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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던과 코비의 역사적인 첫만남

제이지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09.07.03 23:31:56
조회 153 추천 0 댓글 2




98년도 정규시즌 Chicago Bulls와 LA Lakers의 경기입니다.


이 경기에서, 스카티 피펜과 샤킬 오닐이 각각 부상으로 결장합니다.


각팀의 핵심이라 할 수 있는 중추가 다 빠진 경기였으니,

얼핏 생각하기에는 샤킬 오닐이 없는 레이커스니 농구황제 마이클 조던이 있는 시카고 불스의 일방적인 승리였을 것 같고, 때문에 별 재미도 없을 법도 했습니다.

첫 번째는 틀린 말은 아니었지만, 두 번째는 그렇지가 않았습니다.



바로 농구황제와

혜성처럼 나타난 차세대 농구황제의 불꽃튀는 자존심 대결이 이루어진 역사적인 경기였던 것이죠.



그 이름, Kobe Bryant.

전국을 떠들썩하게 만들던 고졸 스타로 97년 NBA에 입단하여 식스맨으로 에디 존스를 보조해 뛰면서 대단한 기량을 선보였고, 그 해 슬램덩크 컨테스트 챔피언까지 따내는 발군의 센세이션을 과시하죠.

비록 97년 유타와의 플레이오프에서, 결정적인 순간 두 번이나 에어볼을 날리며 경기를 망치며 자존심을 구겼지만 말입니다.



하지만

NBA 역사상 맞수가 없다는, 자타가 공인하는,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The Unrivaled" Michael Jordan앞에서,

작년에 에어볼 두 번 날리면서 체면을 구긴 2년차 새내기였던 그는 조금도 움츠러드는 기색이 없었습니다.



조던도 코비라는 신인이 보통내기가 아니라는 것을 짐작하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본인도 나름대로 그의 콧대를 꺾을 준비를 단단히 하고 나왔겠죠.



아니나다를까, 식스맨이었던 코비가 나오자마자, 조던의 움직임은 눈에 띄게 활발해집니다.

게다가 코비는 조던의 마크맨이었거든요. 코비의 공격은 조던이 막기로 되어있었구요.



코비가 들어오자마자, 조던은 일대일 아이솔레이션을 펼치고, 스핀무브에 이은 완벽한 페이더웨이로 물 흐르듯이 이어지는 예술에 가까운 환상적인 움직임을 보여주며 기선을 제압합니다.

사실 그것은 코비에게 \'얘야, 잘 봐둬라\' 하는 식의, Techinical한 면에서 한 수 가르쳐주고자 했던 플레이었을 법도 합니다.



그런데 조던은 코비를 너무 얕잡아 본 것이었음이 드러납니다.



이어지는 공격에서 코비 브라이언트는 45도 선상에서 공을 잡았고, 조던이 그를 밀착마크합니다.

뭘 하려는가 싶은 순간, 보고도 못 믿을 광경이 일어납니다.

코비가 조던을 등진 상태에서 드리블을 한 번 치더니, 왼쪽으로 헤드페이크를 번개같이 한 번 넣고 나서 오른쪽으로 쏜살같이 돌며 Turnaround Fadaway를 꽂아넣는 것이었습니다....!!

대체 누가 23번이고, 누가 8번인지가 순간 헷갈릴 지경이었습니다.

마이클 조던의 전매특허 "턴어라운드 페이더웨이"를, 그것도 바로 그 "마이클 조던"을 상대로 그 앞에서 대놓고 선보이다니요... 그것도 상당히 비슷하게...



이는 하킴 올라주원 앞에서 드림쉐이크로 골을 넣은 격이고,

카림 압둘자바 앞에서 스카이훅샷을 날린 격이며,

관운장 앞에서 청룡도를 휘두른 격입니다.



관중들 열화와 같이 열광합니다. 캐스터도 흥분합니다. 이어지는 캐스터의 말이 의미심장합니다.



"Kobe Bryant, The Future of the NBA.

You are looking at The Present and The Future right there."



우리는 그 순간,

NBA의 "현재" 와 "미래"를 한 코트에서 동시에 보고 있었던 것입니다.



이런 경우를 당하고도 가만히 있을 조던이 아니죠.

이어지는 바로 다음 공격에서 45도 선상에서 똑같이 공을 잡아 슛페이크로 코비 브라이언트의 중심을 한 방에 무너뜨리고 그대로 페인트존으로 짓쳐들어가 레이업을 가볍게 올려놓습니다.



코비도 Feel받았습니다.

그 다음 공격에서 조던을 상대로 일대일을 자처하더니, 현란한 드리블로 현혹을 시키더니 그대로 점프샷을 날립니다. 하지만 미스.., 너무 성급했습니다.

조던을 상대로 자신도 멋지게 그를 제치고 슛을 꽂아넣고 싶었던 것이지요.



그런 당돌한 신인 코비의 투지로 말미암아, 조던도 덩달아 제대로 호승심이 발동했습니다.

다음 공격에서 조던은 코비를 상대로 일대일을 청하고, 자유투 라인 선상에서 멋진 스핀무브로 코비를 제치고 페인트존으로 짓쳐들어가 초고난이도 hangtime 페이더웨이를 날립니다.

너무 무리한 슛이라 미스했죠. 조던도 덩달아 너무 흥분했던 것입니다. 어떻게든 코비를 상대로 멋있게 그를 제치고 기막힌 슛을 넣고 싶었던 것이죠.



그런데 그 미스한 슛이 곧바로 Lakers의 속공으로 이어졌고,

그 속공은 다름 아닌 조던을 막던 코비 브라이언트의 손에 연결됩니다.

코비는 랜디 브라운과 토니 쿠코치를 단숨에 제치고 레이업을 성공시킵니다.





관중들은 이제 경기의 승패와 결과는 뒷전입니다.

그들 눈에는 오직 NBA의 "현재"와 "미래"의 불꽃튀는 대결만이 보일 뿐입니다.





조던과 코비 사이에 몹시도 미묘한 팽팽한 긴장감이 감돌기 시작하죠.



이어서 코비는 세 명 사이로 비집고 들어오더니 언밸런스 상태에서 몸을 한 번 접고 더블클러치 레이업을 넣어버립니다.



그것을 보는 조던의 기분이 어땠을까요?

자기가 농구 선수로서 15년을 살아오면서, 겨우 2년차 새내기에게서 예전의 자기 모습을 보다니....





조던은 곧바로 코비를 앞에 두고 점프샷으로 응수합니다.



그랬더니 코비는 조던의 강력한 수비를 앞에 두고 페이크까지 섞어가며 마구 돌파해 들어오더니 솟아올라 롱리에게서 파울을 얻어내는군요.



조던도 스크린을 이용해 코비를 떨궈놓고 와이드 오픈 찬스를 만들고 질세라 다시 점프샷을 꽂아넣습니다.



그리고는, 비겁하게 스크린을 이용해서 슛 쐈다고 뭐라고 하기라도 할까봐 :-) 이번엔 코비를 앞에 두고 대놓고 점프샷을 던져 넣어버리죠.



조던이 한 손으로 공을 잡고 빙그르르 Swinging을 하는데 코비가 그 공을 빼앗아보려고 안간힘을 쓰는 와중에,

조던이 오펜스 리바운드를 얻어냅니다. 그리고는 코비를 상대로 포스트업에 이은 환상적인 투스텝 스핀으로 코비를 떨궈놓고 레이업을 올려놓으려는 순간, 상황이 여의치가 않자 패스를 하려 했으나 그 공이 레이커스에게 넘어가고 맙니다. 코비를 멋있게 농락하는 데 너무 많은 포커스를 맞췄던 것이죠.



아까와 똑같은 상황이 되고 말았습니다. 조던의 미스는 레이커스의 속공으로 이어졌고, 코비 브라이언트가 전두지휘합니다. 코비는 이번에는 환상적인 더블 클러치 리버스 레이업을 넣어버립니다. ^^;;;





마이클 조던 농구인생 전체를 통틀어,

91 파이널에서의 매직 존슨과의 대결과

92 파이널에서의 클라이드 드렉슬러와의 대결을 제외하면

\'누군가에게 반드시 우위를 증명해야 한다\' 라고 단단히 독기를 먹고 경기에 임한 것은 아마도 이 날이 유일하지 않았나 싶습니다.





서로에게 감탄하고 또 감탄했을 겁니다.

이제 그들은, 단순히 서로를 이기려는 경쟁심을 넘어

서로의 정체가, 서로가 상대방을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가가 정녕 궁금해졌을 것이며,

서로가 한 자리에서 마음껏 겨루고 있다는 사실 자체를 즐기는 듯 했습니다.





진정한 무장은

자신의 최대의 적장을 흠모한다고 하지 않나요.





다른 선수가 자유투를 쏠 때,

조던이 코비에게 다가가 코비와 똑같은 포즈로 상체를 숙이면서 이야기를 나눕니다.



그때 조던이 코비에게 어떤 이야기를 건냈는지는 전해지지 않고 있지만,

코비는 그 순간, 심중에 감춰놓았던 말을 조던에게 조심스럽게 꺼냅니다.



"저기..., 포스트업을 할 때 다리를 벌려야 하나요, 아니면 오므려야 하나요?"





방금 전까지 감히 자기와 호각지세를 이루며 불꽃튀는 자존심 대결을 벌이던 \'겁 없는 신인\' 이,

이제는 자신의 권위를 인정하고 스스로가 모자란 점을 개선하기 위해 자신에게 가르침을 요청하는 겸허한 자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어지간한 조던도 감회가 새로울 수밖에요.

조던이 흔쾌히 대답해 줍니다.



"등 뒤로 수비수가 어떤 동작을 취하고 있는지를 느껴보아라. 그럼 어떤 자세를 취하는게 제일 좋을 것인지 알 수 있을거다."

출처 - http://videolog.blog.naver.com/mj9480/30000630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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