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시인사이드 갤러리

갤러리 이슈박스, 최근방문 갤러리

갤러리 본문 영역

실제 ㅇㄱ대 한의대생이 썼다는 감동수필모바일에서 작성

ㅇㅇ(14.63) 2023.01.03 11:24:31
조회 63 추천 2 댓글 0
														

나는 의대생들이 부럽다...

오늘도 그들을 보며 나는 열등감에 이를 간다....

내가 의대생들에게 열등감을 느끼는 이유는 오직 하나다.

난 한의대생이니까... 지금 당장 세상에서 사라져도 아무런 문제가 없는 한의학...그것을 배우는 한의대생이니까..

어느날 나는 외국인 친구 존에게 물어보았다

"연금술을 하던 시절의 영국 화학을 두고 현대에서 '영화학'이란 이름을 붙여 가르치면 어떨까??"

"천동설이 옳다고 믿던 시절의 로마 천문학을 두고 현대에서 '로마천문학'이란 이름을 붙여 가르친다면 어떨까?"

................

부끄럽다...나는 너무나도 부끄럽다....

그럴때 나는 속으로 수십번씩 외쳐댄다...한의대가 최고다 한의학이 최고다....

그러면 잠시 괜찮아진다....

하지만 곧 캠퍼스를 걷는 의대생들을 본다... 언제나 그들의 발걸음은 어쩐지 '떳떳해'보이는 것이다.

그들이 옆구리에 두꺼운 전공서적을 끼고 최신의 현대..의학을 들으러 갈때

나는 칙칙한 교수에게....수백년전으로부터 전래된 본초학 따위나 들으러 무거운 발걸음을 옮긴다

그리고 우리의 열등감은 '양의학', '양의사', '양방'이란 단어들로 표현된다.

페라리 앞의 인력거처럼 도저히 상대조차 되지않는...완전히 다른 범주의 대상 앞에서

우리는 주눅과 열등감을 숨기려 '양방'따위의 구질구질한 접사를 붙여 마치 현대.. 의학이 우리들의 '한방'과 라이벌 구도인양 교묘하게 어감을 맞춰넣는것이다

오후 7시 반....모든 수업이 끝나고 시내로 나가 동아리 동기들과 선배들과 삼삼오오 모여 술을 마신다

가라앉은 분위기 속에서....본4선배가 한의학의 우수성을 열심히 설파한다....우린 모두 끄덕거리며 동의한다...

하지만 우리 모두 알고있다....한의학이 얼마나 열등한지를... 우리는 평생 의학과 의사에 열등감을 느끼며 살아야 할것을...

그들이 매일 빠르게 축적되는 데이터로 눈부신 현대..의학의 상아탑을 쌓아올릴때.... 우린 때묻은 고서나 뒤적이며 땅속에 묻힌지 천년도 넘은 옛사람이 집약해놓은 약초와...침법과...증례에서 한발자국도 나아가지못했고

그들이 무서운속도로 외과학과 응급의료를 발전시킬때 우린 아직 인체의 분자적 메커니즘조차 이해하지 못하고 있는것이다....

이렇게 ...모두들 예1때부터 이어온 무겁고 음울한 생각 한 가닥씩을 뒤로 숨기고....술에 젖은 억지 웃음을 지으며 쾌활하게 큰 목소리로 건배를한다.

본4 선배는 술이 오를대로 올라 계속 한의학의 위엄을 미.친듯이 떠들어댄다..

이때 술집의 낡은 문이 열리고...의대 예과생들 다섯이 웃으며 들어온다... 본4는 입을 다물고... 꼭 짜기라도 한듯이 이제 아무도 한의학에대해 입을 열지 않는다.. 우리의 대화주제는 자연스레 학우들의 밀애사와 추문 같은것으로 옮겨간다....




두시간 후....

다들 술이 오를대로 오른 우리 동아리는 어깨동무를 하고 술집을 나온다...

의대생들이 아직 이야기꽃을 피우고있는 그 술집에서 충분히 멀리 떨어졌을 즈음

동기인지 선배인지....누군가가 외치기 시작한다...그리고 다들 한마디씩 크게 외쳐본다...

"요양 월 500!!!"

"우리가 qol하난 최고야!!!!!"

"한방실비보험!!!"

"양백 로딩 14년!!!!"

어쩐지 힘이없는 외침들... 비내리는 저녁의 공허를 담은듯 너무도 쉽게 골목 뒤로 바스라진다...




만취한 본4 선배가 계속 외친다... "요양만가도 월500!!!!"

ㅡ아직 한의대의 거품이 완전히 꺼지지 않았던 수년 전..... 의대를 예비 3번 차로 떨어지고 여기로 왔다고 했다.....

"요양만 가도 월400!!!!!"

ㅡ 젊고 푸르던 고등학생 시절...그의 꿈은 의료낙후국가로 가 인술을 펼치는 외과의사였다고 했다...

"요양만 가도 월400!!"

ㅡ맹자를 외우며 몰래 수학 문제를 풀던 예1시절... 동아리 선배들에게 끝없이 세뇌당해 반수를 접었다고 했다...

"요양만가도 월 400!!"

하늘과 같던 선배가 이토록 초라하게 무너진다...

한의학에 회의와 의구심이 들 때마다 나를 꽉 잡아주던 선배가...

"요양만 가도 월 400!!"

6년의 긴 울음을 삼킨 외침이다...

선배는 완전히 실패했다...그는 진정 헌신적인 의사가 될수도 있었다....

그는 명석한 두뇌를 길고 긴 청춘 내내 중국산 전래요법에 바쳐넣은 것이다.... 그 댓가로...

"요양만 가도 월 400!!"

무엇이 선배를 무너뜨렸을까... 선배는 비겁한 사람일까? 아니 단지 한명의 피해자일 뿐일까?

어쨌든 그의 인생은 이제 처참하게 무너졌다...그의 졸업 후 봉급은 얼마일지 모르겠으나...적어도 의학에 뛰어들어 한몸 불사르려던 재기넘치는 청년 ooo는 이제 죽어버린것이다..

"요양만 가도 월 400!!"

선배를 보내고... 집으로 가는길

뒤를 돌아보았더니

학교 언덕 위 눈부시게 희고 큰 대학병원 건물이 보인다... 그 아래를 한개의 작은 점처럼...비틀대며 걷는 본4 선배의 등이 오늘따라 쓸쓸하고 허전해보인다...

나는 의대생들이 부럽다...

오늘도 그들을 보며 나는 열등감에 이를 간다....

내가 의대생들에게 열등감을 느끼는 이유는 오직 하나다.

난 한의대생이니까... 지금 당장 세상에서 사라져도 아무런 문제가 없는 한의학...그것을 배우는 한의대생이니까..


089e8874c4f11d854fe88ee1459f1b18a966e2528950a4dd37a1675d2bfbe58e8247dadb4644203620417a53c33aa190919f35fe41c9a4

추천 비추천

2

고정닉 0

1

댓글 영역

전체 댓글 0
등록순정렬 기준선택
본문 보기

하단 갤러리 리스트 영역

왼쪽 컨텐츠 영역

갤러리 리스트 영역

갤러리 리스트
번호 제목 글쓴이 작성일 조회 추천
설문 여행 같이 다니면 고난이 예상되는 스타는? 운영자 25/04/28 - -
5470399 . [2] ㅇㅇ(1.229) 23.02.11 242 0
5470398 노래 하나는 잘만드는... [2] ㅇㅇ(220.72) 23.02.11 97 0
5470397 귀여운 챠니등장 [2] 성민이2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3.02.11 80 0
5470395 sm은 카카오 드갈듯 ㅇㅇ(211.36) 23.02.11 92 0
5470393 뒤에 저거 윤석열 아니냐? [3] ㅇㅇ(113.185) 23.02.11 180 1
5470391 아니 소매를 왜 잡는거 [3] 박미소님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3.02.11 140 0
5470390 야붕이 노가다 함 [2] ㅇㅇ(61.253) 23.02.11 154 0
5470389 유재석 = 송모찌 ㅎㅇ [1] 마냥(117.111) 23.02.11 52 0
5470387 편의점 녀 [3] ㅇㅇ(192.166) 23.02.11 327 2
5470386 오래기다렸다. 꿀벌햄이다. ㅇㅇ(211.44) 23.02.11 170 1
5470383 송모찌 입갤 반겨줍시다 [1] 마냥(117.111) 23.02.11 46 0
5470382 이제 똥 내성생긴것 같으면 개추ㅋㅋㅋ ㅇㅇ(1.225) 23.02.11 36 3
5470381 캠퍼스픽 모두의 연애 꼬라지 ㄷㄷ ㅇㅇ(115.161) 23.02.11 388 0
5470380 해린 레전드짤 ㅇㅇ(115.137) 23.02.11 353 3
5470377 컴퓨터 오디오 드라이버 실수로 지워서 좆될뽄햇네.. [1] 창무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3.02.11 98 1
5470376 ㄴ 개븅신 앰창같으면 위로의 개추 [1] ㅇㄹ(172.226) 23.02.11 43 0
5470374 나 도배안했다고 씨발 알바련아 [1] ㅇㅇ(103.142) 23.02.11 111 0
5470373 하이브가 존나 머리좋은게 [2] ㅇㅇ(220.72) 23.02.11 214 1
5470370 님들 저 상담좀 해줄 사람 [7] ㅇㅇ(110.8) 23.02.11 131 0
5470369 일본 백신 인증 언제앖어져 [2] ㅇㅇ(39.7) 23.02.11 119 0
5470367 ㄴ 재미없는글이면 반성하라고 비추폭격 [3] 갤로그차단된김미선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3.02.11 55 0
5470366 야붕이랑 전화할 야순이 구함 [4] ㅇㅇ(106.101) 23.02.11 207 0
5470365 살면서 클럽 가본적없음 [5] ㅇㅇ(61.79) 23.02.11 65 0
5470363 유재석 =송모찌 임 다른아이디 부계정 가지고온듯 [2] 마냥(117.111) 23.02.11 49 0
5470362 보통 깬지24시간지나면 개힘들지않냐? ㅇㅇ(39.7) 23.02.11 27 0
5470360 유재석 =송모찌 임 다른아이디 부계정 가지고온듯 [2] 마냥(117.111) 23.02.11 51 0
5470359 데스노트 보는중 ㅋㅋ [1] ㅇㅇ(118.47) 23.02.11 144 0
5470357 [1] ㅇㅇ(58.125) 23.02.11 32 0
5470356 ㅇㅇ(58.125) 23.02.11 29 0
5470355 놈오현 ㅇㅇ(58.237) 23.02.11 28 0
5470354 혼자 방안에서 한참 울고있는데 밤새 풀리지않는 기분때매 [1] ㅇㅇ(58.140) 23.02.11 43 0
5470353 대구시는있는대 왜 삼치시는 없음? ㅇㅇ(124.58) 23.02.11 28 0
5470352 ㅇㅇ(58.125) 23.02.11 21 0
5470351 개새끼 주인님 집에와도 아는 척도 안하노 [2] 메노아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3.02.11 105 0
5470350 졸업앨범 없는 사람도 있냐 ㅇㅇ(222.234) 23.02.11 128 0
5470349 어제 종일먹은것 ㅇㅇ(39.7) 23.02.11 43 0
5470346 [1] ㅇㅇ(58.125) 23.02.11 36 0
5470345 안보면 평생후회 [5] 성민이2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3.02.11 248 2
5470344 [1] ㅇㅇ(58.125) 23.02.11 39 0
5470343 나는 솔직히 키 큰거 좋다고 보거든 여자도 유방크고 [2] ㅇㅇ(223.39) 23.02.11 139 0
5470342 추천20 다시올려봐 [1] ㅇㅇㅇㄷ(121.152) 23.02.11 56 0
5470339 단타 좀 치냐? [2] ㅋㅋ(125.176) 23.02.11 198 1
5470337 300충들보면 좀 불쌍함 [15] ㅇㅇ(223.38) 23.02.11 74 2
5470336 현재 이수만의 심리는 뭘까?? [2] ㅇㅇ(220.72) 23.02.11 136 0
5470334 부먹이 정신병인이유 jpg [11] 갤로그차단된김미선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3.02.11 133 0
5470333 본인 부모님 집 값 10억 이상이면 개추 ㅋㅋ [1] ㅇㅇ(223.62) 23.02.11 130 9
5470332 ㄴ낚시일 경우 개추수만큼 짤녀한테 파운딩당함 [1] ㅇㅇ(121.181) 23.02.11 71 0
5470331 ㅇㅇ(223.62) 23.02.11 19 0
5470330 [1] ㅇㅇ(223.62) 23.02.11 30 0
5470329 진짜 꿀벌햄이다. 늦어서 미안하다. ㅇㅇ(211.44) 23.02.11 122 2
뉴스 ‘너의연애’ 리원 ‘벗방’ 논란…‘에일리 남편’ 최시훈 또 구설 디시트렌드 14:00
갤러리 내부 검색
제목+내용게시물 정렬 옵션

오른쪽 컨텐츠 영역

실시간 베스트

1/8

뉴스

디시미디어

디시이슈

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