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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머니가 아프시다, 좀 많이앱에서 작성

ㅇㅇ(175.114) 2024.04.27 23:21:58
조회 96 추천 0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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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다 허리를 다치셨는지 친척분에게 여쭤보니까

병원 다녀오시던 길에 에스컬레이터에서 넘어지셨단다.

그래도 엑스레이는 이상 없다고 나와서 친척집에서 보살펴드리고 있었고, 나도 한번 수발들었다.

그리고 바로 예정되었던 가족여행을 떠났다.

MRI에서 금이 발견되었다는 소식이 들어온 건 여행가는 길, 친적의 전화를 통해서였다.

병원에 한달가량은 입원해야 할 거란 얘기가 나왔고, 간병인으로 내가 채택되었다.

그날 저녁에 숙소에서 고속버스 티켓을 끊고, 바로 다음날, 여행짐을 들고 나는 먼저 서울로 올라왔다.

그게 벌써 2주전의 일이다.

병원 생활은 생각보다 괜찮았다.

부족한 짐이나 빨래감은 가족들에게 정기적으로 보충받거나 맡기고, 밥은 잘 나오고,

나름 글도 써보고 운동도 조금씩 하고 있고.

재정비할 시간으로 생각하면서 보내는 중이다.

현재 정립한 일과는 대충 이렇다.

할머니가 대소변을 보실 수 있게 화장실을 데려다드리고, 또 뒤처리도 직접 해드리고,

밥 드시게 일으켜드리고, 샤워 시켜드리고, 걷는 운동 시켜드리고, 약 챙겨드리고.

수고 많으신 의사 간호사분들한테 친구들이 가져왔던 과자 돌리고.

그리고 짜투리 시간은 내 차지.

그렇게 바쁘다면 바쁘게 할머니를 보살펴드리던 어느날

살라의 사망소식이 떴다.

아직도 생생하다.

할머니 화장실 데려다드리고 밀린 카톡을 읽다가 그 소식을 봤을 때의 충격이.

사실 요새 좆버풀 축구를 잘 못본다.

여자전용 병실에 4인실이라 시간대를 감안하면 축구를 트는 행위가 참 눈치보인다.

그래도 아놀드, 누녜스 등의 성적은 챙겨보고 있었지만

에버튼에게 얻어터진 순간도 실시간으로 보지 못했다.

그래서일까, 뭔가 무미건조하게 스쳐지나가듯 축하하면서 넘어갔다.

그러나, 그 때 내가 봤던 그 문장은, 참으로 오랜만에 축구로 잠을 못 이루게 했다.

병실 복도를 서성거리면서 변할 게 없는 그 문장을 곱씹으면서

자꾸 감정이 형용할 수 없게 꿈틀거렸다.

캔버스에 뚝하고 기쁨이 떨어졌고, 차츰 분노와 슬픔, 허무 순으로 온 몸에 번져갔다.

비상구 유도등의 불빛이 그렇게 서늘해 보일수가 없었다.

살라, 그가 누구인가.

손흥민보다 통산 트로피가 많고, 손흥민보다 시즌 빅찬스미스수가 많은

해축갤의 아이돌, 리버풀의 스코어러. 비폭력 무저항 윙어 아니겠는가.

18년, 찬밥이가 유럽에 발을 디딘 그시즌.

그가 쏘아올린 수많은 득점들은 국내야구만을 즐기던 내게 신세계를 선사했다

다시봐도 참 말도 안 나오는 파워다.

현재 이런 퍼포먼스를 보여줄 수 있는 공격수는 사네밖에 없을 것이다.

'멋지잖아? 간지 나잖아?' 그렇게 나는 리버풀을 보게 되었다. 씨발.

1718시즌, 2122시즌.

그가 잘했던 시즌은 냉정하게 말해 딱 이 2시즌이다.

그러나 그에게는 피파올선 3위에 득점왕 3회라는 화려한 타이틀이 있었고, 먹씨의 천재이자 구단의 악마 압바스가 있었다.

덕분에 그는, 마네에게 줄 돈까지 끌어모은 콥등이와 3년 주급 5억이란 대형 계약을 먹씨한다. 이후로는,,.

다들 알다시피, 희대의 광대로 재탄생한다.

마네의 콥등이 손절은 언급하기도 싫다.

살라에게 먹씨를 안겨준 압바스를 탓하지는 않는다.

그는 그저 자신의 일을 충실히 수행한 씨발놈일 뿐이다.

그냥 내 추억의 폭격기를 짓밟고 나락으로 보낸 살라 자신이 원망스러울 뿐이었다.

덕분에 24시즌을 마지막으로, 콥등이는 본격적으로 맹구를 대체하기 시작했다.

그래도 토트넘보다는 최근에 우승을 한 게 참 다행이다.

그렇게 팀을 고통과 고독에 가둬버리고, 그는 떠났다.

매번 프리시즌에서 이번엔 다르다고 외치던, 그는 떠났다.

올해야말로 축구를 즐길 수 있겠다던, 그는 떠났다.

남겨진 건, 추억과, 공허한 심장이었다.

그가 떠나간 자리에, 새싹이 죽어가고 있다.

팀을 재건할 수 있을 거란 믿음도 보이지 않는다.

디아스의 인간 승리 등의 감동도 존재한다.

그러나, 어느 누구도 너를 대체할 순 없을 거 같다.

너는 역사를 쌓아올렸다.

조금만 더 잘했으면 250골도 넣었을텐데,

먹씨하고 계속 일했다면 300골도 혹시 몰랐을텐데,

이런 가정이야 의미가 없지만 너는 그렇게 망가졌어도 팀의 역사에 남았다.

자꾸 말이 길어진다. 병상에서 써서 그런가.

할머니는 요새 나에게 자꾸 미안하다고 말을 꺼내신다.

아파서 미안하고, 잠을 깨워서 미안하고, 가지각색의 이유로 미안해하신다.

그걸 보면서, 난 너가 생각났다. 너도 아프고 싶어서 몸이 아픈 건 아닐텐데.

너가 덜 아프게 그만 죽어줬으면 좋겠다.

아직 돈은 더 줘야 하지만, 세상을 떠났으니 널 미워할 이유가 없다.

그냥 가족들하고 잘 살고, 기부도 열심히 해라.

그리고 마음껏 웃고 다녀라, 벤치에서 그랬던 것처럼.

이제 콥등이는, 너의 유산들로 새 시대를 맞이할 것이다.

망주들을 볼 때마다 너가 생각날 거 같다.

언젠가, 그들이 트로피를 들 때가 올까.

그땐 너도 한 때의 추억으로 미화될 수 있을까.

잘가라, 이집트 산 촌놈, 나의 영원한 득점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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