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일-중전 생방 링크가 소개되었었는데...

어짜피 회사여서 못볼 상황이었지만..(찔끔찔끔 게시판 글 달기정도는 해도..)
회사컴에서는 그 싸이트 열리지도 않았음.

암튼 못봤었는데... 느바매니아싸이트에서도 저스틴티비를 통해 그 경기 보고 쓴 결승전 리뷰 글이 하나 있네요.

글 작성자가  heltant79 던데 이 닉은 예전에 네이버 느바게시판 등등에서 종종 봤던 닉 같은데.... 주 활동무대를 느바먜냐로 옮겨간 것 같군요. 암튼지간..........................................



걸어주신 링크 덕분에 후반부터 봤습니다. 결국 일본이 리드를 잘 유지하면서 접전 끝에 승리를 거두네요.

평소 일본 농구를 본 적이 없어서 한 경기만 가지고 말씀드리긴 힘들지만, 그래도 경기를 보고 생각한 바 몇 가지를 써봅니다.

동양인의 몸으로 미국식 농구를 하는 팀

일본은 마치 미국 드림팀과 같은 경기를 합니다. 슬램덩크의 영향인가.... 생각했더니 감독이 미국인인 것 같더군요

일본 농구는 다음과 같은 점에서 미국농구와 흡사한 특징을 보입니다.

1. 공격이나 수비나 맨투맨을 선호합니다. 픽 플레이나 컷 등은 최소한으로 억제하고 맨투맨으로 드리블에 의한 공격을 주로 합니다. 수비 역시 페인트존을 우선적으로 지키는 맨투맨을 고집합니다.

2. 골밑을 크게 우선시합니다. 모든 공격 시스템의 궁극적인 목표는 바스켓을 향하고 있고, 선수들도 이런 시스템을 좋아하는 것 같습니다. 유일한 예외라면 10년 넘게 국대로 뛰고 있는 슈터 오리모 정도입니다. 수비시에도 상대의 드라이브인을 차단하는 것이 궁극적인 목적으로, 특히 양쪽 윙 수비수들이 횡으로 헬프를 오는 움직임이 인상적입니다.

3. 원맨속공을 즐겨 사용합니다. 러닝플레이가 가능한 프런트코트진을 내세워 속공시 바스켓을 적극적으로 공략합니다. 보통의 아시아 팀들이 원맨속공 선수 앞에 두 명 이상의 수비수가 있으면 볼을 컨트롤하며 하프코트 오펜스로 전환하는데, 일본팀의 경우 가능한 한 속공해 들어가던 템포를 그대로 유지합니다.

위와 같은 특징을 지닌 일본팀은 동양인의 신체조건에서 최대한 다이나믹한 농구를 하고 있으며, 가끔씩은 정말로 슬램덩크를 보고 있는 듯한 느낌을 줄 때가 있습니다. 하지만 이런 미국 스타일 농구는 미국 대표팀이 국제대회에서 보이는 허점을 그대로 드러내며, 이런 허점은 동양인의 신체적 한계 때문에 더 크게 두드러집니다.

1. 지역방어에 극히 취약합니다. 일본이 우리나라에게 전통적으로 약했던 이유는 지역방어에 대한 대응능력이 취약했기 때문인데, 오늘날에도 이 약점은 유효합니다. 오늘 잘 나가던 일본 공격은 4쿼터에 중국이 지역방어를 쓰기 시작하자 순식간에 식어버렸습니다. 극히 단순한 3-2 존이었는데 전혀 공략하지 못하더군요. 기본적으로 드리블에 의존한 공격을 하기 때문에 지역방어를 공략하는 데 필요한 패싱플레이가 없습니다. 슈터진의 외곽슛도 신통치 않았고요. 한국이 조직력을 앞세워 지역방어를 쓸 경우 일본 공격은 질식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2. 패싱 공격에 대한 수비가 약하며 특히 킥아웃에 의한 외곽 공격을 수비할 수 없습니다. 특히 양쪽 윙플레이어들이 적극적으로 슬립해 들어오기 때문에 양 사이드의 3점에 속수무책으로 당하곤 합니다. 우리나라 궁병대들이 평소 슛감만 보여준다면 일본 수비를 문제없이 공격할 수 있을 겁니다. 특히 일본 가드진의 수비력을 감안했을 때 우리 주전 가드진인 주희정-양동근의 돌파를 막기 힘들 겁니다. 따라서 탑에서 짧게 드라이브인한 후 외곽으로 빼주는 공격이 주효할 것 같습니다.

일본팀의 핵 다케우치 형제

각각 205의 이 형제는 3번과 4번을 번갈아가며 맡고 있습니다. \'잘 달리는 2미터대 선수\', 딱 재중군 스타일이더군요. 원맨 속공시에 저돌적으로 드라이브인하는 주력을 지니고 있고 미드레인지부터 1:1로 포스트업과 드라이브인 점퍼를 모두 할 수 있습니다. 이 두 명이 내외곽을 부지런히 드나들 때 볼을 공급해 1:1을 만드는 것이 일본 공격의 주옵션입니다.

하지만 제가 보기에 이들 형제의 공격력은 우리나라 만수 정도면 충분히 막을 수 있습니다. 동료를 이용하는 플레이보다는 운동능력에 의존하는 1:1을 주로 하기 때문에, 우리나라의 기습적인 트랩 등에도 취약할 수 가능성이 높습니다. 손목 부상중인 이동준까지 출장할 수 있다면 이들 형제는 그리 무섭지 않을 겁니다.

불안요소: 오리모

오늘 그다지 좋은 모습을 보이지는 못했지만, 1970년생인 오리모는 일본팀에서 유일한 슈터형 선수이며 우리나라를 가장 많이 상대해본 선수입니다. 그리고 그때마다 우리를 괴롭히곤 했죠. 오리모는 우리의 지역방어를 깰 수 있는 슈팅력을 지닌 선수입니다. 지금은 다케우치 형제들에게 공격 롤을 많이 양보한 듯하지만 우리를 상대할 때는 의외로 많은 역할을 부여받을 수도 있습니다. 오리모 수비를 맡게 될 양동근이나 양희종이 각별히 주의를 기울여야 할 것입니다.

정말 아무도 도와주지 않는 상황에서 최고의 성과를 내고 있는 한국 대표팀의 우승을 기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