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옷소매’는 되고 ‘금혼령’은 안되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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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옷소매’는 되고 ‘금혼령’은 안되는 이유?앱에서 작성

ㅇㅇ(223.62) 2022.12.17 11:17:52

조회 98 추천 0 댓글 0

‘금혼령’이 ‘옷소매’와 비교되며 아쉬움을 사고 있다.

지난 9일 첫 방송된 MBC 금토드라마 ‘금혼령 조선 혼인 금지령’(극본 천지혜, 연출 박상우 정훈, 이하 ‘금혼령’)은 7년 전 세자빈을 잃고 실의에 빠져 혼인 금지 명령을 내린 왕 이헌 앞에 죽은 세자빈으로 빙의가 가능하다는 혼인 사기꾼 소랑이 나타나 벌이는 궁궐 사기극이다.

‘금혼령’은 2015년부터 2016년까지 네이버 웹소설 페이지에서 연재된 동명의 웹소설을 원작으로 한다. 웹소설이 큰 사랑을 받자 웹툰으로도 연재됐으며 웹툰은 중국어와 태국어, 인도네시어, 프랑스어로 번역되어 세계 시장에 진출했다. 게임으로도 만들어졌다.

드라마는 원작을 쓴 천지혜 작가가 극본을 집필했고 ‘내 뒤의 테리우스’와 ‘두 번은 없다’를 연출한 박상우 PD가 연출을 맡았다.

원작의 인기에도 불구하고 ‘금혼령’의 초반 시청률은 아쉽다. ‘금혼령’은 1회 4.6%(이하 닐슨코리아, 전국 기준)로 시작해 2회 3.4%로 1.2% 포인트 하락했다. 동시간대 JTBC 금토일 드라마 ‘재벌집 막내아들’이 연일 시청률을 경신하며 지난 11일 21.1%를 기록한 것과 비교하기도 어려운 수치다.

‘금혼령’은 지난해 11월 5.7%로 시작해 재미있다는 입소문을 타면서 17.4%로 종영한 MBC 사극 ‘옷소매 붉은 끝동’(극본 정해리, 연출 정지인, 이하 ‘옷소매’)과도 비교된다.

낮은 시청률로 시작해 시청률 반등을 이뤄낸 ‘옷소매’는 지난해 1월 1일 종영했으나 이후에도 꾸준히 사랑 받았다. OTT(온라인동영상서비스) 플랫폼 웨이브가 올해 1월부터 11월말까지 시청시간을 합산한 결과 ‘옷소매’는 드라마 부문 랭킹 7위를 차지했다. 웨이브가 서비스 중인 드라마 총 1270편을 집계한 결과다.

‘옷소매’가 큰 사랑을 받은 비결은 탄탄한 스토리 라인에 배우들의 열연과 케미가 어우러진 덕분이다. 이세영, 이준호부터 이덕화, 박지영, 장혜진, 조희봉, 강말금 등 연기력 논란은 있을 수도 없을 라인업이었다. 또 원작부터 역사에 남아있던 정조와 의빈 성씨의 이야기를 바탕으로 만든 만큼 큰 틀에서는 역사적 고증을 철저히 하는 방향으로 완성시켜 시청자들의 반발도 없었다. 사극과 로맨스가 결합되면서 전 연령층을 사로잡았다.

반면 ‘금혼령’은 역사 고증 문제를 피해가기 위해 멀티버스, 즉 조선이라는 국호는 쓰지만 실제 역사 속 조선과 전혀 다른 세계로 배경을 설정했다. 조선이라는 시대상만 차용한 것으로, 역사에 기반을 두고 만든 작품이 아닌 만큼 판타지적인 요소가 강하다. 연령층 등에 따라 호불호가 갈릴 수 있는 설정이다.

배우들의 연기력도 부족해 보인다. 김영대가 연기하는 왕 이헌에게서는 전작인 MBC 드라마 ‘어쩌다 발견한 하루’(이하 ‘어하루’) 속 오남주나 SBS ‘펜트하우스’ 속 주석훈의 모습이 보인다. 박주현은 넷플릭스 오리지널 ‘인간수업’에서 보여줬던 압도적인 카리스마가 온데간데 없다.

한 방송 관계자는 “‘옷소매’는 역사를 기반으로 고증도 잘했고 설레는 로맨스도 있어서 전 연령층을 사로잡을 수 있었다. ‘재벌집 막내아들’은 재밌는 설정과 부동산 재벌 등 부에 대한 얘기로 중장년층과 젊은층 모두를 사로잡은 모범 사례”라며 “‘금혼령’은 평행세계의 이야기라고 설정하고 시작하지만 몰입하기 쉽지 않고, 허무맹랑한 보이는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

폭넓은 연령층을 사로잡기 어렵다면 특정 층이라도 제대로 공략해야 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 제작사 관계자는 “‘금혼령’은 전 세대를 TV 앞으로 끌어들일 수 있는 매력이 부족한 것 같다. 사극이라고 하기엔 무게감도 부족하고 그렇다고 해서 ‘어쩌다 발견한 하루’처럼 10대들이 좋아할만한 요소도 아직까지는 보이지 않는다”고 짚었다. 이어 “조선이라는 배경을 빌리면서도 가상의 배경을 펼쳐놓았다. 여기에 인물들의 통통 튀는 개성이 자연스럽게 어우러져야 하는데 정작 이야기를 이끄는 배우들의 힘이 미흡하다. 두 주인공이 만화스러운 설정을 소화하지만 다소 아쉬움이 있다”고 덧붙였다.

‘금혼령’이 동시간대 쟁쟁한 작품과의 경쟁을 떠나, 오붓하게나마 마니아 팬층을 사로잡으며 화제성을 얻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김소연 스타투데이 기자(ksy70111@mkinterne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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