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일보 이은경] "허재 감독은 전생에 나라를 구했나."
남자농구 대표팀을 맡아 제1회 동아시아선수권대회(일본 나고야)에 출전 중인 허재 감독 관련 글에는 이런 댓글이 붙곤 합니다. 천운이 따라다니는 허 감독을 부러워 하는 말입니다.
허 감독의 \'천운 시리즈\'를 한 번 되돌아 볼까요. 허 감독은 플레잉코치 시절인 2002년 TG삼보(현 동부)에서 신인 드래프트 1순위 선발권을 뽑아들고 "만세"를 불렀습니다. 최대어 김주성을 지명한 그는 2002~2003 시즌 선수 시절 마지막 우승을 일궈냈습니다.
2005년 KCC 감독이 된 허 감독은 지난해 신인 드래프트장에서 또 1순위 선발권을 가져갔습니다. \'공룡 센터\' 하승진(2m22㎝)을 뽑은 허 감독은 올해 감독으로서 첫 우승컵을 안았습니다. 그리고 올 초 혼혈 선수 드래프트에서 또 1순위 선발권을 뽑았습니다. KCC는 다음 시즌 강력한 우승 후보입니다.
이번 동아시아선수권 대표팀은
하승진과
김주성(동부),
김승현(오리온스) 등 주축이 줄줄이 부상으로 빠져나가 망신 당하는 게 아니냐는 걱정도 많았습니다. 그런데 허 감독은 대표팀 사령탑 데뷔전을 화끈하게 장식했습니다. 11일 첫 경기에서 중국을 격파했거든요.
전육 한국농구연맹(KBL) 총재가 대회 전 "허 감독은 KBL 최고의 복장(福將)이니 걱정 않겠다"고 했다더니 이쯤 되면 \'복장\'이 아니라 \'복짱\'입니다.
왜 허 감독에게 늘 천운이 따라다니는 걸까요. 허 감독에게 \'드래프트 미다스 손의 비결\'에 관해 물은 적이 있습니다. 대답은 간단했습니다.
"그런 게 어딨어. 그냥 무조건 우리가 1순위야."
2003년 챔프전에서 대부분의 전문가는 오리온스의 우승을 예상했습니다. 그 때도 허 감독의 반응은 똑같았습니다.
"누가 그래. 무조건 주성이 있는 우리가 우승이야."
이번 대회를 앞두고 걱정이 많았던 허 감독은 "그냥 죽어라 뛰는 거지. 대표팀에 누가 나가든 쉬운 상대는 하나도 없어"라고 했습니다.
잘못 들으면 \'안티\'가 생길 법도 한 이런 자신감이 바로 허 감독의 매력이기도 합니다. 선수 시절 온몸이 만신창이가 되도록 다쳐도 "무조건 뛴다"고 해서 주변을 경악하게 만들었던 단순한 열정, 그리고 "난 무조건 된다"는 자신감이 주변의 운을 세게 끌어당기는 게 아닐까요.
이은경 기자<KYONG88@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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