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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진서 기자회견 인터뷰 내용 정리[출처:한게임]모바일에서 작성

바갤러(118.235) 2024.09.14 15:11:19
조회 193 추천 7 댓글 1

꾸준한 공부 덕분에 영광스러운 순간들 찾아온 것 같아"

난가배 우승컵을 안고 금의환향한 신진서 9단의 이야기를 들어보는 기자회견이 10일 한국기원 2층대회장에서 열렸다.

신진서 9단은 지난달 중국 저장성 취저우 국제바둑문화교류센터에서 벌인 제2회 난가배 세계바둑오픈 결승3번기에서 중국의 구쯔하고 9단을 2-0으로 꺾고 우승했다.

전기 대회 결승에서 1-2로 역전패했던 아픔을 1년 만에 갚은 통쾌한 설욕전이었다. 또한 자신의 7번째 메이저 우승으로 기록됐다. 2020년 24회 LG배, 2021년 13회 춘란배, 2022년 26회 LG배와 27회 삼성화재배, 2023년 9회 응씨배, 2024년 28회 LG배 우승에 이어서다.

이번 기자회견은 그동안 여러 매체들의 인터뷰 요청에 바쁜 일정상 일일이 응대하기 어려웠던 점에 대한 합동 인터뷰 자리로 마련됐다. 50분가량 질의응답 시간을 가진 후에는 보도에 힘써 준 기자들에게 점심 식사를 대접했다.


<img src='https://hangame-images.toastoven.net/upload/baduk/2024/news/0910-s2.jpg' style='border-style: none;'>
▲ 50분가량 진행된 기자회견에는 30여 명의 취재진이 모여들었다.
Q. 난가배 우승 축하한다. 올 시즌 평가와 남은 하반기 각오를 말해 달라.
A. "우선 바쁘신 와중에 많이 참석해 주셔서 감사드린다. 올 초에 워낙 영광스러운 일들이 있어서 축하도 많이 받았는데 그 후 아쉬운 순간도 많았다. 다시 정신을 차리고 작년에 큰 아픔이었던 난가배를 우승해서 전반적으로 굉장히 만족스러운 해를 보내고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중요한 시험대가 남아 있어 아직 올해가 끝나지 않았다."

Q. 최초로 연간상금 15억원 돌파를 앞두고 있다. 돌파하게 된다면 어떤 생각이 들까.
A. "초등학생 때 입단한 어렸을 적을 생각해 보면 대회에 나갈 때 상금을 보지 않았다. 대국료도 검색해 보지 않고 시합 하나만 보고 두었다. 20대가 넘어가다 보니까 상금도 검색해 보는 편이긴 하다(웃음). 하지만 상금은 따라오는 것이라 생각한다. 다른 스포츠 선수들에 비해 바둑 상금이 부족한 것은 사실이기 때문에 최대한 많은 상금을 획득할 수 있으면 더 좋은 일이라 생각한다."

Q. 승부 외적으로도 바둑계를 걱정하고 도움을 주려는 많은 일들을 하고 있다. 이런 것들이 승부에는 부담되지 않는지.
A. "절대로 저 혼자 한국 바둑계를 지탱하고 있다고 생각지는 않는다. 예전보다는 많은 활동을 하고 있기는 하지만 의미 있고 좋은 일에만 참여하려고 한다. 당연히 시합이 우선이다. 세계대회를 앞두고서는 외부 활동을 최대한 자제한다.

농심배 이후에는 약간 피곤했던 것은 사실인데 그런 일이 다시는 오지 않을 것이기 때문에 후회되지는 않는다. 앞으로도 기사들이 바둑말고 다른 일에도 참여하고 잘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줄 수 있다면 굉장히 보람찬 일이라고 생각한다."



<img src='https://hangame-images.toastoven.net/upload/baduk/2024/news/0910-s3.jpg' style='border-style: none;'>
▲ 신진서-구쯔하오는 메이저 세계대회 사상 30년 만에 성사된 결승 리턴매치였다.
Q. 출간한 에세이에서 작은 발전과 기쁨들이 슬럼프를 극복한 큰 동력이 됐다고 했다. 올해 슬럼프를 지나는 과정에서 어떤 것들이 그랬는가.
A. "최근의 슬럼프는 비교적 쉽게 넘겼다고 생각한다. 많은 실패들을 통해 지금은 많이 성장했다고 느끼고 있기 때문에 올해 같은 세계대회에서의 부진을 비교적 쉽게 넘길 수 있었던 것 같다.

가장 큰 슬럼프였던 2016년부터 2, 3년간은 어리고 생각도 부족한 시기여서 어떻게 넘겼다고 말씀드리기 힘들 정도로 굉장히 힘들었다. 아무 생각 없이 하다 보니까 넘기게 된 것 같다. 비결이 있다든지 어떤 순간이 있었던 것은 아니다. 비결보다는 평소대로 바둑을 하다 보니까 기회가 찾아온 것 같다."


Q. 최장 기간 랭킹 1위 경신도 가능해 보인다. 그런 기록들을 의식하고 있나.
A. "많은 기록들이 있는데 기록을 경신하게 되면 뿌듯하고 영광스럽고 좋은 일이다. 사실 기사들과 팬분들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대회 기록이 가장 중요한 게 맞다. 하지만 연승이라든지 농심배 기록들은 대회 기록만큼의 특별한 게 있다. 이런 기록들을 세워 가고 있다는 게 계속해서 노력할 수 있는 원동력이 된다."

Q. 바둑의 인기가 예전보다 하락한 이유와 해법이 있다면.
A. " 여러 가지 이유가 있을 것 같다. 예전보다 할 수 있는 게 많이 늘어났다. 바둑도 재미있게 만들어가고 바둑계도 변화가 있어야 한다. 기사들도 더 노력할 필요가 있다.

중국세가 워낙 강했기 때문에 예전의 황금세대라든지, 특히 전설적인 선배기사들과 비교할 때 부족함이 있을 수 있다. 하지만 이런 부분들은 기사들이 노력해서 충분히 채워나갈 수 있다고 본다. 바둑의 재미 자체는 절대로 없지 않다. 역사를 통해서도 증명했다고 생각한다. 선수들과 관계자들이 충분히 바꿀 수 있다고 본다."



<img src='https://hangame-images.toastoven.net/upload/baduk/2024/news/0910-s4.jpg' style='border-style: none;'>
▲ 중국 기사 5명을 꺾고 우승했다. 자오천위 9단, 장타오 8단, 양딩신 9단, 딩하오 9단, 구쯔하오 9단이 차례로 희생됐다.
Q. 주목하는 후배가 있다면.
A. "열심히 하고, 잘하는 후배들이 많은데 중국 선수들과 외국 선수들도 AI를 통해서 노력하고 발전하고 있다. 그 사이에서 한국 기사가 우승하려면 굉장히 강한 실력을 가져야 하기 때문에 당장 세계대회 우승권에 있는 선수는 없지만 한우진, 문민종 등 신예대회에서 우승하고 있는 그런 선수들이 계속해서 더 발전해 나갔으면 좋겠다. 또 국내대회에서 저를 많이 이겨 갔으면 좋겠다."

Q. 타임머신을 타고 8년 전으로 돌아간다면 이세돌 9단이 상대했던 알파고와의 승부를 어떻게 예측하는지.
A. "당연히 승부를 해보고 싶은데 승부 예측은 큰 의미가 없다. 당시 알파고 실력을 알 수 없기 때문에 승부 예측은 큰 의미가 없지만 대국을 한다면 굉장히 재미있을 것 같다. 승패를 굳이 예측해 본다면 과감하게 3승까지 도전해 보겠다."

Q. 평소 체력관리와 루틴이 있는가.
A. "루틴을 만들지는 않았는데 대국 전에는 잠을 많이 자는 편이다. 세계대회를 앞두고 많이 먹지 못해서 허기진 상태로 대국을 하는데 집중하다 보면 그런 것들도 없어진다. 한 판이 끝나게 되면 쓰러질 정도로 집중하는 편이다."

Q. 후학 양성에 뜻이 있는가. 내제자를 받아들일 의향이 있는지도 궁금하다.
A. "생각은 있다. 후배 기사들이 AI가 있는 상태에서 저한테 그렇게까지 배울지 애매하긴 하다. 그래도 제가 가지고 있는 기술이라든지 생각 정도는 충분히 해줄 게 있을 것 같다. 당장은 어렵지만 나중에는 생각하고 있다."

Q. 매일같이 승부를 하러 갈 때 마음에 새기는 말이랄까, 어떤 자세로 임하는가.
A. "그만두고 싶을 정도로 바둑이 힘들었던 게 한두 차례가 아니다. 굉장히 많았다. 최근 세계대회에서 졌을 때만 생각해도 굉장히 힘들 수밖에 없다. 그때마다 그냥 하는 게 중요한 것 같다.

여러 명언들도 있고 한데 제가 10년 넘게 해왔던 순간들을 생각해 보면 그냥 했던 게 굉장히 중요했던 것 같다. 터닝 포인트가 있었던 게 아니라 힘든 순간에도 그냥 바둑을 해왔다. 지금까지 그랬던 게 이런 영광스러운 순간들도 많이 찾아오는 기사가 될 수 있었던 것 같다."



<img src='https://hangame-images.toastoven.net/upload/baduk/2024/news/0910-s5.jpg' style='border-style: none;'>
▲ 최근 출간한 에세이 '대국 : 기본에서 최선으로'도 화제를 모으고 있다.
Q. 우승할 때 말고 언제 가장 즐겁고 기쁜지 궁금하다.
A. "가장 기쁜 순간은 당연히 우승했을 때다. 평소에 바둑을 하면서 느끼는 소소한 기쁨이라면 예전에는 묘수, 생각지도 못한 수를 찾아냈을 때였을 것 같고, 지금은 인공지능조차도 발견하지 못한 수를 보았을 때 소소한 기쁨을 느끼곤 한다. 두세 점 상수가 찾지 못한 수를 찾을 수 있다는 것도 바둑의 매력인 것 같다."

Q. 바둑 공부를 하지 않아도 된다고 하면 그 시간에 무엇을 가장 해보고 싶은가. 바둑이 아니었다면 이런 직업을 가졌을 거라고 생각해본 적이 있는가.
A. "바둑말고 다른 일을 한다는 게 상상이 잘 안 되긴 한다. 만약에 바둑을 하지 않았다면 학교 공부를 해서 성적대로 대학에 갔을 것 같다(웃음).

해보고 싶은 일은 너무 많은데 무엇을 먼저 해야 할지 막막하다. 나중을 생각해 본다면 공부를 해보고 싶다. 하지만 공부를 시작하고 나면 바둑이 제일 쉬웠다는 것을 느끼게 될 것 같고, 다른 일을 시작하고 나면 바둑이 제일 저한테 맞구나 하는 것을 느끼지 않을까 한다."


Q. 어떤 선수를 예상하고 준비를 하고 있는가. 있다면 들려 달라.
A. "이치리키 료 선수가 응씨배를 우승했다. 저 같은 경우는 해야 됐던 승리를 경솔하게 놓친 기억이 있는데 이치리키 선수는 벌점을 다 받아가면서까지 우승을 자기 손으로 만들어냈다고 생각한다. 굉장히 멋있는 승리라고 느꼈다.

최근에 대만과 일본 선수들이 많이 성장했고 세계대회에서 초일류들을 언제든지 꺾을 수 있는 기량이 됐다고 느끼고 있다. 팬분들이 생소한 한ㆍ중 기사들이 다 강하다고 느끼고 있기 때문에 멈춰서 있으면 밀릴 수밖에 없다.

특히 리쉬안하오 선수 같은 경우는 저보다 AI 수법을 더 잘 이해했다고 느낄 만큼 강한 기사다. 조금이라도 흐트러지면 밟힐 수밖에 없는 상태인데 그런 것들이 오히려 저를 단단해지게 만드는 이유이기도 하고 계속 발전해 나가야 하는 이유이다."



<img src='https://hangame-images.toastoven.net/upload/baduk/2024/news/0910-s6.jpg' style='border-style: none;'>
▲ "공부를 시작하고 나면 바둑이 제일 쉬웠다는 것을 느끼게 될 것 같고, 다른 일을 시작하고 나면 바둑이 제일 저한테 맞구나 하는 것을 느끼지 않을까 한다"는 신진서 9단이다.
Q. 승부에서 졌을 때의 아픔은 어느 정도인가.
A. "예전에는 연습바둑만 져도 며칠 동안 기분이 안 좋았는데 지금은 다 없어졌다. 승부욕이 예전만큼 강하지 않은 게 아닌지 걱정이 될 때도 있는데 그런 점을 이겨낼 수 있을 만큼 성숙해졌다고 믿고 싶다. 하지만 세계대회에서 졌을 때에는 최소한 일주일 정도는 아프다. 특히 결승에서 졌을 때에는 다음 결승을 이기기 전까지는 아픈 상태로 있는 것 같다."

Q. 프로기사를 꿈꾸는 자녀에게 부모로서 어떻게 이끌어주는 게 좋을지 조언을 해준다면.
A. "사람마다 다를 것 같고, 저 같은 경우는 손봐야 될 것이 많았기 때문에 많은 터치가 필요한 상태였다. 바둑적으로는 확실하게 말씀드릴 수 있는 것은 실전대국과 AI 공부가 굉장히 중요하다."

Q. 이치리키 료 9단의 우승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갖고 있나.
A. " 응씨배 우승은 당연하지만 뼈를 깎는 노력이지 않을까 싶다. 또 일본 기사들이 속기에서 불리할 수밖에 없는데 결승 가기 전까지 불리함을 이겨 내어 제한시간이 크게 늘어난 결승에서 자기의 힘을 발휘할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그 전까지 불리한 제한시간을 이겨냈다는 것이 대단하다."

Q. 앞으로 한중일 3파전에 대한 기대감을 알려 달라.
A. "일본에서도 세계대회가 생기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도 있고, 응씨배 우승으로 이치리키 료 키즈가 생기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도 있다. 대단한 우승이었다고 생각한다.

한중일 선수들의 기력이 계속해서 발전하고 있기 때문에 더 재미있어질 것 같다. 하지만 당분간은 한국과 중국의 치열한 싸움이지 않을까 싶다. 한국 기사들이 중국 기사들을 상대할 때 좀더 자신감을 가져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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