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론 패싸움에서 인간이면 5초안에 둘 거를

알파고가 2분이나 고민하는 건 사실이야.

그러나 알파고는 자기가 유리한 상황이면 패싸움 가능성을 원천 봉쇄해버린다.

고민거리를 사전에 없앤다는 얘기임.

커제는 저번에 병신같이 왜 패싸움을 안 하냐고 하는데 할 기회 자체가 없어.

40수만 돼도 확실하게 유리한 알파고는 절대 고민거리를 만들지 않아.

물론 알파고가 패싸움을 걸어서 몇 집 더 이길 수도 있다.

그러나 어차피 한 집 더 벌려서 이기나, 그냥 한 집 포기하고 이기나 어차피 이기는 건 같기 때문에

패싸움 가능성을 원천 봉쇄하고 가장 덜 고민해서 이기는 방법을 택하는 것이다.

이래서는 패싸움으로 시간을 낭비시킬 방법조차 없고

설령 어찌어찌 패싸움을 여러번 해서 알파고를 초읽기에 몰아넣었다 해도

그 시점에는 이미 바둑판 위에 거의 돌이 다 놓인 시점이라

알파고가 초읽기에 들어가도 불리할 것이 전혀 없는 시점이다.

정말 백번 천번 양보해서

패싸움으로 알파고는 120수만에 초읽기로 몰아넣고

20집 리드하던 알파고가 순식간에 30집을 까먹고 졌다고 치자.

있을 수도 없는 가능성이지만.

만약 프로기사가 그런 식으로 뒀다면 그게 프로바둑일까? ㅋㅋㅋㅋ

그냥 치트키 친거지. 이겨도 이긴게 아님. 실력으로는 못이긴다고 고백한거나 똑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