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부터 고교 영어 \'영어\'로 수업한다
2008-01-25 12:49:48

  2010년부터 고등학교 영어 과목 영어로 수업

  대통령직인수위원회(이하 인수위)가 오는 2010년부터 고등학교 영어 과목을 영어로 수업하는 \'영어 몰입교육\' 방안을 내놓았다. 현재 중학교 2학년에 재학 중인 학생들이 고등학교에 진학하는 2010년부터 전국 모든 고등학교에서 영어 과목을 영어로 수업을 진행하겠다는 것. 수학능력시험 등급제 폐지와 영어능력평가시험 도입이 1탄과 2탄이라면, 영어 몰입교육 방안은 인수위의 거침 없는 교육개혁정책 3탄이다.

 <출처-MBN>

  인수위 교육개혁정책의 핵심은 영어 공교육 강화에 있다. 먼저 22일 수학능력시험 등급제 전면 폐지를 발표했고, 이어 2013년부터는 수학능력시험에서 영어 시험을 없애고, 상시 영어능력평가시험을 도입하겠다고 밝혔다. 한국형 토익인 영어능력평가시험을 매년 4회 이상 상시적으로 실시, 일정 등급 이상을 받으면 수학능력시험 영어 시험을 통과시키는 방식이 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인수위의 영어능력평가시험 도입은 발표되자마자, 호된 비판을 받았다. 그도 그럴 것이, 영어능력평가시험으로 인해 자연스럽게 조기 해외유학 비율과 사교육비 지출이 증가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영어를 가르칠 교사 수도 턱없이 부족한 상황에서 일선 현실을 전혀 모르는 대책이라는 지적이 빗발쳤다.

  그러자, 인수위가 들고 나온 카드가 영어 몰입교육 방안이다. 영어능력평가시험을 굳이 해외유학과 사교육에 의존하지 않고도 고등학교에서 얼마든지 준비할 수 있다는 것. 그야말로 전국 모든 고등학교에서 영어 과목은 영어로 가르치겠다는 것. 수학과 과학, 예체능 등 다른 일반 과목에 있어서도 영어 수업은 단계적으로 진행된다. 이에 따라 현재 중학교 2학년 생은 2010년부터 고등학교에 입학해 영어 과목 수업을 영어로 진행하게 되고, 2013년에는 영어능력평가시험 도입을 경험하게 된다. 소위 말하는 \'MB세대\', 1994년 생들에게 주어진 현실이다.

  그동안 일부 외국어고등학교와 대학교에서 영어 수업을 영어로 진행한 적은 있지만, 전국 모든 고등학교에서 영어로 영어 수업을 진행하는 것은 파격, 그 자체다.

<출처-YTN>

  영어 공교육화 가능할까

  인수위의 영어 공교육 강화 방침은 매우 확고하다. 영어 교육의 틀 자체를 완전히 바꿔 일반 국민이 고등학교만 졸업해도 영어를 자유자재로 구사할 수 있도록 만들겠다는 것이다. 글로벌 시대에 영어 공용어 시대가 다가오고 있는 상황에서 국가 경쟁력 제고를 위해 나온 정책이라고 볼 수 있다.

  이경숙 위원장은 25일 오전 열린 인수위 간사단 회의에서 "소위 기러기 아빠로 불리는 이산 가족의 현실을 더 이상 두고 볼 수 없다는 인식"이라며 "영어 교육비에서 오는 문제를 근본적으로 국가가 책임지고 해결해야 하는 시점"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박사학위를 받아도 영어 때문에 주눅이 들어 해외 나가서 마음껏 표현 못하는 실정이다"라며 "세계화 시대에 영어만은 전 국민이 고등학교만 나와도 소통할 수 있는 안을 고민하다가 최종적으로 결단을 내렸다"고 설명했다.

  이 위원장은 "새로운 방안을 강구하는 것이기에 국민들은 더 지켜봐주고, 언론들도 협조해 달라"며 "30일 공청회를 통해 2월 초순까지는 확정적이고 구체적인 방안 발표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구체적인 스케줄까지 언급한 것에서 강한 자신감이 드러난다.

<출처-대통령직인수위원회>

  \'우리가 실험용 쥐?\' VS \'영어 안 배울래?\'

  하지만 인수위의 영어 공교육 강화 방침을 대한 여론 반응은 냉담한 것이 사실. 당사자인 학생들과 학부모를 넘어 학원가에 이르기까지 호된 비판을 인수위에 가하고 있다. 2010년이 불과 2년 앞으로 닥친 상황에서 전국 모든 고등학교에서 영어 과목을 영어로 가르치겠다는 발상 자체가 너무 성급한 것이 아니냐는 의견이 대표적이다. 일선 교육 현장에서 영어 과목 수업을 영어로 진행할 수 있는 교사의 수가 너무 모자란 것도 문제점이다.

  네티즌들은 \'한반도 대운하만큼 무서운 정책\', \'영어 못하면 취직도 안 될 날이 오겠다\'며 우려감을 표시하고 있으며 \'모든 과목을 전부 영어로 가르치는 것이 아닐까\', \'우린 한국인이다\'란 반응을 보이고 있다. \'우리가 실험용 쥐냐\', \'영어 학원을 꼭 다니란 소리로 들린다\'며 격앙된 의견을 나타내고 있는 학생들도 보인다.

  반면, 적극적인 공감을 표시하는 네티즌들도 있다. 인수위의 정책에 찬성하는 네티즌들은 \'영어 안 배울래?\', \'배우면 될 것을 가지고 꼭 이래\'라며 \'영어 못하는게 자랑?\', \'영어 교육 강화는 가장 필요한 정책\'이라는 의견을 올리고 있다.

  인수위의 영어 공교육 강화 정책은 2월 최종적으로 윤곽이 드러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