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야흐로 15년전

내가 아직 20대 백수였던 시절이었지

그때 마지막으로 준비하던 셤 끝나고

술이나퍼먹으면서 발표기다리던땐데

친하게 지내던 같은과 형이 한잔하자구 연락옴

이 얘기의 주인공은 이 형인데

이인간이 오지게 잘생김

키는 한 173~5? 작은키는아니지만 큰키도아닌데

얼굴이 리즈시절 노유민 삘

눈매는 살짝 그보단 매섭게 생겼는데

웃울때 보조개가 쏙 들어가는 조온나게 곱상하게생긴 형이었음

이인간이 대학때 어느정도였냐면

타과 여자애들이 이형 구경한다고 과방 찾아오고 그랬음

발렌타인데이이때 과자를 거의 1톤탑차 수준으로 받더라...ㅅㅂ

여튼 이형이랑 나랑 사마귀닮은 딴 동기(이하 '사마귀')애랑

셋이서 술먹는데

사마귀가 발정이났는지

야구장(풀싸롱)을 가자는거야 지가쏜다면서

근디 나도 여친있고 이형도 여친있어서

안간다고 칼같이 거절함

참고로 이 사마귀는 사시 일찍붙어서 그당시 지방에서 공익법무관하고있었고

키도 컸음 한 185? 대학때 별명이 괴짜가족 거인이었으니 말다했지

여튼 암도 안간다카니 혼자 삐진거야 말도안하고

그래서 이형이 그런데 다니지말라고 꾸짖으면서도

또 뭐 얘 달래준다고 낼 캠핑이나 같이가자고 그럼

여차저차담날돼서

마트에서 장보고 그 형 가끔 간다는 장소로 ㄱㄱ함

강원도쪽이었는데 머 대충따라간거라 위치는 정확힌 몰겠고

걍 캠핑장이었음

우리빼곤 대부분 가족단위로 왔고

7월이라 은근 졸 덥고 벌레가 오지게 많더라

시바 대충 텐트치고

근처 계곡있길래 물놀이하구

어둑어둑해지길래 텐트다시와서 고기궈먹으면서 술퍼먹는디

사마귀샛기가 갑자기

저 위에 여자셋이 온데 있는데 거기랑 조인트해본다는거임

아 이 미친 발정난새끼 옵저버도아니고 언제 정찰한건지

근디 어제 얘가 삐진것도있고 해서

나랑 형이랑 그냥 너 맘대로 해라

뭐 이정돈 여친있어도 선만안넘음 갠찮지 이런느낌으루

화이팅해서 갔다와보라 함

얘가 뭐 차 백미러보면서 머리만지고 주섬주섬 명함도 꺼내고

헌팅하러 떠남

그렇게 얘 보내고 형이랑 한잔하는디

급 문자가 오는거야

문자 내용은 '좀 도와줘ㅜㅜ'

그거보고 존나웃겨서 형이랑 낄낄대다가

내가 지원가주기로함

좀 어둑어둑해서 알려준텐트가 어딘지 좀 헤맸는디

가보니까 사마귀가 거의 무릎꿇다시피 앉아서

마치 구걸하듯이 애걸복걸하고있더라

가서 안녕하세요 이러구 합류하고

먼얘기 하고있었나 들어보니

사마귀가 자기 이상한 사람 아니라는걸

땀뻘뻘흘리면서 설명하고있었음 씨발 명함도 돌리고 ㅋㅋㅋ

그래도 친군데 애 쩔쩔매는거보고있으니 은근 짜증나서

나도 앉아서 지원사격함

근데 여자애들 경계심이 안풀렸는지

계속 이오빠 변호사맞아여? 아닌거같애 뭐 이딴식으루

틱틱거리기만하고

지들 얘긴 한마디두 안하고 유일하게 알아낸 정보가 자기들은 여고동창이라는 사실뿐

쫌 더 앉아있다간 경찰에 신고할거같고

우리텐트에 발렌타인 30년있는데 그거먹으러가자고 꼬심
(사실 그딴건 없었음)

여자애들이 그건 쫌 혹했는지

한잔만..해볼까? 이러구 지들끼리 쑥덕쑥덕하다

네 한잔만해요 이러고 무슨 거지적선하듯이

개띠껍게 ok함

사마귄 그와중에도 좋아하더라 ..사실 좀 미안했다 나로는 도움이 전혀안됐어서

여튼 우여곡절끝에 우리텐트로 끌고왔는데

그형이 첨에 우리가 막상 여자들 델쿠오니

얼굴에 당황한 기색이 역력함 어? 어? 이러면서

근데 더 당황한건 여자애들이었는데

그 불과 5분전까지 웃음기 하나 없던애들이

형보더니 갑자기 깔깔깔 웃어댐

한년은 입이 귀에 걸렸더만 시발 내가 다봤지

그중 한년이 양주 양주 어딨어여? 이러는데

사마귀놈이 "이형이 발렌타인 30년산이지!!"라는

희대의 병신멘트를 침

근데

여자들이 자지러지더라

씨발 그형 면상 3초보고

걍 걔들 완전 무장해제댐

앉아마자 오빠오빠 오빠맞아? 동생아녜여? 이지랄하면서

그렇게 입꾹닫하고 있던 자기 스펙을 줄줄 뱉음

어디살고 무슨일하고 취미는 뭐고

먼 자소서를 쓰더라

그렇게 한참 놀다가 난 술꼴아서 먼저 자고

담날 일어나 보니 텐트안에 형만 자고 있더라고

아 사마귀는 소원성취한건가 생각하면서 물먹는데

내가 부시럭거리니 형도 인남

형 어제 잼나게 놀다잤냐고 물어보니

나자고 자기도 거의 바로 잤대

사마귀는 여자텐트따라가고 그랬다네

아 잘됐구나 하면서

라면이나 끓여먹자 해서 둘이 라면 물올렸는데

오잉? 어제 같이 놀았던 애중 두명이 우리텐트와서

그형한테 꾸벅 인사하더니 어전 술이 너무돼서 실수한거같다구

죄송하다고 그러는거야

그러더 사과의미로 밥한번 밖에서 사구싶은데 전번알려달라고함;;;;

그형은 웃으면서 괜찮타하는데 애가 하도졸라서

번호주고 보내더려는데

아 사마귀

사마귀 그쪽 텐트에 있어요? 물어보니

아니요? 어제 저희텐터 잠깐왔다가 바로 가셨어요

이러더니 총총걸음으로 돌아감

그럼 이새낀 어디간거지

혹시 차에서자나? 해서 가보니

진짜 형 차 뒷자리에 쪼그려서 자고있더라

얘도 대충 깨워서

라면먹으면서 어제일을 묻는데

나자고 여자애들 얼큰하게 취했던지

점점 섬넌는 얘기랑 장난치다가

여자애 한명이 갑자기 이형 복근있을거같다고

윗도리를 확 들쳐 올렸다는거야

그게에 이형 빡돌아서 분위기 급 다운돼고

술도 다 먹구해서 자리 파하는데

여자애들이 자기텐트에 술 더 있으니 먹으러가자고 계속 졸라서

다섯이서 그쪽텐트가던중 이형이

아 자기 핸드폰 놓고왔다고 먼저가 있으라고 한담에

안감 ㅋㅋㅋㅋㅋㅋ

여자애들 이형안오니 급 다운돼서

잔다고 하길래 자기도 걍 왔다고

근데 텐트가쫍고 벌레도 많아서

형차키빼서 차안에서 잤다고함

그러고 라면먹구 정리해서 집에감

조낸 옛날일인데

기억이 넘모 강력해서 지금도 얘들보면 맨날 이얘긴 꼭나옴

참고로 나만 이혼남이구

형은 그때여친이랑 결혼해서 잘살구있구

사마귀도 존예랑 결혼성공해서 애 둘 낳고 잘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