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파고가 프로기사들이 고개를 절레절레 젓는 비정석, 특이한 수를 계속 두는데도 집계산으로는 계속 이겨가던 상황과

2국 마지막에 쿨하게 우상귀 내주면서 깔끔하게 정리 마쳐버릴때 소름 돋았음

옛날 조훈현 9단과 녜웨이핑9단의 응씨배때, 조9단이 악수로 인식되던 빈삼각을 두번인가 쓰면서 녜웨이핑을 이겼지. 당시 일본쪽 검토실에서는 저게 뭐냐고 경악을 했다고 하던데

바둑에 정답이란 없다는걸 공개적으로 처음 보여준 사건일듯

그리고 이창호9단 스타일. 집계산을 해봐서 이건 괜히 싸움 붙으면 질 확률이 생기고, 여기서 조금 양보하면 변수없이 깔끔하게 마무리되고 반집승 각이 서면 항상 그렇게 진행하던..

알파고의 바둑을 보면서 저 두 사제 9단이 떠올랐음

알파고는 지금 10단, 아니 한 15단은 줘야 할 정도로 명백히 현 프로기사들보다 상수임

이제 난 이세돌 9단이 3국에서 지더라도 멘탈 깨지지 않고 4,5국을 명국으로 만들어 주기만 바라고 있음

알파고의 대국을 볼 수 있다는 것 자체가 기쁨이다

커제랑도 꼭 해서 최고의 프로기사들과 알파고의 기보를 늘려줬으면 하는 바람뿐

물론 가장 보고 싶은건 알파고vs알파고의 기보다

알파고vs알파고를 끝없이 대국 시켜서 엄청나게 발전한 뒤의 기보를 보고 싶어

그정도면 바둑의 끝을 보는게 아닐까