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처럼 핫픽 되기전 치갤에서 아는 사람만 알고있을 시기에
몇번 사먹고 지금까지 안사먹는중
당당치킨이 맛 없어져서가 아님
난 그저 남들처럼 유행 따라서 입고 먹고 사는게 싫을뿐임

당당치킨 사러 매장에 갔을때도 그럼
오전 11시쯤 진열된 갓튀긴 당당치킨 한마리 여유있게 집어가면
홈플 직원과 손놈들의 집중되는 시선을 즐길 수 있었음
'오, 신제품 사가는 사람이 있네~', '저건 뭐지? 치킨인가? 나도 하나 살까?' 등등..

당당하게 치킨을 계산대로 들고가는 동안에 난
'시대를 앞서가는 선지자의 품위란 이런 것이다'라는 고결함을 나의 시선, 자연스러운 어깨돌림과 여유로운 걸음걸이로 함축하여 매장 사람들에게 자각시키노라면
당당치킨만의 수많은 장점 중 하나인 '자존감 향상'이라는 것을 앙분 삼아 나 자신을 성장시킬 수 있었음

근데 지금은?
당당치킨이 유명해져도 너무 유명해짐
각 커뮤니티, 유튜브, SNS 심지어 뉴스에서까지 토픽으로 다룰 정도로...

좋다 이거임
나의 선택은 이번에도 옳지 않았다는 걸 몸소 느낄 수 있었으니까

근데 나만의 작은 당당치킨은 어디로 갔나?
우매한 소비자들 사이에 드물게 있는 현명한 소비자로서의 '나'는 또 어디 간 거고?
난 남들과 달라야만 하는데 결국 또 평범해졌다는거 아닌가?

나는 어쩔 수 없이 선택을 내리기로 함

너희들이 프랜차이즈 대신 당당치킨을 먹어 지출을 줄일 때

난 당당치킨 대신 프랜차이즈를 먹어 내 마음 속의 어둠을 줄이겠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