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나의 생일이다. 생일은 모름지기 축하받아야 하는 것이 대부분의 사람들의 생각일 것이다.
하지만 축하의 기준이 무엇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나는 축하받지 못한 것 같다.


반 아이들에게 생일은 알리지 않았다. 어차피 친구도 거의 없는 찐따에 가깝기도 하고
알려봤자 건들건들한 애들에게 축하를 빙자한 생일빵이나 쳐 맞을 거 같기 때문이었다.


그렇게 평소와 다를 바 없는 학교 생활을 끝내고 집으로 와보니 식탁에는 형식적인 케이크ㅡ내가 좋아하는 맛이 아닌ㅡ만이 덩그러니 올려져 있을 뿐이었다.
아마도 아들에게 불평은 듣지 않겠지라는 생각이 담긴 케이크같다.


생일은 그저 인간이 정한 범주에 불과한 것이라고 딸딸이를 쳐보지만 이 뭔지모를 심란함과 불쾌함은 가시지 않는다.
할 것도 없어 계속 생각해보니 이 불쾌함은 태어났을 때부터 시작해서 나를 아주 조금씩 옥죄이는 것 같다.


크고 작은 상처들이 불쾌함을 만들어 나를 보이지 않는 정도로,하지만 빠른 속도로 옥죄인 거 같다.

그리고 얼마 안 있어 나에게도 수능,군대와같은 시련이 올 것이고 이는 나를 더욱 옥죄일 것이다.


하지만 이 생각은 나의 망상에 불과하고 만약 실존한다 하더라도 나는 이것을 벗어던질 수 있을 것이라고,
이 불쾌함의 끝에 내몰려 내목을 옥죄이지 않을 것이라고 나는 생각한다


ㅡ수필 아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