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살다가 일때매 아랫지방 순회해야했던 시기가 한때 있었는데
그때 마침 이곳저곳 쏘다니다보니
종규신 가게 있는곳 지나갈 구간이 생기더라구요
(사실 일부러 그쪽 루트로 감)
솔직히 종규신 뭐하시는 분인지도 잘 모르고
유입이라 유대감이 그리 깊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몇달동안 념글 들락날락하고
개야갤 조리돌림 타임 되면
저도 잘은 모르지만 괜히 “개쌔끼야”를 댓글창에 같이 적어가며
함께 웃고 떠들었던 기억 때문일까요
(그때만큼은 개야갤러들과 친구가 된 느낌이였습니다)
얼굴 한번 본적 없던 남정네한테 괜히 내적친밀감이 굳더라구요
어쨋든 인터넷에 이런분이 흔치않기도 하고
한번도 이렇게 사이버 공간에서 현실로 만남 가져본적도 없어서
괜히 두근거리는 마음에 호기심 반으로
배도 고팠겠다
과감히 국수 일번지를 네비에 찍고 힘차게 달려갔읍죠
잔뜩 기대를 품으며
차안에서 운전대를 잡고 달려갔던 그 시간만큼은
학창시절 소년의 그것과 비슷했습니다
설렜다고 하면 분위기가 이상해질까요? (후후)
그렇게 이생각 저생각하며 가다보니
어느새 국수일번지 주차장 앞에 도착해있었고
행여나 cctv로 볼까봐 조심히.. 티 안나게
(인증샷 남기려 했는데 도촬보복이 생각나 관뒀습니다)
최대한 일반 손님인것 처럼, 격식을 차리고
편하게 가게정문을 벅차고 들어갔습니다
그자식이 있을까요?
정말 있더라구요!!
웃참하느라 혼날 뻔 했습니다
그 익숙한 오묘한 표정을 지으며
대충 귀찮다는듯, 돌아보지도 않고
오서옵세여~~만 남발하는데
이리 불친절한 식당이 있나, 솔직히 좀 당황했습니다
이태까지 유쾌한 사람인줄로만 알고있었거든요
뭐 별수 있나요
조금 섭섭했지만 주인장의 냉대에 무안하게 자리에 앉고 메뉴를 고른뒤
주문좀 받아달라고 불렀습니다
그때 가까이서 처음 봤는데요, 확실히 화면과 닮았고
뚱뚱하더라고요 부해보인다 할까요
얼굴대비 과하게 비만한 몸이 어딘가 우스웠습니다
그에반해 목소리는 또 너무나 어린것이 초등학생의 그것과 비슷한
어떠한 어투와 성조를 사용하는데
이것저것 합쳐서 보니 조금 유아틱한 사람이구나
사회서 그 남자집단서 보면 가끔 몸만큰 아이같은 사람을 만나는데
딱 그런부류, 심상치 않음을 느꼈습니다
그렇게 주문을 다 받고 식당으로 걸어가는데
뒷모습을 보니 엉덩이가 부담스럽게 씰룩대길래
(이자식 엉덩이가 왜 이렇게 큰겁니까?)
그만 피식-, 입바람을 쏴댔습니다
바로 뒤돌아보길래
급히 휴대폰을 보는척 대응을 해서 무사히 넘어갔죠
큰일날 뻔했죠, 쨋든
수여분이 지나고 음식이 순식간에 나왔습니다
해물 칼국수랑 시뻘건 물회가 때깔곱게 나오더라고요
돼지는 아닙니다만 싸갈요령으로 그렇게 시켰습니다
비주얼이 좋아보이길래 한입 얼른 넣었는데
해물칼국수는 걸쭉한데 맛이 좀.. 그냥 그랬구요
물회는 매콤하니 맛은 있는데 아니 왜 뼈가 있습니까
오도독 씹히는데 좀 당황스러웠습니다
음식들이 하나같이 가게 주인장 같은 매력을 뽐내더라구요
조금 실망한채로 음식을 대충 넘기고
가게를 들여다보니 이것저것 재밌는게 많습니다
일단 오타니 선수의 등짝이 보이구요
뭐 과메기도 팔고 손님들은 갈비탕만 먹고
종규신은 뭐하는지 보이지도 않고
(팬서비스는 없는겁니까?)
흥미가 금방 식어서 그냥 대충 칼국수만 해치우고
물회는 싸달라한뒤 계산해달라 했죠
그래도 그냥 가기 뭐해서 사인이나 하나 해달라 할까하고
계산하며
“종규님 싸인 하나만 부탁드려도 될까요?”
라고 정중하게 물어봤습니다
근데 반응이 과간이더군요
“ 네 뭐라고요? “
” 다.시 한.번 말씀해주시겠어요? “
” 제 이름을 왜 어디서 알고 언급을 하시는거죠?“
굉장히 언짢아하며
자신이 화가 났다는걸 강력하게 어필하더라고요
저는 굉장히 당황해서
”아 죄송합니다 제가 사실 디시 그 어쩌구 저쩌구..“
횡설수설하며 핑계를 댔습니다
(그만한 거구가 화를내니 무섭긴하더라고요)
사실 그때만 해도 종규의 이름을 언급하는게
그렇게 금기인줄 몰랐거랑요
다들 유쾌하게 놀리는 분위기이고, 크게 문제삼는 사람도 없으니
그저 유머소재겠거니-하고 조심성없이 내뱉었는데
그렇게 까지 일이 커질줄은 몰랐습니다
가게안 분위기가 순식간에 냉랭해지더라구요
이대로는 안되겠다, 싶어
목소리를 가다듬고 조심스럽게
“ 공룡님 미안합니다 그렇게 실례가 될줄은 몰랐네요.. 다시한번 미안합니다 제가 눈치가 없어서.. 음식은 맛있었습니다 제가 팬입니다”
대충 이런식으로 열렬히 변론하고 둘러대니
그제서야 종규님도 웃음을 짓고 괜찮다고 하시며 넘기시고
그때서야 가게안 분위기가 풀리더군요
가게안 손님들도 금새 인상을 풀곤
아- 종규 친구였어 하고는
다들 저를향해 쥐던 숟가락을 내려놓고
다시 갈비탕을 우걱우걱 먹어대는
겨우 괜찮아졌다 싶어서
저는 놀란 가슴을 쓸어내리곤
카드를 내밀며 공룡님 계산 부탁드립니다, 하고 건넵습니다
종규님도 웃는 얼굴로 카드를 받고
얼마 얼마 나왔습니다- 과하게 상냥한 목소리로 답을 하고는
카드와 함께
어디서 꺼내왔는지는 모를 길다란 엿을 같이 주더라구요
이거 뭔 엿 먹으라는건지..
일단 감사합니다- 받고는 재빨리 가게안을 나오다 보니
짭쪼름한 바닷내음도 나고
해평선 해도 지겠다
차를 끌고 강구항에 가서
종규님이 준 엿을 질겅질겅 씹으며
뱃길따라 해평선 노을 지는걸 보아하니
옛날 생각도 나고
썩 괜찮은 추억이였다
다음번엔 다시는 오지 말아야지- 하고는 했던
재밌다면 재밌고 섬뜩하다면 섬뜩한
그런 일화가 있었습니다
지금도 가끔 종규님이 개야갤에 언급되는걸 볼때마다
그때 생각도 나고 하니 감회가 새롭더군요
국수 일번지에서의 재밌던 추억
등골이 서늘해지는, 그런경험
뭐 그랬습니다.
혹여나 종규님 가게 가실분들은 저처럼 실수하지 마시고
꼭 종규님 이름을 부르지말고 정중하게 대하시길 바랍니다
종규님의 이름을 언급하면 살아돌아올지
해물칼국수가 될지는
아무도 모르는 일이걸랑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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