 안함.

더욱이 짜여진 공격이나 수비따위가 하나도 보이지 않는 이번 국대는
캐실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