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사비스는 원래 게임 개발자였지.

옛날 90년대 후반 2000년대 초반에 있었던 불프로그라는 회사에서 게임 개발을 하다가 나중에 라이온헤드라는 회사로 바뀜

그들의 대표작이라면 신디게이트, 던전키퍼, 블랙&화이트 등이 있지. 그때당시에는 독특한 구성으로 꽤나 화제가 되었던 게임들이었지.

허사비스의 분야는 게임 AI 디자이너, 즉 게임 인공지능 개발자였지. 지금 생각해도 참 기상천외한 인공지능이었는대

그때부터 싹수가 보였다고 봐야 할까 ㅋㅋ

허사비스가 AI를 설계한 게임중 하나인 블랙&화이트라는 게임인대. 대략 2001년돈가 그때 나왔을거야. 스샷은 그후에 나온 2탄이지만

게임의 목적은 일단 플레이어는 존나 전지전능한 신이고 자신의 영토와 주민들을 관리해야 돼. 저 덩치큰 녀석들은 신의 대리인. 게임내에선 크리쳐라고

불러.

저 크리쳐들의 인공지능이 그때당시로썬 굉장히 비범했는대.

플레이어가 가르쳐준걸 학습하는 것이었지.

이를태면 마을을 잘 관리하기 위해 숲에서 목재를 캐오거나 농지에서 곡식을 캐와서 마을 창고에 투하하는 행동을 지시한뒤 그걸 잘 수행하면 마우스로

얼굴과 턱을 쓰다듬으며 칭찬해줄수 있어. 그러면 크리쳐는 아 이건 신께서 원하시는 행동이구나 라고 학습하는거지. 반대로 마을사람들을 잡아먹거나

건물들을 이유없이 부순다면 마우스로 귀싸대기와 엉덩이를 때려줄수 있지. 그러면 얘는 아 이건 잘못된 행동이구나 라고 학습하지. 나중엔 그냥 냅둬도

지가 알아서 그런 일들을 해.

나는 존나 사악하니까 반대로 할거다 라고 한다면 얼마든지 그래도 돼. 사람들을 잡아먹고 겁을 주면 칭찬을 해주고 좋은 일을 하면 혼내준다던가 하는...

그래서 제목이 블랙&화이트야

선이냐 악이냐는 플레이어의 자유지. 선택에 따라 크리쳐의 외모도 점점 바뀌는대 착하게 키우면 인자하고 온순한 외모로, 나쁘게 키우면 흉악한 외모로

 점점 바뀌게 되지.

크리쳐도 종류가 다양했는대 현실을 반영해서 그런지 원숭이는 뭐든 빨리 배우고 호랑이의 학습속도는 느린편이야(더많이 때리고 더많이 칭찬해야 함)

그때 당시에는 우와 무슨 이런 인공지능이 다있냐면서 꽤나 화제가 됬었지. 허사비스의 다른 작품들도 그랬지만.

게임자체는 나는 좋아했었는대 전반적으로 후반가면 급격히 피곤해진다. ㅋㅋ 관리할 부분이 너무 많아서

이양반은 나중에 라이온헤드 그만두고 자기회사 차렸다가 인공지능을 좀더 다양하게 활용하고 싶다면서 딥마인드라는 회사를 차린걸로 알아.

딥마인드는 처음에는 돈이 없어서 존나 고생하다가 나중에 에릭슈미트가 거금주고 인수했지.

암튼 좋아하던 게임의 인공지능을 맡았던 사람이 10년도 지나서 더욱더 무시무시한 인공지능 시스템을 구현해서 인류랑 맞짱뜨겠다고 나타나는걸 보니

감개가 무량하구만.

바둑에 관심있는 사람으로써 이세돌이 패배한건 매우 마음이 아프지만 뭐 이제와서는 어쩔수가 없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